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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원의 깨톡]“한국, 행운을 빈다!” 日 나가토모의 여유



축구

    [오해원의 깨톡]“한국, 행운을 빈다!” 日 나가토모의 여유

    • 2015-01-19 16:49

    요르단과 조별예선 3차전 앞두고 멜버른 인근 해변서 망중한

    일본 축구대표팀의 핵심 선수인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왼쪽)와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는 요르단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D조 3차전을 하루 앞두고 멜버른 인근의 세인트 킬다 해변을 찾아 망중한을 즐겼다. 멜버른(호주)=오해원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장도에 올랐습니다. 이들과 함께 호주를 누비는 동안 미처 기사에 싣지 못한 소소한 이야기를 [슈틸리케호의 깨알 같은 이야기, 오해원의 깨톡(TALK)]을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한국 대표팀에 행운을 빈다.” (일본 축구대표팀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우리 대표팀은 지난 18일 브리즈번을 떠나 멜버른으로 이동했습니다. 17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호주를 상대로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조별예선을 치러 1-0으로 승리한 대표팀은 멜버른 도착 후 달콤한 휴가를 얻었습니다.

    조별예선 3연승으로 A조 1위가 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19일 하루 동안 선수들에게 자유를 허락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은 뒤 저녁까지 자유롭게 8강 진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녁 식사도 숙소에 돌아와 하는 것뿐 아니라 멜버른 시내에서 자유롭게 해결하고 저녁 10시 이전에만 돌아오면 된다는 파격적인 휴가였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통 큰 결정 덕분에 호주 현지에서 대표팀과 동행 취재를 하는 기자들도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동으로 묵혀뒀던 빨래도 하고, 멜버른 시내에서 식사도 하며 대표팀 선수 못지 않은 여유를 맛봤습니다.

    저 역시 동료 기자들과 트램(전차)을 타고 가볍게 멜버른 시내를 둘러본 뒤 세인트 킬다(Saint Kilda)라는 인근의 해변을 찾았습니다.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브리즈번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멜버른 역시 여름이라 한낮에는 더운 날씨가 이어졌고, 해변에는 많은 현지주민으로 붐볐습니다.

    세인트 킬다 해변에서 늦은 점심을 먹던 제 눈앞에 두 명의 작은 동양인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얗고 키가 큰 호주인 사이에 파란색 운동복을 입은 동양인들은 다름 아닌 일본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그리고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인테르 밀란)였습니다.

    맛있게 먹던 식사를 내팽개치고 본능적으로 많은 호주인 사이에 눈에 띈 이들에게 달려갔고, 요르단과 조별예선 D조 3차전을 하루 앞두고도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던 두 선수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가까이 있던 가가와를 제치고 나가토모와 먼저 대화를 나누게 됐고, 가가와는 그 사이 멀찌감치 걸어가 버렸습니다. 가가와가 자신에게 먼저 대화를 걸어주길 바랐지만 제가 나가토모에게 먼저 말을 걸자 다소 심술이 난 듯했습니다. 반대로 나가토모는 가가와가 아닌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자 기쁜 듯 인사도 먼저 해주고 밝은 표정으로 사진 촬영도 응했습니다. 마치 둘이 자존심 싸움에서 나가토모가 승리하고, 가가와가 패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나가토모는 한국에서 온 취재진이라고 밝히자 다소 당황하는 듯했지만 밝은 미소는 잃지 않았습니다. 잠깐의 만남을 뒤로하고 “일본 대표팀의 행운을 빈다.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만나길 기원한다”고 작별인사를 먼저 건넸습니다. 그러자 나가토모 역시 “한국 대표팀에 행운을 빈다”며 악수를 청했습니다. 지난 16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이라크의 조별예선 D조 2차전이 끝난 뒤 냉랭한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의 나가토모였습니다.

    나가토모와 대화를 마친 뒤 한참이나 멀리 걸어간 가가와를 쫓아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러자 가가와는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마지못해 “오케이”라고 답을 했고,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가가와는 다소 자존심이 상한 듯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일본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는 말에도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밝은 표정으로 옆에 있던 나가토모와 다시 해변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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