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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은 죽었다" 상여 맨 연극인들 '눈물'



문화 일반

    "대학로 소극장은 죽었다" 상여 맨 연극인들 '눈물'

    '문화지구'에서 소외된 '문화인'들…대학로 소극장들 임대료 문제로 폐관 위기

    (사진=홍영선 기자)

     

    28년 역사의 '대학로극장'이 임대료 문제로 폐관 위기에 처했다. 소극장 관계자들은 '문화지구'인 대학로에서 '문화인'들이 내몰리고 있다며 "대학로 소극장의 죽음"을 선포했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극장 앞에서 연극인들이 '대학로극장 폐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명, 경찰 측 추산 100명이 참가했다.

    대학로극장 정재진 대표는 "건물주의 턱없는 임대료 상승은 곧 연극인에 대한 살인"이라며 "평생 연극만 바라보고 살아온 우리 연극인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대학로극장의 강제철거는 시작에 불과하다. 도미노처럼 모든 민간극장이 쓰러질 것"이라면서 "상여를 이끌고 청와대로 가서 문화융성을 주장하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의 죽음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문화지구'인 대학로에서 문화를 죽이고 있다"며 "서울시에 '문화지구'를 철회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연극인들은 준비한 상여를 둘러업고 곡소리를 하며 마로니에 공원으로 행진했다.

    상여 앞에는 만장(고인을 애도해 지은 글을 적은 깃발)에 "문화융성시대에 문화말살 웬 말이냐", "내몰리는 연극인, 내몰리는 연극 거리"라고 적었다.

    (사진=홍영선 기자)

     

    이 집회에 참가한 한국소극장협회 정대경 이사장은 "'문화지구'의 모든 혜택이 건물주에만 갔고 실제 공연 예술인들에게 돌아온 혜택이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문화지구'로 인해 상권이 살면서 임대료만 올라가고 결국 비싼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연극인들만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지구는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시·도지사가 자치조례를 통해 해당 지역을 문화지구로 지정해 역사문화자원을 관리·보호하고 문화환경 조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지정된 지역에서는 설치 또는 운영을 권장하는 문화시설과 영업시설에 대한 조세와 부담금이 감면된다.

    정 이사장은 결국 "모든 것을 올인해서 극장을 빌려 시설 투자하고 버텨온 연극인들이 거리에 나앉게 되는 것"이라며 "말로는 '문화지구'지만, 누구를 위한 '문화지구'냐"라고 답답해했다.

    한국소극장협회와 연극인 등에 따르면 최근만 해도 대학로 소극장 '상상아트홀'이 건물주가 나가라고 해서 극장 문을 아예 닫았고, '꿈꾸는 공작소'는 '대학로극장'처럼 건물주와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로극장 정재진 대표는 "현재 극장에 배우와 스태프 20명이 있는데 5개월 동안 월급도 못 주고 있는 상태고 나는 25년 극장을 운영하며 빚만 1억을 졌다"며 "나뿐만 아니라 순수 연극인들이 운영하는 극장 상황이 이렇다. 이처럼 연극인들이 죽어가는 상황을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로극장과 소극장협회 등은 회의 후 의견을 모아 서울시 등에 항의 방문을 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데 임대료는 매년 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문화지구로 지정했으면 문화지구에서 직접 문화를 만드는 우리에게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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