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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과거 모습 ‘타이탄’에서 생명의 기원 찾기



IT/과학

    지구의 과거 모습 ‘타이탄’에서 생명의 기원 찾기

    생명 기원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질소계의 유기분자 발견

    NASA의 카시니 토성 탐사선이 촬영한 타이탄 (사진 출처=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지구의 생명체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들이 있다.

    혜성이 생명의 근원인 유기물을 가져왔다거나 화성 등의 다른 행성으로부터 옮겨왔다는 설이 있고, 지구의 화학물질에서 생명체를 만드는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는 이론도 있다.

    다행히 우리 태양계에는 지구에 생명체가 생겨나기 이전 상태, 즉 생물 발생 이전의 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천체 실험실이 있다. 바로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1980년대 NASA(미항공우주국)의 보이저1호와 2호 우주선이 토성 탐사에 나선 이후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아 왔다. 탐사선이 가까이서 본 토성의 이 위성은 희뿌연 연무로 둘러싸여 있었다.

    2004년부터는 NASA의 카시니 호이겐스 탐사선이 타이탄을 더욱 가까이서 관찰하게 되면서 레이더를 이용해 구름 아래 표면의 상태를 관측하고 있고, 2005년에는 ESA(유럽우주국)의 호이겐스 탐사선이 타이탄의 표면에 착륙하기도 했다.

    타이탄에 대한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 중 하나는 대기를 이루는 연무의 구성성분이다.

    NASA가 후원하는 인터넷 우주과학잡지 우주생물학 잡지(Astrobiology Magazine)에 따르면 최근 톨린으로 불리는 대기에서 물질을 재창조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톨린은 질소와 메탄이 풍부한 대기가 복사에 의해 가열돼 만들어지는 유기 에어로졸(액체 또는 고체 상태로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입자)이다. 유기물은 생명 기원설에서 생명의 근원물질로 가장 유력하게 간주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화성에서도 탐사로봇 등이 유기물을 찾는데 힘을 쏟고 있다.

    타이탄 유기물질에 대한 연구를 이끌었던 휴스턴 대학 화학자 차오 히 박사는 “타이탄 표면의 유기화학물질에 대한 연구는 생물발생 이전의 화학물질의 다양성과 지구에서의 생명 기원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것”이라고 말한다.

    히 박사의 연구 결과는 “타이탄 에어로졸 유사체의 용해성과 안정성 연구:NMR 분석에 의한 새로운 고찰”이란 제목으로 국제 과학학술지 이카루스 실렸다.

    타이탄의 표면에 호수들이 보인다. 이 이미지는 NASA의 카시니 우주선이 보내온 데이터로 만들어졌다. (사진 출처=Cassini Radar Mapper, JPL, USGS, ESA, NASA)

     


    <유기물질 톨린에="" 대한="" 연구="">

    히 박사에 따르면 타이탄의 톨린에 대한 연구는 과학자들이 타이탄에 있는 유기물질의 기본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주요 분석 대상은 유기물의 구조와 함께 타이탄 표면의 액체나 대기에 녹는지, 얼마나 안정돼 있는지 등이다.

    타이탄의 톨린은 생명의 근원이 될 수 있는 화학적 요소들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이 분자들의 구조를 연구하면 생명의 근원 물질이 타이탄에서 만들어졌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만약 타이탄에 생명의 근원물질이 이미 형성됐다면 용해에 대한 연구는 타이탄의 어디에서 그 물질들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안정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 물질을 찾는데 가장 유용한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실험에 사용된 톨린은 상온의 반응실에서 5%의 메탄과 95%의 수소 혼합으로 만들어졌다. 두 원소의 혼합물을 72시간 동안 방전상태에 노출한 결과 용기의 벽에 진흙 모양의 톨린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만들어진 물질은 카시니가 타이탄의 대기에서 관찰한 것과 외관상 유사했다.

    연구진은 이어 톨린이 용매에 얼마나 잘 녹는지 분석했다. 극성 용매(메탄올, 물, 디메틸 슬폭시드, 아세톤트릴)와 비극성 용매(펜탄, 벤젠, 시클로헥산)를 포함한 여러 용매들을 조사했다. 극성용매는 대개 원자들(물 속에서 양전하 산소와 음전하 수소) 사이에 다른 전하를 갖는 반면 비극성 용매는 원자들 사이에 비슷한 전하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극성 용매는 극성 화합물을, 비극성 용매는 비극성 화합물을 가장 잘 용해시킨다.

