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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단짝에서 친자매로, DNA 확인 후 폴짝폴짝"



사회 일반

    "20년 단짝에서 친자매로, DNA 확인 후 폴짝폴짝"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종영 (군산경찰서 경위)

    ‘서로 남남인 줄 알았던 친한 동네 언니, 동생이 알고 보니 친자매였다.’ 주말 연속극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가 전북 군산에서 벌어졌습니다. 영아원에 맡겨지고 심지어 같은 회사까지 다녔던 26살의 김 모 씨와 23살의 박 모 씨의 사연입니다. 친자매가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과정에는 마치 자기 일처럼 가족상봉을 도왔던 경찰의 도움이 있었는데요.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친자매의 상봉을 도왔던 경찰을 만나보겠습니다. 군산경찰서의 이종영 경위입니다. 경위님 안녕하세요.

    ◆ 이종영> 네, 안녕하세요. 이종영 경위입니다.

    ◇ 박재홍> 반갑습니다. 우선 어제 DNA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두 여성이 정말 친자매로 확인이 된 건가요?

    ◆ 이종영> 네. 99% 친자매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 박재홍> 조사 결과 99.9% 이상 일치되는 것으로, 사실상 친자매로 확인이 된 것인데요. 그러면 이 친자매는 친부모님과도 상봉을 한 겁니까?

    ◆ 이종영> 네. 어제 10시에 친척집 아파트에서 상봉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눈물겨웠던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 박재홍> 뭐랄까요. 거의 20여 년 만에 가족들이 함께 만나고, 두 여성이 자매라는 것을 확인한 그런 자리였는데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 이종영> 만났던 엄마는 눈물만 흘렸고요. 그동안에 딸들을 그렇게 성장하게 했던 그런 엄마의 아픈 상황들을 눈물로만 흘리면서 표현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특별한 말을 이을 수 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한 편의 영화 같은 해피엔딩이었는데. 그런데 어머니가 딸들이 어렸을 때 영아원에 두 아이를 맡겼던 거 아닙니까? 그러면 신체적인 특징을 확인한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습니까?

    ◆ 이종영> 어머니가 보자마자 “너는 내 딸이다. 너는 내 딸이다.” 그렇게만 연신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제가 봐도 엄마 얼굴, 언니들의 얼굴, 두 자매의 얼굴이 거의 누가 봐도 비슷해서 뭐 친자매가 아니라고 얘기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 박재홍> 얼굴 딱 보자마자 그냥 ‘내 딸이구나!’ 그러면 경위님 보시기에 얼굴이 어디가 많이 닮았었나요?

    ◆ 이종영> 얼굴 전체적인 이미지가 많이 닮았는데요. 이마라든가 눈가 그다음에 계란형의 얼굴들. 이런 것들이 많이 닮아 있더라고요.

    ◇ 박재홍> 참 얼마나 기쁘셨겠습니까? 처음으로 한번 돌아가 보겠습니다. 20여년 전에 두 아기가 영아원에 맡겨졌습니다. 그러면 두 아이가 같이 맡겨졌던 겁니까? 아니면 시차를 두고 맡겨졌던 건가요?

    ◆ 이종영> 26살이고 23살이기 때문에 3년 터울로 맡겨졌습니다. 맡길 당시에는 가정 형편이 극심하게 곤란해서 해외에 입양이 돼서 좋은 환경 속에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보내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두 자매가 모두 태어나자마자 생활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영아원에 맡겨졌던 건데. 그러면 영아원에 맡겨졌을 때도 서로가 자매라는 것은 전혀 모르고 생활을 했던 거네요.

    ◆ 이종영> 그렇죠. 그 당시에 갓 태어나자마자 영아원에 갔기 때문에 그 당시 어렸고 이름조차도 다르기 때문에 누가 뭐 친자매로 알려주거나 그런 상황은 못 됐죠. 그런 상황에서 또 고등학교도 같이 가게 된 거죠.

    ◇ 박재홍> 그러면 그 당시에 보육원에서 얼굴을 봤을 때도, 그리고 같은 고등학교를 갈 때도 서로 자매인 건 모르고 그냥 서로 친하게만 지냈던 건가요?

    ◆ 이종영> 고등학교 1학년, 3학년으로 다닐 때 친구들이 너희들 왜 이렇게 얼굴이 똑같냐고, 왜 이렇게 친자매 같냐고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 박재홍> 어렸을 때부터 영아원에 맡겨졌던 것이 똑같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서로 많이 의지를 했던 것 같습니다.

