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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 키아누 리브스…"코리안 타임 사라진 게 언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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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각생' 키아누 리브스…"코리안 타임 사라진 게 언젠데"

    [기자의 창] "면도하느라 늦어져"…내한 기자회견 예정보다 30분 지연

    영화 ‘존 윅’ 주연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8일 오전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내한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톱스타 키아누 리브스는 왜 면도를 고집해서 100여 명의 기자들을 30분이나 기다리게 만들었을까.

    2008년에 이어 7년 만에 내한한 키아누 리브스. 그는 21일 개봉하는 주연작 '존 윅'(수입 조이앤컨텐츠그룹)을 홍보하기 위해 8일 오전 11시 서울 반포동에 있는 JW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자주 보기 힘든 외국배우의 내한 행사인 만큼 이날 행사장은 10시 30분부터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취재진으로 붐볐다.

    그런데 행사 시작을 10분여 앞두고 장내에 아나운서의 멘트가 흘렀다. "키아누 리브스가 멋진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급하게 면도를 하고 오겠다고 한다. 그래서 10분 정도 늦어지는 점 양해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왜 행사 시작에 임박해서야 면도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먼 길을 온 손님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까닭일까. 취재진은 이에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

    행사 시작을 약속한 11시 10분쯤 무대 위 단상에 오른 아나운서는 몇 분 동안 식순과 사진 찍을 때 주의사항 등을 전달했다. 하지만 마지막 말은 "잠시만 더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다. 그 때가 11시 13분이었다.

    아나운서의 양해를 구하는 멘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시 23분쯤 "키아누 리브스가 호텔에서 이곳으로 오는데 길이 막히는 모양이다. 5분 뒤에는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날 행사를 시작한 시간은 예정보다 30여 분이나 늦어진 11시 33분. 현장에 일찍 와 있던 기자들은 한 시간 넘게 키아누 리브스를 기다린 셈이 됐다.

    이 과정에서 현장은 "면도한다더니 스킨 헤드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비난 섞인 항의가 이어지면서 술렁이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키아누 리브스는 "미안합니다"라는 한국어를 섞어 "지각하게 돼 너무 죄송하다. 그럼에도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는 회견 중반 "제가 출연한 영화가 특정 지역이나 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생각할 만한 이슈를 던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키아누 리브스의 말이 맞다. 배우는 그 무엇보다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주는 데는 배우에 대한 신뢰도가 큰 몫을 차지한다. 결국 배우에 대한 관객의 믿음은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그의 평소 언행을 통해 다듬어지기 마련이다.

    쉰을 넘긴 나이에도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의 주인공을 멋지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키아누 리브스. 하지만 7년 만에 찾은 한국에서의 첫 공식 행사에서 지각생이 돼 버린 그의 실수가 영화에 그다지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듯싶다.

    영화 존 윅을 한국에 소개하는 수입사, 홍보·마케팅사 입장에서도 그의 내한은 관객에게 작품을 알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면도를 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나타나겠다"는 키아누 리브스의 개인적 바람보다는, 약속시간을 지켜 한국 관객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그에게 인지시켰어야 하지 않을까.

    '테스트 마켓' 성격이 강한 한국의 영화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 배우들의 내한도 잦아지고 있다. 작품을 통해서만 자주 접할 수 있을 뿐 실제로 보기 힘든 이들 배우에 대해 우리는 다소 판타지적인 인상을 지닐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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