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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학로 진출 후 연극인들 내몰려"



공연/전시

    "대기업 대학로 진출 후 연극인들 내몰려"

     



    - 2004년에 문화지구로 지정, 건축주에 혜택 줘
    - 유입인구 늘자 결국 임대료 상승
    - 작품 제작비의 40~50%가 대관료로 나가는 현실
    - '차라리' 문화지구 지정 해제했으면
    - 극장 중심의 지원시스템 고려해줬으면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12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대경 (한국소극장 협회 이사장)


    ◇ 정관용> 연극문화의 산실인 대학로 소극장들이 지금 임대료인상 문제로 문을 닫고 있다고 그럽니다. ‘서울시 문화지구’라는 정책이 있는데 이게 소극장 운영자들한테는 실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장애가 된다. 그래서 어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는데요.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이시고요. 지금 명동의 유명한 삼일로 창고극장 대표이십니다. 정대경 이사장을 전화해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 정대경>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금 대학로에 소극장들 모두 몇 개 정도 있습니까?

    ◆ 정대경> 작년 말 기준으로 약 140여 개 민간 소극장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140여 개? 이게 시대적 추이로 보면 어때요? 계속 늘고 있습니까, 줄어들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정대경> 네, 얼마 전에는 약 200개 정도까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죠.

    ◇ 정관용> 200개, 정점을 찍은 게 언제쯤이에요?

    ◆ 정대경> 한 3년 전 정도요.

    ◇ 정관용> 그래요?

    ◆ 정대경> 네.

    ◇ 정관용> 그러다가 이렇게 한 60여 개나 대폭 문을 닫았다, 이것 아닙니까?

    ◆ 정대경>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제일 큰 이유가 뭐예요? 임대료 때문입니까?

    ◆ 정대경> 여러 가지가 복합적인 것이지만 지금 현재 180개에서도 요즘 사태로 몇 개가 또 줄었죠. 이런 급변들이 결국은 운영난입니다. 그래서 많은 수의 극장들이 새로운 운영자를 찾고 있지만 현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요.

    ◇ 정관용> 그런데 서울시가 대학로를 좀 발전시켜보자 하는 취지로 문화지구로 지정을 했다면서요?

    ◆ 정대경>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지정된 것은 언제였습니까? 또 그런 지정은 왜 했던 거죠?

    ◆ 정대경> 지정은 2004년 5월에 지정이 되었고요. 간단하게 대학로는 말씀을 드리지만 아시다시피 예전에 서울대학교가 있었던 자리잖아요. 72년도에 서울대학교가 관악산으로 이전을 한 이후에 대학로가 택지로 분양이 됐었습니다. 그러다가 81년도에 지금의 문예회관, 아르코대극장이 들어서면서 명동이나 신촌에서 산재되어서 활동 중이던 소극장들이 비슷한 이유로 당시의 비교적 저렴한 대관료의 대학로로 하나 둘씩 옮겨오게 됐습니다. 그래서 뭐 잘 아시다시피 샘터 파랑새극장이나 연우 소극장, 이런 극장이 생겼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소극장이 세 번째로 생긴 2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극장이죠. 그래서 2004년도 지정 당시에는 약 60개 미만의 소극연장들이 운영되고 있었고요. 나름대로 잘 되고 있어서 그때 당시에 서울시로서는 이게 민간들에 의해서 이렇게 조성되고 있는 대학로를 좀더 체계적이고 특화시키는 어떤 의도로 선의의 목적으로 문화지구를 지정한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문화지구로 지정이 되면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 것입니까? 건물주한테는 어떻게 달라지고 극장 운영자한테는 어떻게 달라지고요?

    ◆ 정대경> 이게 문화지구에서는 권장시설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이게 공연중심이기 때문에 극장이 권장시설이 되고 그래서 좀 양질의 극장들을 좀더 증가시키기 위해서 건축주들에게 용적률을 100% 증축을 허가해 줬습니다.

    ◇ 정관용> 아, 네.

    ◆ 정대경> 그러니까 5층이 건물이 6층까지 극장을 같이 지을 경우에 허용을 해 주었고요 법정 주차면적이 50%를 감면해 주었고 또 이러한 권장시설로 지정된 건축물의 건축주한테는 조세감면을 혜택까지 주었죠. 그래서 문화지구 내의 건축주들에게는 손해 볼 일이 전혀없는 아주 큰 혜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그분들이 극장을 목표로 그렇게 지어야만 각종 혜택을 받았던 것 아닙니까?

