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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아저씨, 우리 같이 좀 삽시다" 대자보 화제



교육

    "최씨 아저씨, 우리 같이 좀 삽시다" 대자보 화제

    1년만에 부는 대자보 바람…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보내는 '협박편지'

     

    지난 3일 연세대와 고려대 캠퍼스에 붙은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 대자보가 화제다.

    지난해 고려대에 붙어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됐던 '안녕들하십니까'에 이어 1년만에 대학가에 붙은 대자보로 시민들에게 잔잔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최씨 아저씨…' 대자보는 '정규직 과보호'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최 부총리가 내놓는 경제정책때문에 젊은이들은 미래를 꿈꾸기 힘들다는 내용을 옆집 아저씨에게 얘기하듯 담아내고 있다.

    대자보에는 "최경환 아저씨, 계급장 떼고 그냥 포장마차에서 만났다고 상상해봅시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친구들은 빚지고 대학을 나가고, '취준' '스펙초월'에도 채용이 안되는 현실을 꼬집어 얘기하고 있다.

    이어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 사회의 허리인 청년들은 달릴 힘이 없다"며 "계속 이러면 곤란하다. 같이 좀 살아보자"고 마무리 했다.

    이 대자보는 연세대와 고려대학생들이 주축되어 만든 인터넷매체 '미스핏츠'(www.MISFITS.kr)가 붙인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 전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최경환 아저씨, 저는 좀 화가 나 있습니다. 아저씨가 하신 말 때문에요. 총리 대 찌질이 대학생으로 말하지 말고, 계급장 떼고, 우리가 그냥 포장마차에서 만났다고 상상해봅시다. 요즘 욕 많이 드시느라 힘들다고 소주 한 잔 따르신다면, 저는 그거, 냅다 뺏어 제 잔부터 채우렵니다. 저는 경제는 잘 모르는 학생입니다만, 제가 체감하는 삶은 아저씨 생각이랑 많이도 다릅니다.

    작년 서울시 통계를 보면, 40대 이상은 암으로 죽고, 20대는 자살로 죽었답니다. 장년층이 속 곯아 암으로 죽는다면, 청년층은 애쓰다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아저씨, 제 친구들은 평균적으로 천 삼백만원어치 빚을 지고 대학을 나갑니다. 요즘엔 취업도 힘들어서, 1년 정도 ‘취준’하는 건 찡찡댈 축에도 못 끼고요. 기업들은 ‘스펙초월’이다 뭐다 하는데, 주변에 토익 점수 하나 없이 이력서 쓰는 애들, 본 적 없습니다. 주변에 취직한 친구들 두 명이 야근하는 분량을 합치면 일자리 하나는 거뜬히 나오는데, 왜 채용 인원은 그렇게 적습니까.

    고생대결하자는 게 아니라요, 그냥 같이 잘 좀 해보자고요. 우리도 부모한테 빚 안지고, 독립해서 멀쩡히 회사 다니고 싶어요. 그래서 다들 이 고생하면서 안정적으로 돈 벌 데 가고 싶어 한다고요. 이 빚, 본인이 못 갚으면 부모 빚 되고 형제 빚 되요.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 못 만들면 청년만 손해가 아니라고요. 안 그래요, 또 하나의 부모 최경환씨? 우리가 취업 못하고, 창업 망하고, 집 못사면 우리 부모님 세대도 죽어난다고요. 우리가 엄마아빠가 가진 부동산들 안 사주면 집은 누가 사고, 부모님 받으실 연금은 누가 내요. 청년이 이 사회의 허리입니다. 허리를 이렇게 끊으면, 달릴 힘이 어디서 날까요?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돈 낸다고 저희 미래 책임져 주시지도 않잖아요. 제가 60살 되면 남는 연금이 없을테니까요. 예? 그러면서 20만원 지원하고 다자녀 낳으라고 하고요. 택도 없네요. 자꾸 이렇게 헛소리하시면 우리는 순순히 애를 낳아주지 않을 겁니다. 다른 정치인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청년을 ‘봉’으로 알고 선거때만 빛 좋은 개살구를 던지면, 우리는 순순히 연금을 내주지도, 집을 사주지도 않을 거란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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