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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에서 고립되는 '조응천', "뒤집어 씌우지말라" 했지만…



법조

    靑에서 고립되는 '조응천', "뒤집어 씌우지말라" 했지만…

    청와대 자료사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양 핵심당사자인 정윤회씨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한바탕 진탕싸움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문서 진위와 유출을 두개로 분리해놓고 청와대가 관심을 갖는 유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정당국의 관계자는 "정윤회와 관련된 내부 청와대 문건 공개 이후 2014년 대한민국은 마치 후한 말기 '환관'과 '외척'의 싸움을 재연하는 양상같았다"고 개탄했다. 덧붙이자면 "후한말기에는 외척이 승리했지만 지금은 환관이 승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문서유출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부장 임관혁검사)는 청와대가 문서유출 혐의자로 지목하고 있는 박관천 경정의 자택과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그리고 도봉경찰서 사무실을 4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당초 우려했던대로 청와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번 수사를 진행하는 양상이다.

    청와대로부터 문서유출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제출받고 청와대 관계기관에 대한 유출 경위조사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임의제출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찰의 한관계자는 "현재의 검찰은 절대로 청와대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청와대가 박경정이 동료경찰을 통해 청와대 문건을 외부유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박관천 경정이 문서유출자임을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

    또 "청와대 관계자가 조응천 전 공직비서관은 '평판이 좋지 않았던' 박 경정을 과하다싶을 정도로 싸고들어 청와대 수석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이번 사건이 조응천의 '소아적' 부하직원 사랑이 몰고 온 파동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진실은 가려보지도 못한 채 이미 짜놓은 결론의 그물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조응천도 이미 이런 결론을 가장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1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문서유출과 관련) 박경정이 아닌 제 3자가 범인으로 지목된 보고서가 5.6월 민정수석실에 올라갔다. 문건을 빨리 조사해 조치를 취하라고 건의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중에 보고서 유출책임을 (나에게)뒤집어씌우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응천이 올 여름초부터 이미 이런 사태를 예견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이런 걱정표출은 한두번이 아니다.

    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조응천은 "우리가 조사한 사안들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에게까지 보고 됐다. 아무 근거없이 찌라시내용만으로 어떻게 보고할 수 있겠느냐"라면서 "언젠가부터 내가 목표물이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조응천은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도 밝혔다.

    그는 "박 경정이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장으로 가게 되면 각종 정보를 접하니 박지만 EG 회장 관련 업무에서는 나를 계속 챙겨줘야 한다"며 "박 경정이 앞으로 일을 하면서 참고하기 위해 박 회장과 관련해 자신이 작성했던 문건만 출력해 들고 나갔다고 하더라”라고말했다.

    그 해당 문서의 반출이 적법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조응천은 자신은 '부하직원을 싸고 돈 사람'이 아니라 정권에 참여하면서 순수성,도덕성,정당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했는데 문서유출 혐의에 있어서만은 상당히 불리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조응천이 정윤회씨와 그를 둘러싼 청와대 핵심 3인방의 국정농단이나 국정개입을 막기 위해 당시 측근과 특수관계인을 관리했던 '공직기강비서관'으로써 직무를 충실히 했는지에 대해 판단하려면 문서 진위 수사가 철저히 진행돼야만 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문서유출은 적폐"라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뒤이어 청와대 대변인도 "조응천은 언론인터뷰를 하지마라"고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감싸고 돌고 있다.

    검찰이 문서진위 수사에서 진력을 다할 것이라는 신뢰를 갖기 어려운 부분이다.{RELNEWS:right}

    이번 사건의 본질은 '측근세력의 국정개입여부가 사실인지,아닌지에 모아지고 있지만 검찰이 청와대가 짜놓은 질서를 어기면서 '진실'을 파헤칠 것이라는 기대는 검찰내에서조차 많지 않다.

    현 정부에서 숱한 인사 실패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공식 검증절차까지 무시해가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심이 넘쳐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조응천의 지시로 작성된 보고 문건이 청와대에서 '찌라시'라고 해도 그간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상당부분을 사실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은 '현실권력'과의 싸움이다.

    "답답하고 억울하다"는 그의 항변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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