    연구진은 톨린이 극성 용매에서 특별히 잘 녹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비극성 에탄과 메탄으로 이뤄진 타이탄의 호수나 바다에는 전혀 또는 거의 녹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톨린은 타이탄의 육지나 호수와 바다의 바닥에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히 박사는 “톨린이 특별히 극성 용매에서 녹는다는 사실은 톨린의 많은 부분이 극성 종(species)들로 이뤄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차기 탐사="" 로봇의="" 착륙지="">

    타이탄 표면에 착륙한 ESA의 호이겐스 탐사선은 탐사 활동 시간이 수 시간에 불과했지만 다음 탐사선이 어떤 임무를 수행해야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제공했다. 그 중 하나가 타이탄의 호수를 탐사하기 위해 잠수로봇을 보내는 내용의 ‘NASA 혁신적인 발전 개념 제안(Innovative Advanced Concepts proposal)’이다. 이 제안은 아직 초보적인 검토 단계에 있으며 예산을 확보해 발사하기 까지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향후 연구진이 타이탄에서 탐사장비를 이용해 표면이나 수중 에서 톨린을 찾아 나선다면 이번 연구 결과는 그 범위를 좁혀준다.

    톨린은 높은 온도에서 파괴되지만 타이탄의 표면에서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타이탄 표면의 평균 기온이 영하 179도로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탐사로봇이 착륙해 탐사하려면 탐사장비가 톨린의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온도를 높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온도가 높아지면 톨린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톨린을 파괴하지 않고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과 장비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히 박사는 유기물질을 찾는 가능한 방법으로 액체 색층 분석 매스 분석법(Liquid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LC-MS)과 핵자기 공명법(nuclear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NMR)을 제시했다. 이 두 방법을 사용할 경우 연구 과정에서 유기 혼합물을 파괴하지 않고 세부 구조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기원="" 찾기="">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톨린의 용해도를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타이탄의 톨린에서 몇가지 질소계 유기 분자를 발견했다.

    히 박사는 “그들 가운데 몇 개는 전(前)생물화학(prebiotic chemistry:생명체의 기원을 탐구하는 화학)과 생명의 기원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것들이다”고 설명한다.

    히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생명체 발생에 필요한)잠재적 환경과 물체들에 관한 우주생물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타이탄은 이 연구를 위해 중요한 곳이고, 이 연구는 타이탄의 유기물에 대한 기초적 특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타이탄의 탐사와 다른 외부 행성 탐사를 위한 도구와 분석방법을 개발하는데도 기초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히 박사는 타이탄의 유기화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한 후 이를 기반으로 화성과 목성의 얼음 위성인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와 같이 생명체와 관련해 흥미로운 환경을 가진 태양계의 다른 천체로 확장할 예정이다. 엔셀라두스의 경우 물기둥을 대기 속으로 뿜어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타이탄에 대한 과학자들의 지식은 카시니가 보내오는 데이터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일례로 과학자들은 톨린이 형성되는 지점이 수백km 상공이라고 믿었지만 2007년 카시니가 보내온 데이터를 통해 그보다 훨씬 높은 1000km이상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톨린을 결합하는데 필요한 성분인 벤젠을 찾았을 뿐 아니라 타이탄의 구름 사이에 이온(음전하의 원자)이 예상 외로 많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사우스웨스트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에서 카시니 플라즈마 분광기 연구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영은 “음이온은 깜짝 놀랄 일이었다”며 “이는 탄화질소의 전구물질로부터 톨린을 만드는 데 있어 예상치 못했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보다 최근 연구는 타이탄의 대기가 토성보다 오래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타이탄이 토성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태양계 형성 초기에 떠다니던 가스와 먼지로부터 독자적으로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화성은 지구 밖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했거나 하고 있는지와 관련해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는다면 타이탄은 생명체가 발생하기 전 단계의 유력한 환경을 가졌다는 점에서 생명의 기원과 관련해 화성에 못지 않은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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