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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쌀국수전문점 "장사야말로 종합예술"



생활/건강

    국내 1호 쌀국수전문점 "장사야말로 종합예술"

    [한국형 장사의 신] 쌀국수 브랜드의 시초 '리틀 사이공'


    해외에는 쌀국수 전문점이 많다. 그만큼 베트남 쌀국수는 대중화돼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부터 17년 전,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쌀국수 전문점이 생겼다. 해외에서 공부했던 학생이 고향으로 돌아와 쌀국수집을 창업한 것.

    쌀국수의 인기는 엄청났다. 때로는 해장용으로, 때로는 식사용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후 너도나도 쌀국수 사업에 뛰어들었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프랜차이즈 모기업만 수십 개였다. 경쟁력 없는 경쟁에 맛과 질이 하향 평준화 됐고 지금은 쌀국수 열기가 뜸하다.

    그러나 처음 국내에서 쌀국수를 시작했던 '리틀사이공'은 여전히 건재하다. 쌀국수 프랜차이즈가 내리막길을 걸을 때 자신만의 레시피를 유지하며 지금은 오히려 더 강해져 있다. 당시 쌀국수를 만들기 위해 베트남에서 왔던 직원은 회사 이사로 성장해 가게를 관리하고 있다.

    대한민국 쌀국수 열풍을 불러온 리틀 사이공. 31살에 창업을 시작한 박형상 대표에게서 숨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진짜 사골을 끓여 육수를 낸 쌀국수 퍼보. 사진 = 김기현 PD

     


    ■ 어떻게 쌀국수를 시작하게 됐나?

    94년도 호주에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그때 우연히 베트남 음식을 알게 됐다. 이후 베트남을 가서 쌀국수에 빠졌고 97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 비전이 보였나?

    외국에는 어딜 가나 쌀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 외국에 있는 한국인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먹힐 것으로 생각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월남쌈. 사진 = 김기현 PD

     


    ■ 당시 31살에 창업을 했는데 어린 나이에 부담은 없었나?

    많은 부담을 가졌다. 집에 돈이 넘쳐서 사업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나에겐 딱 한 번의 기회만 있었다. 그래서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회사에 다니면서 계속 점포 위치를 고민했다. 자리 보는 데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이후 요리사를 구하고 물건을 수입하는 것까지 합하면 대략 3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 처음 하는 사업이라 재료 구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식자재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국내에선 없고 수입 자체가 안 되고 있었으니까. 직접 베트남에 가서 재료를 사오기도 했다. 그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

    속이 훤히 보이는 고이꾸온. 사진 = 김기현 PD

     


    ■ 17년 전 당시 함께 했던 직원을 이사로까지 승진시켰는데, 보기 드문 사례 아닌가?

    그런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노하우만 전수받고 자기 사람으로 바꿔버리는. 그런데 정말 성실하게 잘한다. 식자재 하나 허투루 버리는 일이 없다. 남은 부위는 우리 식구가 해먹을 때 만들어 먹는다. 내가 주인이라지만 그렇게 하기 힘든데 우리 가게를 자기 가게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나?

    지금은 우리 회사 이사로 주방에 관해서는 전권을 위임했다. 우리 회사의 개국공신이자 원동력이다.

    리틀사이공의 '분보싸오' 사진 = 김기현 PD

     


    ■ 창업 후 수많은 회사가 쌀국수 전문점을 따라 하고 프랜차이즈화했다. 어떻게 살아남았나?

    결국은 맛의 변별력인 것 같다.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 심지어 라면 수프같이 가루만 넣으면 맛을 내는 국물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가맹수수료 때문에 이윤이 많이 남질 않으니 살아남기 위해 인건비나 재료비를 줄이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손님도 자연히 줄 수밖에 없다.

    우리집은 사골을 쓰고 닭고기까지 넣으며 맛을 낸다. 우리가 조미료도 최대한 안 쓰고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큰 백화점에서 계속 리틀 사이공 입점을 원한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최근 백화점이 검증된 집, 희소성이 있는 가게를 찾는 것 같다. 물론 맛도 굉장히 중요하고.

    리틀사이공의 구아짜조. 사진 = 김기현 PD

     


    ■ 백화점 입점의 장단점은?

    일단 장점은 저변확대가 굉장히 빠르다. 백화점 홍보를 통해 함께 나가니까 로드샵에 비해 자리 잡기가 빠르다. 그래서 기본 매출 수준은 보장된다. 동시에 소문도 빨라서 기업 평판에도 도움이 된다. 서비스나 위생도 백화점이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직원들 교육이 저절로 된다. 반면 보이는 것에 비해 마진율은 로드샵보다 많이 떨어진다.

    ■ 본인이 생각하기에 장사를 뭐라고 생각하나?

    장사? 내가 보기엔 장사는 ‘종합예술’이다. 너무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맛도 있어야 하고, 서비스도 좋아야 하고, 목도 좋아야 한다. 그뿐인가? 운도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장사는 종합예술이다.

    국내 쌀국수 열풍의 선구자 리틀사이공 박형상 대표. 사진 = 김기현 PD

     


    ▶ 김유진 푸트칼럼니스트 평가

    '유니크'하다. 현지 베트남 쌀국수보다는 덜 느끼하고, 국내 쌀국수집보다는 묵직하다. 마치 어머니가 갈비탕을 끓여 줄 때의 진한 맛? 특히 조미료 맛이 없어서 국물에 있어 어느 가게보다 자유롭다. 이 국물의 차이가 오늘까지 건재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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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사이공의 퍼싸오. 사진 = 김기현 PD

     


    ▶리틀사이공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640-1

    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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