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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서 다시 쫓겨나는 '고려인' 일용직들



광주

    고국에서 다시 쫓겨나는 '고려인' 일용직들

    [비정규직⑤]

    세계적인 경기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국내 경기침체도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고 있다.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정규직의 신분을 약화시켜 비정규직과의 하향평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광주CBS는 자신의 신분에 대해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지역 비정규직들의 현실을 시리즈로 보도한다. 오늘은 다섯번째로 중앙아시아와 유럽 등지에 떠돌다 고국에 돌아왔으나 다시 쫓겨나야 하는 고려인 일용직들의 실태를 보도한다.[편집자 주]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내전을 피해 지난해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인 문 모씨는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하고 일당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자녀들은 우크라이나에 두고 아내와 함께 온 문씨는 "1년 비닐하우스 일하고 다른데로 넘어갔다. 여기서는 두달째 새자리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한달에 1백만원 받았는데 여기서는 1백20만원 받는다"고 말했다.

    고려인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하늘이 별따기 만큼 어렵다.

    취업비자로 들어와 기초법 교육을 받고 외국인 등록을 한 뒤 서울에서 2박3일동안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그럴 여유가 있는 고려인은 거의 없다.

    때문에 대부분이 고려인은 용역업체를 통한 일당 노동자로 일하지만 우리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데다 더러는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고려인들을 돌봐주고 있는 이천영 목사는 "용역업체들의 전형적인 착취구조"라고 표현했다.

    올해 25살이었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김모씨는 광주 평동공단에서 근무하다 임금을 받지 못하고 해고되자 지난 9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박 슬라와 씨는 고국에 들어와 하남산단의 전자회사에서 근무했지만 1년만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

    "지금 끝났어요. 3일 끝났어요. 일주일 남았어요. 1년 일했어요. 비자 끝나면 집에 가야돼요" 박씨는 떠듬떠듬한 우리말로 겨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가족들과 함께온 고려인 일용직 노동자들은 비자가 만료되면 어린 자녀들은 여기에 두고 다시 비자를 받기 위해 기약도 없이 출생한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박 씨는 집으로 돌아가지만 고려인 상당수는 돌아가지 않고 불법체류를 택한다.

    돌아가도 딱히 할일이 없고 현지인들에게 설움을 받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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