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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과 한판승부 벌이는 알리바바…과연 무사할까



아시아/호주

    中 당국과 한판승부 벌이는 알리바바…과연 무사할까

    • 2015-01-29 16:43

    [김선경의 Behind China]

    알리바바그룹 창업주 마윈 회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짝퉁 판매를 둘러싸고 시작된 중국 정부와 알리바바그룹 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이하 공상총국)은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바바그룹에 대한 행정지도 백서'를 공개하며 알리바바의 5가지 부문 19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공상총국은 백서에서 알리바바 그룹이 '짝퉁'은 물론 '뇌물'이 판치는 기업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알리바바의 이 같은 위법 경영행위는 이미 지난해 지적된 것이라고 공상총국은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7월 미국 뉴욕거래소 상장을 앞둔 시점이라 당시 알리바바를 배려해 행정지도 좌담회를 비공개로 열었고 행정지도 조치를 취했지만 이후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구체적으로 경위를 밝혔다.

    공상총국이 알리바바에 대한 강경대응에 나서게 된 시발점은 지난 23일이다.

    공상총국은 이날 알리바바 산하 C2C(소비자간 거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에서 판매되는 물건의 60%이상이 짝퉁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해 하반기 대형 인터넷몰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를 한 결과 타오바오의 정품판매율은 37%에 그쳤고 반면 알리바바와 경쟁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징둥닷컴(JD.com)과 중국식료품 판매 사이트 이하오뎬(1號店)의 정품판매율은 각각 90%와 80%로 타오바오와 큰 차이를 보였다.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27일 타오바오의 한 직원은 회사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올린 공개서한을 통해 조사를 주도한 공상총국 류훙량(劉紅亮) 시장규범관리사 사장(司長·국장)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이 직원은 '류 사장, 규정은 당신이 어겼다. 편파 판정하지 마라'란 제목의 서한에서 "판매 제품 10억 개 가운데 51개 제품만 선정해 조사가 이뤄졌다"며 "류 사장이 온라인 상점 소유자들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반박했다.

    공상총국도 즉각 대응했다.

    공상총국 대변인은 27일 밤 "시장규범관리사는 줄곧 의법(依法)행정이라는 원칙에 따라 인터넷 시장 감독관리 업무를 해왔다"며 조사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어 공상총국은 28일 행정지도 백서까지 공개하며 알리바바그룹을 압박했다.

    하지만 타오바오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관리감독 절차에 문제가 있고 감정에 따라 법을 집행해 객관적이지 않은 결론을 내렸다며 류홍량 사장을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은 28일 발표한 글에서 짝퉁 문제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이는 타오바오의 탓은 아니지만 인정하고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마윈 회장이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내놓았지만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짝퉁 판매 논란이 일면서 28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4%넘게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하룻 새 12조원 증발했다.

    공상총국과 알리바바 그룹의 신경전은 잠시 수면 아래로 들어갔지만 이를 둘러싸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당국이 특정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며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정부가 알리바바를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화왕(新華網)에는 런민(人民)대 공공관리학원의 류타이강(劉太剛) 교수의 기고가 올라왔다.

    그는 '알리바바의 빅데이터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알리바바의 빅데이터는 중국인의 모든 생활상을 담고 있고, 이를 통해 중국 전략 자원의 유통과 취약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국가 안보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 교수는 이어 "하지만 마윈은 데이터 공유에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다 알리바바의 지배권 구조와 기업의 국적을 생각하면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 문제를 지적했지만 알리바바가 사업영역을 급속히 넓히면서 중국인들의 의식과 생활을 바꿔가고 있는데 대한 당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과 중화권 매체들은 마윈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 계열과의 밀접한 관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RELNEWS:right}

    그동안 마윈이 장 전 주석 계열과 밀접한 관계라는 소문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알리바바 투자자로 참여한 장 전 주석의 손자와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 아들이 알리바바 상장후 막대한 부를 챙겼다고 로이터 통신이 앞서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부패와의 전쟁'을 제창하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와 알리바바의 힘겨루기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중국 IT산업의 세계화를 이끌며 입지전적 신화를 이뤄낸 마윈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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