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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친구들이랑 똑같이 밥먹으면 안돼?"



인권/복지

    "엄마, 나도 친구들이랑 똑같이 밥먹으면 안돼?"

    저소득 증명하고 무상급식 신청한 경남 학부모 A씨 "가슴 먹먹하고 배신감 들어"

    양산에서 초등학생 2명을 키우는 학부모 A씨.

    A씨는 최근 한달에 8만원 정도의 급식비를 내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저소득층으로 무상급식 대상이 되는 A씨는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무상급식 신청을 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신청을 할지 물어보는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 답을 하고, 동사무소에 가서 저소득 증명을 한 뒤 무상급식을 신청했다. A씨는 "가슴이 먹먹하고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다른 친구와 똑같이 밥을 먹고 싶다는 아이들 때문에 무상급식 신청을 포기하는 학부모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미 아이들이 뉴스를 통해 알고 있고, 엄마에게 "돈내고 티 안나게 먹으면 안되겠냐"고 하소연을 하기 때문에 신청을 꺼린다는 것이다.

    홍준표 지사가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추진하기로 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 대해 A씨는 "우리 아이가 사는 곳은 개천이 아니다. 그리고 홍준표식 용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말했다.

    평범한 엄마와 주부로만 살아왔던 A씨는 이번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겪은 후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A씨와의 인터뷰 전문.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손성경 PD, 이혜인 실습 작가 FM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A씨 (양산시 남부동 학부모)

     

    김효영 : 이제 경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월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됩니다. 무상급식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저소득을 증명해야 되는데요.

    이번에 무상급식을 신청하신 학부모 한 분 만나보겠습니다. 익명으로 하겠습니다. 양산에 사시는 A씨 연결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씨 :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김효영 : 지금 사시는 곳은 양산 어디시죠?

    A씨 : 저는 경남 양산 남부동에 살고 있습니다.

    김효영 : 자제분은 어떻게 됩니까?

    A씨 : 초등학교 6학년 아이와 3학년 아이 두 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김효영 : 이번에 급식비를 내라는 통지서를 받으셨고요?

    A씨 : 네. 받았습니다.

    김효영 : 얼마내라고 하던가요?

    A씨 : 네. 저희는 한 아이당 하루에 1,850원 이렇게 급식비를 내게 되었습니다.

    김효영 : 하루에 4천원 정도네요.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A씨 : 아… (한숨) 좀 많이 놀라웠습니다.

    전부터 이야기는 조금 듣고 있었는데 '그래도 하실까?' 분명히 교육감님이랑 무상급식 확대한다고 사인하신 부분도 저희가 다 알고있고 점차 확대할 거라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러면 계속 의무급식 해주시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이렇게 내라고 하니까 정말 이것 조차도 힘든 분들 옆에 계시거든요. 다행히 무상급식 잘 먹는 친구들 알고 있는데…

    이젠 정말 여러 서류를 준비해서 동사무소가서 인증을 하고, 정말 그 때는 애들이 알게 되는거죠.

    지금은 거의 표나지 않게 선생님이 해주시는데… 모든서류를 구비하면서 포기하시는 분도 봤고요. 힘들어도 돈을 내야 겠다고.

    아이가 "안내면 안돼? 그냥 난 친구들처럼 먹고 싶다", "그런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아이들 때문에 신청안하는 친구들도 봤고. 저는 물론 인증을 했지만 너무 정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김효영 : 무상급식 대상자 신청을 하신거군요?

    A씨 : 네. 저도 갈등을 하면서 힘들었습니다.

    그동안 무상급식을 하는 동안 저는 방과 후 지원비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됐지만 신청하지 않았어요.

    제가 하지 않으면 더 많은 친구들에게 기회가 돌아갈거라 생각하고 그것은 제가 하지 않고 그냥 급식은 다 같이 먹으니 감사히 밥만으로도 행복했죠.

    그런데 지금 와서는 이건 아닌거에요.

