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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와대 비서실장의 교체가 중요한 이유



칼럼

    [사설]청와대 비서실장의 교체가 중요한 이유

    • 2015-02-24 18:43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자료사진)

     

    김기춘 비서실장이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마치고 작별인사를 했다고 한다.

    기춘대원군 왕실장으로 불리며 명실상부한 권력 실세 역할을 했던 김기춘 비서실장이 2013년 8월 5일 취임한지 18개월 만에 물러나는 것이다.

    이제 관심사는 누가 후임 비서실장에 임명되느냐이다.

    역대 비서실장 가운데 지금처럼 청와대 비서실장의 인선이 언론과 국민의 관심사가 된 적이 없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비서실장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됐기 때문에 나타난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그동안 정부부처와 국회에 대한 강력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을 이끌어왔다.

    이 과정에서 국회와의 협력을 위한 정치는 실종됐고 정부 부처와도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았다. 국회의장조차 대통령과 통화하기 어렵다고 하고 야당 지도부는 물론 여당 대표까지 대통령을 만나기 힘들어서는 안된다. 대통령이 장관의 대면보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장관의 보고가 청와대 수석이나 비서실장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고리 권력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와대 참모회의에서는 국정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의 지시를 전달받는 회의가 반복되다보니 참모들은 대통령과 실장의 눈치만 살핀다. 또 청와대가 정부를 압도하는 권력을 행사하다 보니 장관들도 청와대 비서관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됐다.

    그 결과 공직 사회에 활기찬 토론과 과감한 정책 발굴 등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행정이 사라졌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창의성과 적극성이 바탕이 되는 창조경제가 꽃피울 수 없다.

    비서실장은 말 그대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후임 비서실장의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누가 그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리에 가느냐하는 점 때문이 아니라 청와대의 기능과 역할이 바뀔수 있느냐 하는 점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비서실장의 교체는 단순한 인물 교체로 끝나서는 안된다.

    비서실장 교체를 통해 청와대의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김기춘'으로 상징되는, 청와대에 모든 권력이 집중돼 당과 정부를 압도하는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기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하고 대통령에게 민심의 동향과 쓴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비서실이 부처 업무에 과잉 개입해 장관의 영이 서지 않게 되거나, 문고리 권력이 돼 대통령과의 소통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변해야 한다.

    집권 2년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불통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상생과 대통합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와대의 기능과 역할부터 전면 쇄신하고 이에 합당한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선임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비서실장의 인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바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바뀌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는 점을 대통령이 인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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