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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 유태은·이수지·이지선…해외 출간 분투기



책/학술

    그림책 작가 유태은·이수지·이지선…해외 출간 분투기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유태은, 이수지, 이지선 작가. 좌로부터. 사진=롯데갤러리 청량리점 제공

     

    유태은, 이수지, 이지선. 국내외에서 탄탄한 독자층을 보유한 셋은 유학시절 만든 졸업작품을 해외에서 출간하며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가진 '똑똑! 안녕? 외국에서 먼저 알아본 우리 그림책 작가'전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 책을 해외 출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과정을 되돌아봤다.

    미국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유태은 작가는 2007년 SVA의 졸업작품인 '작은 빨간 물고기'를 뉴욕의 다이얼(Dial)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면서 데뷔했다. 이수지 작가는 영국 런던의 캠버웰 예술대학원에서 북아트를 공부할 때 졸업작품으로 만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2001년 이탈리아 코레이니(Corraini) 출판사에서 나오며 그림책 작가로 첫 발을 내딛였고, 이지선 작가는 영국 킹스턴 대학 졸업작품이었던 '검은 시자'가 2009년 일본 스카이피쉬 출판사에서 출간되며 데뷔했다.

    이들이 해외에서 데뷔작을 내기까지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유태은 작가는 출판사에 직접 엽서를 보내 자신의 책을 홍보하는 방법을 택했다. "2005년 무렵 어린이책을 폭넓게 취급하는 뉴욕의 단골 어린이서점에 가서 책을 꼼꼼히 살핀 다음 제 마음에 드는 출판사 30곳, 편집자 50명 정도를 추렸어요. 이들에게 일일이 엽서를 보내는 과정에서 뉴욕의 다이얼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게 된 거죠."

    유 작가의 데뷔작인 '작고 빨간 물고기'는 오래된 도서관과 물고기를 소재 삼아 주인공 소년 제제의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먼지 쌓인 느낌을 주려고" 동판화로 작업한 가운데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물고기만 빨간색 수채물감으로 칠했다. 유 작가는 "도서관 문을 닫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 독서 삼매경에 빠져 밤새 도서관에 갇혔던 한 아이의 실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유 작가는 자신에게 처음 팬레터를 보내준 한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주인공 제제가 흰색 두건을 썼는데, 아이와 아빠가 기저귀로 두건을 만들어 쓰고 '작고 빨간 물고기'를 읽는 모습이다. 세계 곳곳의 아이가 내가 만든 그림책을 읽으며 잠든다는 사실에 감동이 컸다"고 웃었다. '작고 빨간 물고기'는 2008년 국내 출간됐다.

    이수지 작가는 정공법을 택했다. 졸업작품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더미북(그림책의 가제본)을 들고 직접 2001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을 찾은 것. "그 전에 영국의 여러 출판사에 더미북을 보냈는데 출간이 안 됐어요. 기대감 없이 볼로냐 아동도서전을 찾았는데, 한 출판업자로부터 소개받은 이탈리아 코레이니 출판사 관계자가 더미북을 보더니 '재밌다. 완성되면 갖고 오라'고 했죠. 그래서 출간하게 됐어요."

    이수지 작가의 데뷔작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꿈 속의 꿈이라는 모티프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수지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책이 잘 팔리지는 않았지만 내 책이 서점에 진열된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고 웃었다.

    이듬해에는 '토끼들의 밤'과 '거울속으로' 더미북을 들고 볼로냐 아동도서전을 찾았다. 이수지 작가는 "세계 각지에서 온 일러스트레이터, 출판사 편집자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토끼들의 밤'은 2003년 스위스, '거울속으로'는 같은해 이탈리아 출판사에서 초판이 나왔다"며 "앞으로 '이수지 스타일'로 규정지을 수 있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데뷔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한국판은 이달 말이나 4월초 출간 예정이다.

    이지선 작가는 졸업작품인 '검은 사자'로 2006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다. 덕분에 도서전이 열리는 전시장에 '검은 사자'의 일러스트가 전시되는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책 출간을 제의하는 출판사는 한 군데도 없었다. "올해의 일러스트로 뽑힌 작가의 작품이 모두 출판물로 나오는 건 아니구나 깨달았죠."

    이지선 작가의 데뷔작인 '검은 사자'는 고독한 아이가 비밀친구인 검은 사자를 따라 그림 속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환상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지선 작가는 "데뷔작은 2009년 일본 출판사를 통해 출간했다"며 "영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출간 제안이 왔지만 더 빨리 책을 낼 수 있는 일본 출판사를 택했다. 그림책 속 캐릭터를 이용한 각종 팬시상품은 따로 인세(5%)를 받았다"고 했다. '검은 사자'는 2010년 국내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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