    정말 부자에게 밥 한끼 주는거 저는 그걸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힘든 사람을 부담을 줘서 가난하다 A+, 덜 가난하네 A. 이렇게 주는 것에 대해서는 포기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갈등을 했지만 '난 정확하게 서민 맞으니까 인증받고 내가 낸 세금으로 내가 먹겠다.

    그런데 물론 나한테 주는건 당연하지만, 옆에 있는 나보다 조금 더 잘 사는 사람 그리고 조금 더 모자라고 월급 같은데서 약간의 차등은 있지만 나는 당연히 응당 먹어도 되는데 그런 친구도 학교에 같이 왔으면 그냥 행복하게 밥은 주라' 라는 거죠.

    부자 애들 밥 그릇 뺏겠다는게 아니라 걔들도 밥을 주고 나같은 힘든 사람도 그냥 함께 우리 애들 밥먹을 땐 너나 없이 그냥 '나 가난해요, 나 쟤보다 좀 부자에요' 그런 소리 하지않고 그냥 같이 먹였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저는 지원을 받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좀 더 잘사시는 분 그냥 같이 밥먹자고요.

    그냥 그런 마음에 인증하고 그 먹먹함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많이 슬펐습니다. 배신감도 많이 느꼈고요.

     

    김효영 : 아이들이 혹시 알게될까 걱정되진 않았습니까?

    A씨 : 저희가 3월 9일에 공문을 받았습니다. 4월달부터 급식비를 내게 될거라는 공문을 받고, 3월 13일 금요일까지 신청을 하게 되었어요. 되게 빠듯한 시간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힘들어하고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제가 종이를 동사무소에 가서 3부를 들고 와서 저 1부, 다른 친구들에게 '해라, 해도 괜찮다' 라고 하는데 역시 한 분은 같은 6학년 아이 같은 반 엄마인데 안하겠다 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저희 집에와서 "언니, 아들이 안하면 안되겠냐 한다"고… 아이들이 같이 TV를 보고 뉴스를 보고 하니 걔가 그런 상황을 다 알게된거죠.

    아이가 "엄마 그냥 급식비 내고, 조용히 먹고 싶다" 고 안했으면 좋겠다 해서 그 친구 한명은 안하고 저랑 다른 친구랑 같이 13일 금요일날 5시30분 경에 서류를 냈습니다.

    저희 아들도 저한테 물었어요.

    엄마가 '무상급식 지키기'를 하러 시청에도 가고 밴드에 글을 올리고 하는 걸 봤는데 무상급식 신청하러 간다고 하니까 아들이 "엄마 그럼 무상급식 지키기 포기하신거에요?" 라고 묻더라고요. 그 때 정말 답이 없었습니다.

    뭐라고 아이에게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아까 말씀드린 것 처럼 우리는 당연히 되고 있는 사람인데 그래서 엄마는 먹을 수 있는 사람인데 옆에 있는 다른 친구도, 저 친구 힘들어서 "엄마 나 표시 안내고 싶어요. 친구들이 가난하다고 말할 것 같아서 1년간 조용히 밥먹고 싶어요" 하는 친구들 엄마 같은 사람이 나서서 "줘라, 저 친구도 밥을 주고 또 우리 보다 잘사는 사람도 줘야된다" 라고 이렇게 말을 하고 싶다..

    예를 들어서 잘 사는 저 동네 있는 친구들, 읍·면에 산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계속 돈을 안내고 먹는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이제 돈을 내세요. 무상급식 안 할겁니다" 라고 말 할 때 화가 나서 "왜 안줘? 그냥 달라고" 하는 것보다 우리같이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나는 당연히 받는데 옆에 있는 사람도 밥 한끼 주세요' 라고 말 하는게 더 설득력있지 않겠냐…

    그래서 엄마는 그냥 니가 알다시피 홍준표식 서민인증 찍을거고 그래서 아들 너는 조금 당당하게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엄마는 계속 무상급식 의무급식으로 당연히 줄 때까지 이렇게 할 건데 거기에 대해선 네가 상처가 안되었으면 좋겠다. 건강하니까 엄마말 이해가 되겠니? 하니까 "그러면 그것도 신청하고요. 무상급식 지키기 계속 하세요" 그렇게 말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밴드에 글 올리고 다른 분들에게 현재 우리가 돌아가는 상황이나 그런 부분들 같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것이 아이들이 혹시나 알려져서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인데.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군요. 다 털어놓으셨고요?

