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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쇠고기에 길들여진 한국인 '비싸도 먹는다'



생활경제

    수입쇠고기에 길들여진 한국인 '비싸도 먹는다'

    경기침체에 비싼 한우 소비는 줄고, 저렴한 수입쇠고기 소비 급증

    호주산 쇠고기와 미국산 쇠고기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소고기 소비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우고기 가격은 떨어지고, 수입 소고기 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침체 탓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그나마 수입 소고기를 먹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2년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 소고기 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차 수입산 소고기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 소고기 주요 수출국들이 FTA 시장 개방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집중 공급한 뒤, 나중에는 가격을 점차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 한우 사육·도축 모두 감소하는데 도매가격은 하락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한우 사육두수는 지난 2012년 9월에 301만 마리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말에는 267만 마리로 2년3개월 만에 12.7%나 감소했다.

    또, 한우 도축수도 지난해 1월 11만 9천마리에서 올해 1월에는 10만 마리로 16%나 급감했다.

    이처럼 한우 사육두수와 도축수가 감소하면 공급이 줄어든 만큼 소고기 소비시장에서 한우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우 소고기의 1kg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1월 1만 4,342원에서 올해 1월에는 1만 3,955원으로 2.7%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9월 1만 5,162원을 정점으로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고기 소비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외국산 쇠고기 수입량 급증…수입단가 폭등

    그런데, 국내 수입 소고기 시장은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덩달아 수입단가도 폭등하며, 한우고기 시장과 아주 딴판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민간 농업연구소인 GS&J에 따르면 소고기 수입량은 2012년 26만 4,379톤에서 2013년은 26만 7,579톤으로 1.2%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는 27만 9,706톤으로 2년 사이에 5.8%나 급증했다.

    이와 함께, 수입단가도 지난 2012년 1kg에 5,376원에서 2013년은 5,714원으로 소폭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는 6,321원으로 2년 만에 17.6%나 급등했다. 급기야 올해 1월에는 7,502원으로 폭등했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 수입량이 2013년 9만 2,114톤에서 지난해는 10만 1,776톤으로 10.5% 증가하면서 수입단가도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1월 7,170원에서 올해 1월에는 8,783원으로 22.5%나 급등했다.

    이는 한우고기와 달리 수입 소고기의 국내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소고기 시장에서 수입 소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51.9%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마트의 한우 매장

     

    ◇ 한미FTA 시장개방 3년…한국인 입맛 변화가 무섭다

    그동안은 한우고기가 비싸고 수입 소고기가 저렴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식시장에서 값비싼 한우고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한우고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한미FTA 발효 당시에 통상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산 소고기가 아무리 싸다고 해도 국내 시장을 잠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불과 3년 만에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햄버거와 갈비 등을 통해 수입산 소고기에 길들여지면서 한우고기 소비량은 줄고, 수입산 소고기 소비량이 급증하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RELNEWS:right}이렇게 되면, 한우고기와 수입 소고기 가격이 엇비슷해도 수입 소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12년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소고기 구매 의향을 조사한 결과, 등심의 경우 한우와 미국 산의 적정가격 차이는 3.04배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초 조사에서는 2.82배로 떨어졌다. 그만큼, 수입 소고기 값이 올라 한우고기 가격과 차이가 좁혀져도 수입 소고기를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갈비의 경우는 가격 차이가 더욱 좁혀져, 지난 2012년 2.17배에서 올해는 1.98배로 줄었다.

    우리 정부가 FTA 협상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에 따른 실익만 따졌을 뿐, 입맛 경쟁력은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GS&J 이정환 이사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에 한우고기 공급량은 감소하는데, 가격도 동시에 감소하고 있는 것은 한우고기 소비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경기침체 탓도 있지만 수입소고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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