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보적인 주력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과 자동차 부문에서 중국이 한국을 이미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우리나라 10대 수출품목을 8개 산업으로 재구성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과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 6개 주력 산업이 중국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스마트폰은 올해 2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한국이 중국에 1.2%포인트 뒤졌다.
화웨이·레노버·샤오미 등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기업 9곳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1.3%, 한국의 삼성·LG의 점유율은 30.1%로 집계됐다.
고가 제품군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인기가 여전하고,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가격경쟁력과 기술력까지 겸비한 중국업체의 다양한 제품이 자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 판도가 바뀌었다.
자동차산업은 더욱 심각해 중국 생산 차들이 2009년에 이미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생산량은 337만대, 세계시장 점유율은 5.4%로 중국의 291만대, 4.7%보다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2009년에는 중국이 243만대 가량을 앞서며 역전을 허용해 지난해 중국은 1,097만대를 생산하며 점유율 12.5%를 기록한 반면 한국의 생산량은 863만대, 9.8%로 열세상황이 굳어졌다.
한국이 해외생산을 통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9%까지 끌어올렸으나 최근 정체기에 접어든 사이 중국은 내수를 기반으로 해외 업체들의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 한국이 조선, 철강 강국 '오래 전 옛말'
조선·해양산업에서도 수주량과 건조량, 수주잔량 등 3대 지표에서 중국이 모두 한국을 앞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수요 진작과 금융지원으로 3대 지표 전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실상을 전했다.
따라서 "한국은 이제 양적 성장보다는 LNG선과 드릴십 등 아직 중국보다 앞선 고부가가치 선박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려놓아야 한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도 지난해 우리나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835만t(5.4%), 중국은 1,876만t(12.2%)로 1,041만t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유산업 역시 중국의 양적 성장이 두드러져 석유 정제능력을 기준으로 중국은 2003년 세계시장 점유율 6.6%에서 2013년에는 13.3%로 두배 가량 는 반면 한국은 2.8%에서 3.0%로 0.2%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철강 역시 중국의 점유율은 2003년 22.9%였지만 지난해에는 48.5%로 세계 시장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한국은 이 기간 4.8%에서 4.1%로 오히려 뒷걸음쳤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정도만이 한국이 여전히 중국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 분야 역시 중국의 위협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중국의 제조업은 이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까지 갖춘 상태"라며 "한국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중국에 따라잡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과 격차를 벌릴 핵심기술 확보와 새로운 사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