    A씨 : 네. 말씀드렸다시피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김효영 : 아까 '먹먹하다. 배신감이 든다' 그렇게 표현을 하셨는데요. 주위분들 이야기도 들어보셨습니까?

    A씨 : 저도 이런 일을 알게 된게 얼마되지 않았지만, 저보다 더 모르는 분도 계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학교에 도서관 모임이나 각 반의 엄마들이 꾸려진 밴드같은 모임들이 있어요.

    거기에 글을 보면 저희같은 사람들 엄마들은 하루하루 애기보고 살림살고 이 일이 아니었으면 저는 3월 8일 이후로 제가 어쩌면 제 삶이 좀 달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때까지 엄마로 살았다면 이제는 '아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가 알아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졌는데 지켜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똑같이 올라는 글들이나 무상급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그게 중점이 되겠죠.

    김효영 : 네.

    A씨 : 밴드에 올라오는 글들을 공유하고 나눠드립니다. 그럼 엄마들이 하시는 말씀이 어쩌면 잘사는 동네가 읍이나 면 이런 곳에 있을 수도 있어요. 그 분들은 차등적으로 당연히 무상급식을 받으셨고 저희는 동이라는 이유로 아닐 때도 있었거든요. 제 입장만 보자면 저는 사실 그게 배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읍·면으로 갈 수있는 부분도 아니고 그분들이 그만큼 낸 세금에서 그렇게 쓰여진다면 그게 맞는거라 생각하고 제가 이만큼 버는 것에서 이만큼 세금을 내고 또 급식 해야되면 해야 되는지 알고 당연히. 저희가 뽑은 그분들이 일을 잘할거고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해야되는 건가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건 아니라는거죠.

    김효영 : 알겠습니다. 홍준표지사가 이야기하는 서민자녀교육대상이십니다. 그죠?

    A씨 : 네. 맞습니다.

    김효영 : 홍준표 지사는 "무차별적 급식을 중단하고 그 돈으로 서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많이 줘서 신분상승의 계기로 삼아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로 가는 희망의 다리를 놓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대상자이신데요. 홍지사의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씨 :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제가 30년 전에 들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을 키우는 여기가 저는 개천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제가 살고 있는 이 곳은 절대 개천이 아니고, 제 아이를 홍준표지사가 생각하시는 그런 용이라면 저는 용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그렇게 용 만들어도 나중에 제가 감히 우리 아이 용 만들었다고 플래카드 내지 못 할거고요.

    그분이 그렇게 하시지 않아도 제 아이 충분히 저희 집에서 저한테는 용이고, 이 아이 자체만으로도 저한테 행복을 주는 충분한 용이기 때문에 그분이 서민자녀 교육을 지원 한다고 그런 조례 만드셔 가지고 교재나 다른 교육으로… 그건 제가 원치 않습니다.

    그냥 밥만 따뜻하게 주신다면 엄마들은 충분히 제가 살고 있는 제 생활에 범위 내에서 우리 아이 제가 알아서 용을 만들든 다른 예쁜 여우를 만들든 토끼를 만들든 제가 만들겁니다.

    국가에서 모든 아이를 다 용 만들 필요는 없을 거고요. 그렇게 힘들이시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홍 지사한테 하는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어려운 인터뷰 감사합니다.

    A씨 : 고맙습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 양산에 사시는 학부모 한 분 만나봤습니다. 저속득 학부모와 아이들이 이미 많은 상처를 받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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