    ◆ 정대경>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극장도 늘어나게 됐겠네요, 결과적으로도?

    ◆ 정대경> 네, 결과적으로 지정 이후에 거의 3배에 달하는 극장이 현재 되고 있는데 거기에 큰 몫을 차지한 것이죠, 그런 제도나 정책들이요.

    ◇ 정관용> 그러니까 건물주한테는 혜택을 주고 대신에 반드시 극장목적으로 지어라 해서 극장도 늘어나고?

    ◆ 정대경> 네.

    ◇ 정관용> 그런데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까?

    ◆ 정대경> 그렇게 지금 조금 활성화되다 보니까 연극이 활성화되고요. 그렇게 되니 젊은 유입객들이 상당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니까 상업화가 촉발이 되었죠. 동반해서 임대료가 상승하게 되고 또 거기에 대관료까지 동반상승이 되니까 순수 연극 재정환경이 굉장히 악화가 되었죠. 그래서 한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순수 작품 제작비의 40~50% 정도가 대관료였어요, 차지하는 비중이. 그러니 실제로 공연을 하는 배우나 이런 사람들에 대한 개런티는 보장이 안 되고 많은 부분을 대관료로 써야 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던 것이죠.

    ◇ 정관용> 그러면 문화지구로 지정하면서 그런 증축허가 또 주차감면, 조세감면 등등을 해 주 극장에 대한 임대료라든지 대관료 제한, 이런 것은 없었군요?

    ◆ 정대경> 그렇습니다. 시장논리에 뭐 그런 것까지 우리 사회가 그것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런 제작환경의 악화 때문에 작년부터 문화부라 할지 문화예술위원회, 서울시 등에서 대관료 지원 사업 같은 것을 시행해서 대관료의 약 80% 정도는 지금 지원을 하고 있어서 대관료 문제는 어느 정도 지금 해결이 된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그렇지 못한 민간소극장들이 이렇게 문제가 계속 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잠깐만요, 대관료의 80%는 어디에서 지원을 한다고요?

    ◆ 정대경> 문화예술위원회 그러니까 문화부에서 이런 지원정책을 만들어서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정식 등록된 공연장에서 등록된 단체가 공연을 할 경우에 특별한 하자, 상식적으로 이게 이를테면 너무나 이상한 공연이 아니라면 상식적인 기준에 의해서 80% 정도를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기준에 합당한 극장은 몇 개나 됩니까?

    ◆ 정대경> 아무래도 이런 지원이 되니까 이왕이면 좋은 환경의 극장을 찾겠죠, 제작자들이. 그러니까 예전하고 달리 사회 전반에 뭐라고 그럴까요? 가치관이 변했다고 그럴까요? 연극의 비중이 조금은 예전하고 달라졌고요. 또 관객의 취향들이 많이 변했죠. 그래서 예술성보다는 뮤지컬이랄지 스타시스템 연극이라 할지, 개그물 등 이런 것에 아무래도 관객들이 편중되고 그러다 보니까 전통적인 연극을 하던 일반연극인들은 자구책으로 소셜커머스 같은 곳에 반값할인이라 할지 이런 쪽으로 가격경쟁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도 유지될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어서 결국은 순수예술이 고사되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연극인들이 직접 극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장 운영하는 사람이 또 따로 있는 경우도 많잖아요?

    ◆ 정대경> 대부분이 연극인들이 극장들을 시작했죠. 결국 자기 작품들을 상설로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라는 목적으로 사실 조금 근래에 들어 시설 좋은 극장에 비해서 열악하기는 하지만 다른 것에 열중하고 채워나갔었죠. 그런데 이게 근래에 들어서 상업자본들이 대학로에 많이 유입이 됐습니다. 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영화산업이 지금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두세 개의 대기업들이 중견극장을 대학로에 신축해서 운영하고 있고요. 그런 데에서 하고 있는 극장이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어떤 스타마케팅이라 할지 뮤지컬이라 할지 그런 것도 관객들이요, 예전처럼 그렇게 딱딱하고 좁은 의자보다는 어느 정도 이렇게 쾌적한 환경의 극장을 찾는 게 또 어쩔 수 없는 변화겠죠.

