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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속 어설픈 김정은, 美여론 '별 거 아니네…'



미국/중남미

    "'인터뷰' 속 어설픈 김정은, 美여론 '별 거 아니네…'

     


    -김정은, 여성성 콤플렉스 인물로 묘사
    -팝음악, NBA 동경하는 장면도
    -北 부정적 이미지에 교포들 씁쓸
    -극장 매진사례, 애국관람 기류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유나리 (미국 로스엔젤레스 통신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뤘다고 해서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된 영화 <인터뷰>가 현지 시각으로 성탄절에 극장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테러위협에도 불구하고 제작사인 소니 픽쳐스가 결국 전면 공개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인데 아직까지 다행스럽게도 특별한 테러 징후들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가 공개된 뒤 미국 현지의 분위기는 어떤지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LA에 있는 유나리 통신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유나리>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영화가 공개됐는데요. 영화 보셨습니까?

    ◆ 유나리> 네, 저도 운 좋게 봤습니다.

    ◇ 박재홍> 일단 영화 내용을 한번 짚어보도록 하죠. 막상 영화가 공개되니까 어떤 내용들이 있었습니까?

    ◆ 유나리> 일단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북한의 모습이라든지 아니면 김정은의 생활상이라든지 여러 가지 비쳐지지 않았던 모습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화제가 되고 있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면 김정은을 어떻게 묘사한 건가요?

    ◆ 유나리> 딱 잘라서 표현을 하면 그가 실제로는 많이 어설프고 미국말로는 템퍼(Temper)라고 하죠, 자기 화를 잘 억누르지 못하는 어린 김정은의 모습이 영화 속에 그대로 반영이 되어 있다고 보면 돼요. 그리고 영화 속에서 김정은이 실제로는 자기가 여성성이 많다고 표현하거든요, 그래서 할아버지인 김일성이나 아버지인 김정일이 자신의 여성성을 많이 비난하고 고쳐야 된다고 혼낸 것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는 것처럼 묘사됐어요. 그래서 그 콤플렉스 때문에 김정은이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극악무도해지고 이성을 잃는 부분들이 영화 속에서 많이 그려지더라고요.

    ◇ 박재홍> 그리고 또 외국 문화를 좋아하는 모습, 이를테면 농구를 좋아하는 장면도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장면이 있었습니까?

    ◆ 유나리> 김정은이 미국 가수인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는 걸로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자기의 아내도 본인이 케이티 페리 노래를 즐겨 듣는 거 싫어하고, 아버지인 김정일도 팝을 즐겨 듣는 것을 싫어해서 본인이 탱크 안에 숨어서 노래를 듣는다고 영화에 나와요. 그런 부분도 나왔었고, NBA 스타였던 데니스 로드맨과 친하다는 것은 워낙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NBA를 평소에 워낙 즐겨보다 보니까 자기 부하들을 놓고 주인공이랑 농구하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가 실제로는 미국 문화를 얼마나 동경을 하고 좋아하는지를 표현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 박재홍> ‘김정은의 실제 모습이 어떨 것이다’라는 영화적인 상상이 상당히 있었을 것 같은데 영화를 본 미국인들의 반응이 대체로 어떻습니까?

    ◆ 유나리> 조금 반으로 나눠졌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어떤 분들은 북한이란 나라가 실제로 김정은이 저렇게 어렵게 사는 주민들을 등한시하고 전쟁이나 핵무기에만 집중을 하는 모습을 비판하는 분들이 계시고요. 또 반면에 ‘그냥 이건 뻔한 미국식 코미디 영화다’ ‘이것 때문에 왜 논란이 됐던 거지?’ 뭐 미국식 표현으로는 ‘It's not a big deal’이다. ‘이건 별 큰일이 아니다’ 이런 반응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영화 '인터뷰' 포스터

     

    ◇ 박재홍> 미국인들 반응은 그렇고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포들 반응은 어떠세요?

    ◆ 유나리> 교포분들은 사실 영화를 보면서 씁쓸해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어쨌든 북한이라는 나라가 한민족이고 떼어낼 수 없는 그런 관계에 있는데, 그런 나라가 굉장히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부정적으로 그려지다 보니까 보는 내내 기분이 안 좋다는 분들도 계셨고요. 또 여기 나오는 랜달 박이라든지 다이애나 방이라든지 한인 2세 배우들이 김정은 역할을 하고 북한 여 공작원 역할을 했는데 그분들이 한국말을 정확히 구현하지 못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좀 한국 사람이 들을 때 불편하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 박재홍> 한국어 발음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문법도 안 맞다는 지적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 유나리> 문장이라는 게 주어, 서술어가 잘 맞아야 되는데 영작된 시나리오를 그냥 한국어로 번역을 하다 보니까 앞뒤가 안 맞는 문장 그대로 읽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 박재홍> 그리고 영화 공개가 극장과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극장에서도 많이들 보고 일부 극장은 매진됐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 유나리> 네. 오늘이죠, 여기는 크리스마스인데. 크리스마스 당일에 약 300개의 상영관이 지금 개봉을 한 상태인데요. 실제로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주말까지는 거의 표가 매진된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주말까지요?

    ◆ 유나리> 네, 주말 내내 거의 매진이고. 지금 제가 아시는 분들도 LA 인근에 웨스트우드에 있는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표를 구할 수 없고 계속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개봉 전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서 오히려 홍보효과가 극대화 된 거 아닙니까?

    ◆ 유나리> 그러니까 이번에 논란을 통해서 본의 아니게 노이즈마케팅을 하게 된 것 같고요. 미국인들이 워낙 저항 정신이 높다 보니까 이번 논란을 통해서 이른바 애국관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미국분들이 그래서 극장에 다 보러 나가시고 또 집에서 일부러 찾아보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 박재홍> 오히려 북한 쪽의 반응이 미국 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그런 상황이네요.

    ◆ 유나리> 네. 오바마 대통령뿐만 아니라 조지 클루니나 숀 펜 같은 할리우드 배우들도 다들 이 영화가 개봉이 취소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화가 많이 났었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그런 발언들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이 영화를 봐야 한다’는 식으로. 그러다 보니까 이 영화가 오히려 그런 쪽의 특혜를 굉장히 많이 받았죠.

    ◇ 박재홍> 종래에 미국 내에서도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악의 축’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요. 영화가 개봉된 후에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 어떻게 좀 바뀔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유나리> 일단 과거에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사실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냥 ‘테러국가’, ‘우리한테 위협을 줄 수 있는 국가’, ‘공산주의국가’ 이런 것뿐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는 북한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듯한 표현과 뉘앙스가 많이 담겨져 있다 보니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미국인들이 ‘북한 뭐 별거 아니지, 저런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뭐 어떻게 하겠어?’ 이런 식의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졌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이미지를 좀 더 가질 수 있게 됐다는 말씀인가요?

    ◆ 유나리>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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