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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중단, 친환경 계약재배 농민들 '날벼락'



경남

    무상급식 중단, 친환경 계약재배 농민들 '날벼락'

    계약 해제 잇따라…학교들 급식단가 낮추려 값싼 식자재만 찾아

     


    정미영 씨는 경남 합천으로 귀농한 뒤 남편과 함께 쌀과 토마토 등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제초제 등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한 작물은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해 왔다.

    2008년부터는 합천군의 지원을 받아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합천생산자영농조합법인'이 꾸려져 안전한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400여 가구의 합천 농민들이 이 조합을 통해 합천 관내 25개 모든 학교와 계약을 맺어 무농약, 유기농 농산물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4월부터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된다는 발표가 나면서, 조합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학교들이 급식 단가를 낮추기 위해 친환경 식자재 대신 일반 식자재로 대체하면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3월에만 25개 학교 중 19개 학교가 계약을 포기했다.

    정 씨는 "학교에서는 친환경급식이 단가가 좀 비싸다는 생각때문에 싼 일반식품을 납품을 받아 단가를 낮춰야 되기 때문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해 1년치 합천 관내 아이들을 주기 위해 쌀이나 찹쌀, 양파, 감자 등을 수매해 놓는다"며 "그런데 올해 3월부터 이런 일이 생기면서 납품할 수 있는 상황이 안돼서 창고에 그대로 쌀고 양파 등이 많이 있는 상태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당장 창고에 남아도는 친환경 식자재를 인근 부산과 울산 등 다른 지역으로 판매하려는 시도도 해 보지만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합천군에 대책 마련도 요구해 봤지만 홍준표 지사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라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정 씨는 "합천같은 경우는 친환경으로 재배한 굉장히 잘먹던 아이들이 일반 농산물로 밖에 먹을 수 없는 현실이 돼 버린 것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RELNEWS:right}이런 상황은 합천군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국최초로 무상급식이 실시된 거창군 등 친환경 유기농 식자재를 학교에 납품해 오던 수많은 농민들은 날벼락을 맞게 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하원오 의장은 "합천군과 거창군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서 직매장과 물류창고 등을 다 지어놓고 거기에 맞춰 농사를 지어오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며 "하루 아침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농민들은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굉장히 허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의장은 "그렇지 않아도 요즘 농산물 가격이 엉망으로 내려가는데 안정적으로 판로가 있던 것도 이런 식으로 막아버리니까 안타깝다"면서 "경남도청을 항의 방문하고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중단이 학부모와 학생들만의 피해로 그치지 않고 농민들의 생존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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