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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장근석 빗나간 거짓말과 국세청 봐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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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스타 장근석 빗나간 거짓말과 국세청 봐주기

    [기자의 창] 탈세 명백한데도 부인…인기·부에 따른 무게 기억해야

    배우 장근석.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류스타 장근석씨의 수십억원대 탈세 납부를 보도한 것은 지난해 10월 17일이었다. (CBS노컷뉴스 '[단독] 탈세 부인하던 배우 장근석, 수십억원 추징') 검찰이 한류 기획사인 H사의 역외 탈세 혐의를 포착해 국세청에 자료를 넘겼고,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H사와 일했던 장씨의 세금탈루가 드러나 수십억을 추징당했다는 보도였다.

    취재부터 기사를 출고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국세청과 검찰 등이 철통 보안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세청은 기본적으로 납세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가 있는데다 어찌됐건 가산세를 더해 수십억원을 한꺼번에 납부한 만큼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의 탈세가 외부로 알려지는 데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며칠간의 발품과 수소문 끝에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기사가 출고될 수 있었다. 곧바로 여론이 들썩거리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장씨 측은 몇 시간 만에 이같은 내용을 과감하게 부인했다.

    장씨의 홍보대행을 맡은 회사 관계자는 당시 기자들의 확인 문의가 쏟아지자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적은 있지만 정기적인 세무조사를 받았고, 추징금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씨는 이미 지난해 9월 국세청에 중국 활동 등에서 거액의 세금을 누락한 부분을 인정하고 거액의 추징금을 납부한 상황이었고, 국세청도 이같은 사실을 검찰에 간접적으로 통보한 뒤였다.

    당시 CBS노컷뉴스는 장씨 기획사에 직접 해명을 요구했지만, 해외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 등으로 기자와의 접촉을 꺼렸다. 기획사는 해당 기자에게는 공식자료를 내지 않은 채 홍보대행사 관계자를 통해 연예부 기자들에게 일일이 해명하는 식으로 탈세 의혹을 부인했다.

    그리고 보도 당일 오후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장씨의 탈세 의혹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한풀 꺾였다. 장씨는 이후 국내 활동을 자제하고 해외 활동에 집중했다.

    그로부터 석 달 뒤인 14일 <국민일보>가 같은 내용을 확인해 재차 보도했다. 총 추징금 액수가 100억원에 육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씨는 국내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케이블TV 인기 프로그램인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으로 복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장씨 측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씨 측은 일단 오전부터 홍보대행사를 통해 연예부 기자들에게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이미 다 해명했는데 왜 다시 논란이 불거졌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멘트를 했다. 구체적인 탈세 내용과 액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 추상적인 변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삼시세끼' 방영과 더불어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기획사는 이날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기획사의 회계상 오류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간 부인하던 탈세 혐의를 처음으로 인정하면서도 끝까지 장씨의 잘못이 아닌 회사의 실수였다고 선을 그었다. 기획사는 장씨에게도 미안하다며 '셀프 사과'까지 했다.

    장씨의 기획사는 철저한 1인 기획사이다. '트리제이컴퍼니'는 지난 2009년 만들어질 당시부터 오로지 장근석씨의 모든 국내외 활동만을 전담하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장씨의 가족이 운영에 관여하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기획사 잘못일 뿐 장씨의 잘못은 없다는 말은 궁색할 수밖에 없다.

    그간 방송인 강호동씨를 비롯해 배우 송혜교씨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탈세 혐의로 홍역을 치렀다. 강호동씨는 추징금 수억원을 납부하면서 방송 은퇴 선언을 하고 긴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송혜교씨의 경우에도 탈세 혐의가 뒤늦게 드러나자 결국에는 대중 앞에 고개숙여 사과했다.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했지만 잘못을 한 만큼 공인으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

    그런데 장씨의 반응은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지 못했다. 장씨는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노정환 부장검사)의 한류 기획사에 대한 내사 착수로 이름이 언급될 때부터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지난해 10월 CBS 노컷뉴스의 보도, 그리고 최근 국민일보의 보도에서도 매번 조금씩 말을 바꿔가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연예인 탈세에 대해서는 극도로 보안을 지키며 검찰 고발을 꺼리는 국세청의 태도도 문제를 키웠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에서 통째로 넘겨준 내사 자료를 토대로 국세청 세무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국세청은 추징금 액수가 상상을 초월하는데도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장씨와 기획사측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범법 여부를 심사하는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도 열지 않았다.

    심지어 국세청은 한류 기획사 H사 대표 장모씨에 대해서는 범칙조사위원회를 열고도 '액수가 적다'는 이유로 역시 고발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사건을 넘겨준 검찰은 국세청이 아무 고발 없이 추징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자, 세무자료 압수수색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류 바람이 수년째 식지 않고 계속되면서 연예인들의 해외 수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관련 산업을 키우는 한류스타들은 분명 제2의 외교관 몫을 하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장근석씨도 일본, 중국 등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류스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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