    ◇ 정관용> 대자본 어디와 어디가 들어와 있습니까?

    ◆ 정대경> (웃음) CJ라든지 롯데, 이런 곳들이 지금 들어와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영화판을 완전 독점하더니 이제 극장까지 진출을 했군요, 연극무대...

    ◆ 정대경> (웃음)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소극장들은 연극인들이 근근이 운영해 왔는데 건물주 입장에서는 자꾸 임대료를 올리자고 하고 그러다 보니 문을 닫아야 하고 이런 상황이다, 이 말씀 아니겠습니까?

    ◆ 정대경>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문화지구 지정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는 좀 그런 것 아닌가요?

    ◆ 정대경> 그 앞에는 ‘차라리’라는 말이 빠진 거죠. ‘차라리’ 문화지구를 해제해라, 그렇다면. 우리가 순수한 목적으로 대학로를 이렇게 문화지구로 만들었던 것이고 이름하여 문화지구가 된 것인데 차라리 문화지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래도 나름대로 해 왔을 것 아니냐, 문화지구가 지정이 돼서 상업화 돼서 결과적으로 우리들은 쫓겨나게 된 이 상황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죠.

    ◇ 정관용> 그러면 ‘차라리’ 빼고 정말 요구하시는 사안은 뭡니까?

    ◆ 정대경> 글쎄요. 이 민간소극장의 공공성을 좀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현재 극단은 이제 예를 들어 문화법인이라 할지 이런 쪽으로 예술단체나 법인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소극장 대표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문화산업 하고 있고 사실 이러한 공연들이 이전 소극장을 모태로 해서 이만큼 발전해 왔던 것인데 문화산업의 중요성은 어디든 강조를 하지만 우스운 이야기로 산업인데 저희는 산업전기를 쓸 수가 없고요, 당연히. 극장을 운영하는 데 굉장히 많은 이러한 부대비용, 경상비용이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대경> (웃음)

    ◇ 정관용> 그런 어떤 문화법인의 개념으로 극장을 취급하게 되면 어떤 지원과 혜택이 있어야 합니까?

    ◆ 정대경> 글쎄요. 저는 영국의 사례를 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지원정책들이 극장과 어떤 개인의 중심이었다면 특화된 극장 중심의 지원시스템도 우리가 고려를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조금 더 구체적으로요? 특화된 극장 중심의...?

    ◆ 정대경> 지금 이제 기초예술로서의 연극이 중요한 것이죠, 물론 상업적인 연극도 필요하겠습니다만 우리가 올림픽에서 육상이 중요한 것은 대단히 기초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육상을 뺄 수 없는 것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맞습니다.

    ◆ 정대경> 모든 공연예술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우리 연극이 없다면 그런 인력이나 테크닉, 여러 가지가 계속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수가 없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로써의 기초예술, 순수연극은 계속 존립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민간이 운영하는 극장이지만 그러한 사회적인 공공성은 인정을 좀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은 뭐 소극장 운영자들은 일반 개인사업자 취급을 받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이해하기 쉽게 영화로 치면 이른바 예술영화전용관, 독립영화전용관과 같은 그런 식의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

    ◆ 정대경>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연극들이 산업적인 어떤 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꾸준히 뭔가 창조적인 것을 생산해낼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 연극계와 대학로 소극장에는 그런 예술영화전용관 같은 식의 지원시스템이 지금까지 전혀 없었습니까?

    ◆ 정대경>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말씀드린 대로 지원의 시스템 자체가 극단이나 개인에 대한 지원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이제 이것이 분명히 필요했던 시기가 있었고요. 그래서 그렇게 지원을 했다면, 이렇게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변화가 됐다면 거기에 대한 좀 고민도 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말씀인 것이죠.

    ◇ 정관용> 네, 지금까지 뭐 없었던 것인 아니나 더 좀 기초예술, 연극에 대한 포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까지 듣고. 그나저나 명동 삼일로 창고극장도 상당히 위기에 있다가 그나마 좀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괜찮습니까?

    ◆ 정대경> 내년쯤에 저희도 극장이 문을 닫아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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