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한국인 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재중동포 화가 최헌기

  • 0
  • 0
  • 폰트사이즈

공연/전시

    한국인 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재중동포 화가 최헌기

    • 0
    • 폰트사이즈

    성곡미술관서 '최헌기'전 열려

    자화상 / 1994 / 150×145cm (each) / Oil on canvas / 최헌기

     

    재중교포 작가 최헌기(1962~)의 30년 작품세계를 돌아보는 전시 '최헌기'전이 성곡미술관 전관에서 열리고 있다.

    1962년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닌 최헌기는 중국 국적이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이산의 작가다.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정체성의 혼란과 새로움에 대한 모색의 흔적이 엿보인다.

    1전시관에 전시된 '자화상'이 대표적인 예다. 작품명은 '자화상'이지만 그림에는 작가의 얼굴이 없다. 대신 세 개의 화면에는 흐릿하게 형태가 일그러진 태극기, 오성홍기, 인공기가 그려져 있다. 관람객은 그림 위에 직접 낙서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관객과 나누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1994년 중국국립미술관에서 연 개인전에서 선보인 후 20년 만의 외출이다.

    작가의 작품은 당대의 사회적, 정치적 현실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1988년 천안문 사태 이후 자신이 속한 북경 원명원 예술가촌이 정부의 강제 탄압으로 해체된 것에 반발해 시작한 '설국' 시리즈 작업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2관 1층을 채운 '붉은 태양'은 마르크스, 레닌, 모택동의 형상을 조각으로 만든 대형 설치물이다. 이 작품은 용도 폐기된 사상 만능의 사회질서와 물질과 명품 만능의 자본주의 사회상이 뒤엉킨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작인 조각품 '명상의 모나리자' 역시 모나리자를 나체의 풍만한 여인으로 표현함으로써 문화예술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을 비판한다.

    지난 19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스스로 "나는 한국인이면서 한국인이 아니고, 중국인이면서 중국인이 아니"라면서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경계에 있기 때문에 예술가로서는 장점이 많다"고 웃었다.

    작가에게 1988년 서울 올림픽은 자부심이었고, 1992년 한중수교는 감격이었다. 1997년 IMF는 슬픔이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은 행복이었다. 주로 베이징에 거주하며 작업하지만 가끔씩 강원도 동해에 마련한 집에 머물며 아버지 나라의 산천을 음미한다는 그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작가다.

    전시는 5월31일까지다. 02-737-8643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