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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의 '불협화음'…갈등 '재점화'



문화 일반

    KBS교향악단의 '불협화음'…갈등 '재점화'

    노사, 단원 전적(轉籍) 문제 놓고 재갈등…해결책 안 보여

    하모니를 선보여야 할 KBS교향악단에서 불협화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KBS노조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KBS교향악단 '파괴' 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파괴’란 KBS 소속 교향악단 단원들을 강제로 재단법인 소속으로 옮기는 것.

    KBS노동조합이 2일 오후 여의도 KBS신관 내 노조 회의실에서 'KBS교향악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연석 기자)

     

    KBS교향악단은 2년 6개월 전 같은 문제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당시 KBS 소속이던 단원 대다수가 법인화를 반대하며, KBS를 퇴사하고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으로 재입사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돼 예정됐던 연주회가 취소되기도 했다.

    양측은 일종의 수습책으로, 당시 전적(轉籍, 소속 바꾸기)을 거부했던 단원들을 2014년 9월 9일까지 2년간 파견 형식으로 재단법인에 근무하도록 하는 동시에 파견 종료 후 법인운영에 대한 종합 평가를 하고 단원 신분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에도 노사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파견 기간이 6개월 연장됐다. 오는 11일이 파견 종료 시점이지만 여전히 양측 주장은 평행선상에 있다.

    ◇ 사측 “단원 신분 바꿔야” vs 노측 “현 상태 유지해야”

    사측은 재단법인 출범 후 2년간 실적이 좋아졌으니, 전원 법인 소속 신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외부전문업체 컨설팅 결과,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공연 횟수와 관객이 모두 증가했으며, 요엘 레비 음악감독이 취임하면서 연주력이 향상되었고, 공적책무 수행에도 충실했던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제 파견 단원(67명)과 법인 단원(32명)으로 이원화된 비정상적인 단원 구성 형태를 해소하고, 단원의 신분이 법인소속으로 조속히 재편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교향악단. (제공 사진)

     

    이에 대해 이현진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실적이 더 좋아진 것은 단원들이 합심과 노력의 결과이지 법인화 때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단원들의 신분이 법인 소속으로 모두 바뀌면, 고용 불안이 야기되면서 연주력이 저하되고, 재정 지원마저 축소될 것이다”면서 “결국 교향악단의 질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사측 "전적 거부 시 인사 조치" vs 노측 "협의 통해 대안 마련해야"

    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하자 결국 사측이 강수를 뒀다.

    사측은 KBS 소속 단원 67명이 오는 11일 재단법인 파견 만료일까지 법인으로 전적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연수원에서 직무재교육을 받도록 한 뒤 일반직으로 전환해 다른 업무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유는 이미 법인화와 동시에 KBS 내에는 교향악단 단원 직무가 사라졌기 때문에 일반직 전환과 같은 방식으로 고용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실상 협박성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게다가 "일부 사측 관계자는 단원들에게 '지역으로 발령내고 악성 민원 처리 업무 등을 강제로 시킬 수 있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더욱 반발하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현재 지휘자의 재계약도 차일피일 미루고, 3월 연주회 일정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잡지 않는 상황에서 강제 전적 조치가 이뤄질 경우 장기간 연주 파행과 극심한 혼란, KBS 이미지 실추, 국민들의 문화공연 접근권 제한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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