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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분노 "우린 애 맡기고 차마시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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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복지

    전업주부 분노 "우린 애 맡기고 차마시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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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육수준 문제를 왜 주부에게 돌리나?
    -집에서 애나 키워라? 각자 사정 달라
    -애 키우기, 24시간 아이랑 붙어있어야
    -시간제 어린이집 태부족, 미리 예약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전주영 (주부)

    청취자 분들 중에서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전업주부들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 22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업주부까지 전일제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니까 어린이집 수요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 복지혜택을 맞벌이 부부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개선하자.’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전업주부들 사이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는 전업주부들은 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어떻게 들었을까요? 오늘 전업주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도록 하죠. 서울 서초구의 전업주부인 전주영 씨를 연결합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 전주영>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현재 몇 세 아동을 키우고 계신가요?

    ◆ 전주영> 현재 만 29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박재홍> 지금 어린이집에 보내고 계시고 있는 거고요?

    ◆ 전주영> 네, 작년 11월부터 보내고 있어요.

    ◇ 박재홍> 그런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2일에 이런 지적을 했습니다. ‘전업주부까지 전일제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니까 지나치게 어린이집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 발언 들으시고 어떠셨어요?

    ◆ 전주영> 보육의 질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문제의 시작이 된 거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않고 ‘전업주부까지 어린이집 이용을 많이 하니 수요가 폭발해서 결국은 질이 안 좋아진다.’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데요. '애 키우는 건 엄마들이 해야 할 일인데 왜 나랏돈을 써서 어린이집에 맡기느냐.'는 식의 기본적인 생각이 바닥에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문제인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면 정부의 이런 정책 흐름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이를테면 ‘복지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우선 전업주부를 타깃으로 삼았다.’ 이런 비판도 있는데요.

    ◆ 전주영> 이건 좀 편가르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전업주부가 그냥 노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주부들 중에서는 학생으로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요. 그건 각 가정마다 사정이 다 다른 거거든요. 그런데 전업주부 하면 그냥 '집에서 노는 사람, 애나 키워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런데 사실 워킹맘들도 언제 전업주부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잖아요. 저출산 문제를 이야기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리고 사실 전업주부로 아이만 키워도 굉장히 힘드시잖아요. 어떨 때 가장 힘이 드세요?

    ◆ 전주영> 아이를 키우면 거의 두 돌까지는 '원 플러스 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래서 아이와 늘 함께 다녀야 되는데요. 정말 24시간 아이를 봐야 하는 상황이죠. 언제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집안에 누군가가 아플 경우에, 실제로 제가 교통사고를 당했었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병원에 다니지 못했어요.

    ◇ 박재홍> 그리고 현재 둘째 아이를 출산 예정이시라고 들었는데요. 그러니까 더욱 보육에 대한 부담이 크시겠네요.

    ◆ 전주영> 제가 3월에 출산 예정인데요. 이런 환경에서는 사실 더 낳고 싶어도 낳기가 부담스럽죠. 또 이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이런 부분에서 두려움이 생기고요. 아이를 왜 낳아야 되는 건지, 약간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 박재홍> '왜 아이를 낳아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다는 말씀이세요. 그런데 또 인터넷을 통해서 최근 전업주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들으셨을 것 같아요. 이를테면 ‘애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커피나 마시고 놀러다닌다.’, 이런 얘기들까지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이야기 들으면 어떠세요?

    ◆ 전주영> 많이 억울하죠.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반문을 하고 싶은 게,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 건가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 전주영> 저는 두 돌 넘어서 27개월 때 아이를 보냈는데요.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아실 텐데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까지는 제가 제대로 앉아서 밥을 먹을 시간조차 없어요. 아이 떠먹이고, 아이 밥 챙겨주고요. 그리고 아이 화장실 가고 이런 식으로 해서 막상 저는 제대로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었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아이를 보내고 나서 1시간 정도 커피를 마시는 게 왜 죄악시되는지 모르겠어요.

    ◇ 박재홍> 예.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런 얘기도 했네요. ‘0세부터 2세까지의 어린이는 친부모가 돌보는 것이 좋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들으셨어요?

    ◆ 전주영> 동의해요. 동의하는데, 물론 조건이 있는 거죠. 부모가 함께 양육하는 문화가 깔려 있어야 하고요. 아이를 잠깐이라도 맡길 수 있는 시간제 어린이집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활성화 돼야 집에서 직접 양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박재홍> 말씀하신 시간제 어린이집이라든지, 육아도우미 제도를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데요. 실제로 아이 키우시면서 이용해 본 적 있으세요?

    ◆ 전주영> 아니요. 한 번도 없어요. 시간제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는 듣고 있지만요. 시간제 어린이집을 이용하려면 며칠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해요. 제가 '며칠 뒤에 아플 겁니다' 이런 식으로 예약을 할 순 없잖아요. 이런 것도 문제고요. 그리고 시간제 어린이집이 저희 동네에는 없어요.

    ◇ 박재홍> 실제적으로 이용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네요. 뭐랄까요. 말씀을 쭉 듣고 나니까 우리나라는 아이 키우기 정말 어려운 나라네요.

    ◆ 전주영> 되게 어렵고요. 사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회도 아니고요. 아이를 더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개인적으로 어머니께서 점수를 매기신다면, 우리나라 보육정책은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 전주영> 10점 정도요.

    ◇ 박재홍> 10점이요. 10점이면 낙제 중에서도 아주 낙제네요.

    ◆ 전주영> 예. 저는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주영>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서울 서초구의 전업주부 전주영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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