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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리는 곳 벌써 나와야 하는데… 담배농사 하겠다는 사람 많은데 걱정"



생활경제

    "씨 뿌리는 곳 벌써 나와야 하는데… 담배농사 하겠다는 사람 많은데 걱정"

    담배농가 담뱃값 인상 유탄… KT&G도 외산 잎담배 늘릴듯

    담배 자료 사진. (윤성호기자)

     

    외국산 담배들이 담뱃값 인상을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여기고 가격을 낮추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기서 골머리를 썩는 건 비단 KT&G 뿐만이 아니다. 생산한 잎담배 전량을 KT&G에 납품하는 담배 농가들은 생산기반이 무너질까 전전긍긍이다.

    25일 연엽초 생산 농가들에 따르면 남부지방의 경우 빠르면 1월 말부터 시작하는 파종 작업을 계획조차 못하고 있다. 보통 농가와 KT&G 간 계약은 1월 말에서 2월에 체결하는데, 최근 담뱃값 인상과 판매량 급감 등 담배산업 전망이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늦춰지는 분위기다. 담배잎을 생산하고자 하는 농가는 늘어나는 상황과 국내에서 담뱃잎을 구매하는 양을 줄이려고 하는 KT&G의 입장이 부딪친다.

    일단 농가 상황을 보면, "담배 농사 하는 집에는 딸을 시집보내지 말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어렵다는 농사임에도 경작 희망자가 늘고 있다. FTA 등으로 농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안정적인 매입처'가 있다는 점이 강력한 유인이 되는 것이다. 연엽초생산협동조합(연협)에 따르면 2014년 3,544개 농가가 참여했던 것이 올해는 확보된 농가만 3,851개다. 여기에 추가로 경작을 희망하는 농가는 628개다.

    국내 담배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농가와 계약을 통해 잎담배를 구매하고 있는 KT&G는 이런 분위기가 부담스럽다. KT&G 관계자는 "최근 담배가격 인상, 소비량 급감, 이에 따른 판매량 급감 등 담배산업환경이 극도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산잎담배 재고부담 가중으로 인하여 타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까지 계약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연도별 국․외산 담배점유율 변화.

     

    담배는 아열대 작물이라 기후조건과 인건비 때문에 우리 농가가 생산한 잎담배가 수입보다 2~3배 비싸다. 담뱃값이 인상될 때마다 국산담배 점유율이 낮아졌던 악몽도 있다. 판매율 감소에 따른 수익감소분 보전을 위해 KT&G가 상대적으로 저가인 외국산 원료잎담배의 사용비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KT&G는 2001년과 2005년 담뱃값 인상 때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국내산 원료잎담배의 사용비율을 낮춰왔다. 국내판매용 제조담배의 국산잎담배 사용 비율은 2001년 75%이던 것이 지난 해 37%까지 낮아진 상태다.

    국내판매용 제조담배의 연도별 원료 잎담배 사용 현황. (2014년 국정감사 자료)

     

    오매불망 KT&G와의 계약을 기다리고 있는 농가들은 담뱃값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건 우리라고 하소연이다. 연협 관계자는 "KT&G와 연협중앙회는 2011년 '국내 잎담배 생산기준면적 5,400ha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서를 체결했는데, 합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가구당 최소 5명 이상의 고용효과도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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