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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최강' 미대 출신 식육아티스트의 예술 한우집



생활/건강

    '가성비 최강' 미대 출신 식육아티스트의 예술 한우집

    [한국형 장사의 신] 갈비탕으로 한번, 소고기로 또 한 번 감동 준 '값진식육'


    최근 홍대에서 벗어난 예술가들이 정착하고 있다는 문래동. 동네 사람이 아니면 좀처럼 찾아오기 힘든 이곳에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고깃집이 있다.

    낮에는 갈비탕으로 손님을 기다리게 만들고 저녁에는 소고기로 손님의 마음을 녹인다. 서로 다른 메뉴지만 손님들은 한결같이 가격 대비 성능이 최고라 칭찬한다.

    도대체 이곳에는 어떤 비법이 있는 것일까? 미대 출신 식육아티스트, ‘값진식육’의 김보균 대표를 만나 장사와 맛의 비밀을 들어보았다.

    식당 입구 그려져 있는 한우 부위별 용도 그림. 미술을 전공한 김보균 대표가 직접 그린 그림이다. 사진 = 김기현 PD

     


    ■ 문래동 중에서도 위치가 좋은 곳은 아니다. 이곳을 택한 이유가 있나?

    창업 자금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내가 가진 자금으로는 권리금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 가계 색깔을 강하게 낼 수 있는 곳을 원했는데, 그 두 가지 조건으로 7개월 정도 서울의 모든 상권을 돌아보고 이곳에서 시작하게 됐다.

    ■ 고깃집에 무슨 가게 색을 낸다는 말인가?

    우리 집은 한우 고깃집이다. 보통 ‘한우’ 하면 비싼 인식이 있지 않나? 나는 그 문턱을 조금 낮춰 손님이 편하게 들락날락하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다. 알면 알수록 색깔이 강한 가게라고나 할까?

    예쁘게 꾸며서 나오는 소고기 갈빗살. 사진 = 김기현 PD

     


    ■ 미술을 전공했는데 왜 고깃집을 하고 싶었나?

    전공은 실내 장식 디자인이 맞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미술계에서 유명인으로 자리매김할 자신이 없었다. 그 부분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하고 싶고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그 뒤로 미술 쪽 일이 아닌 육류 쪽에서 14년 정도 일을 하게 됐다. 그 일을 하면서 고기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그래서 고깃집을 창업하게 됐다.

    ■ 첫 창업에서 바로 성공한 것인가?

    아니다. 처음에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 그때도 고깃집을 했는데 겉만 화려하고 속은 비어 있었다. 첫 실패를 경험하고 가족과 함께 귀촌하게 됐다. 일 년 정도 스스로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이후 다시 마음을 다잡고 홀로 서울로 상경해 밑바닥 생활부터 다시 시작했다. 어쩌면 그 경험이 지금의 성공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가족은 아직 시골에 있다.

    소고기 등심에서 분리한 새우살. 사진 = 김기현 PD

     


    ■ 인기메뉴 '새우살'은 처음 들어본 소고기 부위다. 어떻게 만들었나?

    초반에 맛있는 고기를 싸게 주다 보니 가게 경영이 어려웠다. 손님 만족은 높지만 가게 마진은 적자에 가까웠다. 그래서 생각한 게 새우살이다. 소고기 등심 중 특정 부위를 따로 떼서 히트상품을 만들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마침 새우모양의 부위를 찾아 새우살이라 이름 지었다. 반응도 좋고 손님들도 인정해 주는 것 같다.

    ■ 식육아티스트는 본인이 만든 명칭인가?

    그렇다. 매장에서 판매도해보고 유통도 해봤지만 남과 다른 일을 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식육아티스트에는 그런 의미가 녹아 있다. 식육에 대한 창의적인 발상.

    외식업도 음식을 예쁘게 꾸미고 만드는 창의적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값진식육에서 맛있게 보이는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입구에 걸려 있는 소 뼈 장식. 사진 = 김기현 PD

     


    ■ 창업한지 2년밖에 안됐는데 손님이 줄을 선다.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성비가 아닐까싶다. 손님은 합리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나. 따지고 보면 가격대비 성능이란 것이 본인이 낸 돈에 맞는 만족을 얻었다는 뜻이다.

    가성비를 위해서 손님과 신뢰가 중요한데, 자신의 가게 음식에 거짓 없이 자신감과 자긍심을 낼 수 있었던 것이 비결이라 생각한다.

    갈비탕 1인분에 들어가는 갈비 양. 사진 = 김기현 PD

     


    ■ 갈비탕에 들어가는 고기를 뼈 부위를 1/4정도 잘라내고 조리를 한다. 그렇게 하면 손해 아닌가?

    내가 뼈 부위를 자르는 이유는 손님이 불편해하는 것을 최소화 시키고 싶어서다. 그 부분으로 양을 늘려 마진을 남길 수 있지만 그보다는 더 많이 팔아서 마진을 남기는 길을 택했다.

    잘라낸 부위는 갈비탕 중에서도 손님이 먹기 불편한 부위다. 갈비탕을 먹을 때 살을 쉽게 먹을 수 없는 부위가 있지 않나? 나는 손님이 좀 더 편하고 맛있게 먹길 바랐는데 손님도 그걸 알아주시는 것 같다.

    갈비탕은 처음부터 저녁 고기를 위한 미끼메뉴로 시작한 것이니 마진율이 낮아도 괜찮다. 점심으로는 딱 월세 낼 정도만 벌 수 있으면 만족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 본인이 생각하기에 외식업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나?

    밖에서 일반인이 보기에는 매출이 얼마고 손님이 많고 화려한 모습만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직원관리부터 메뉴, 손님에 이르기까지 식당 주인이 해야 할 일은 수십 개가 넘는다. 일도 육체노동이 대부분이다. 먼지 없는 막일, 그게 외식업이다. 누군가 외식업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이 부분을 알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1호 식육아티스트 김보균 대표. 사진 = 김기현 PD

     


    ▶ 김유진 퓨드칼럼니스트 평가

    인테리어에서 묻어나는 예술이 식당가 너무 잘 어울린다. 곳곳에 섬세함이 살아있어 손님을 유쾌하게 만든다. 굉장히 놀라운 감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공한 대표지만 주인이 변함없다. 어떤 사람은 손님이 많아지면 고급 차를 사고, 골프를 치고, 가게를 떠난다. 바로 그때 손님도 떠난다. 하지만 값진식육 대표는 변하지도 않고 더 손님 곁에 있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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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성비 최고를 자랑하는 값진식육 모듬 소고기. 사진 = 김기현 PD

     


    ▶ 값진식육 위치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 58-4

    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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