    ◆ 이종영> 그렇습니다. 깔끔하고 명랑한 성격도 비슷해서 그런 것도 가깝게 지내게 된 동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어려운 가정 환경이 그 두 자매를 끊지는 못했네요. 그러니까 운명적으로 계속해서 이어져왔던 것인데. 그러면 이 두 사람이 설마설마 하면서도 어떻게 ‘우리가 자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친자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됐나요? 누가 처음 이런 생각을 한 거예요?

    ◆ 이종영> 경찰의 헤어진 가족 찾기에 신청한 것은 동생이 먼저 신청을 했고요. 그 다음에 소식을 들은 언니가 몇 개월 차이로 신청하게 되었는데 얼굴이 너무 닮은 거예요.

    ◇ 박재홍> 민원실에서 보시기에요?

    ◆ 이종영> 네. 그래서 유전자감식을 한번 실시해 보자고 해서 유전자 검사를 실시를 했는데 언니의 시료채취가 조금 부족했던지 정확한 검사가 되지 않아서 불발이 됐어요. 그래서 영아원에 데려다준 사람에 대해서 수소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데려다준 사람을 찾게 되고 그 사람을 통해서 엄마의 연락처를 알게 되어서 친자매인 것을 확인하게 되었죠.

    ◇ 박재홍> 그러면 친자매를 알게 된 건 DNA 결과가 아니고 일단은 가족찾기 프로그램을 경위님이 진행하시다가 영아원에 아이를 맡긴 사실을 알게 되면서 확인을 하신 거고요. 그 후에 최종 확인차 DNA조사를 올해 하신 거네요. 그래요. 결국 두 여성이 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또 경위님이 두 여성에게 통보를 하셨을 것 같아요. 그러면 그 사실을 통보받고 두 자매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 이종영> 정황상으로 친자매가 맞았기 때문에 이 둘을 만났습니다. 만나가지고 ‘너희들이 친자매 같은데 DNA 검사를 한번 해서 정확한 걸 알아보자’ 이렇게 얘기했을 때 손을 잡고 팔짝팔짝 뛰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DNA 검사를 통해서 혹시라도 자매가 아닌 것으로 나오면 어떡할 것인가라고 상당히 걱정도 하는 것을 봤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요. 작년 조사는 또 아닌 걸로 나왔기 때문에 반신반의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두 자매의 부모님께도 이 사실을 알렸을 것 같은데 부모님은 두 딸에게 나서기도 쉽지 않은 그런 상황 아니었을까요? 어땠습니까?

    ◆ 이종영> 쉽지 않았었습니다. 죄인의 심정이라는 그런 표현을 하셨고요. 굉장히 어려워하셨는데 어쨌든 뭐 자기 혈육이기 때문에 안 만날 수는 없었고요. 그리고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저희가 DNA 검사 결과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루느라고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 박재홍> 큰일하셨어요, 경위님.

    ◆ 이종영> 아닙니다.

    ◇ 박재홍> 본인 일도 아니신데 끝까지 책임을 갖고 추적을 열심히 하신 거 아닙니까? 26년 전의 사건을 추적하고 없어진 병원의 관계자까지 찾으시고 그러신 거 아니에요. 이렇게 도움을 주시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이종영> 특별히 제가 나가고 있는 교회의 여자 청년이었는데 제가 부탁을 받고 수사를 하게 된 것이고요. 본인이 부모를 찾으려고 하는 그런 마음이 끊이지 않고 계속 연락을 하면서 어떻게 됐냐고 확인을 해 왔기 때문에 저도 수사를 멈추지 않고 그렇게 수사가 된 것 같습니다.

    {RELNEWS:right}◇ 박재홍> 이제 두 자매는 앞으로 어떻게 살 거라고 하던가요?

    ◆ 이종영> 이제 자기가 어렵게 살아왔기 때문에 또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보육원에 있는 후배들, 그런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그런 얘기도 들었고요. 또 그 부분에 저희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또 사회로부터 사랑을 받은 만큼 또 그 사랑을 돌려달라는 주문까지 해 주셨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종영> 고맙습니다.

    ◇ 박재홍> 22년간 남남으로 알고 지냈던 친자매 가족상봉을 도운 분입니다. 군산경찰서의 이종영 경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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