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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과 대선, 그리고 신음하는 방송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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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편과 대선, 그리고 신음하는 방송산업

    [종편 출범 3년…이대로 괜찮은가④…종편, 그 화려한 특혜의 역사]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태어난 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 당시 다양성 확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 등 장밋빛 전망을 내세웠지만 3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어떠할까. CBS노컷뉴스가 종편 3주년을 맞아 종편의 현재 모습과 그로 인해 미디어 생태계는 어떻게 변했는지 4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기사 순서="">
    ① 뉴스·시사만 1주일에 5100분…종편 맞나요?
    ② 시청률과 함께 사라지다? 종편 예능·드라마 실종사건
    ③ 3년 째 '종편주의보'…못 고치나, 안 고치나
    ④종편과 대선, 그리고 신음하는 방송산업


     

    ◈ 종편, 시청률 오르고 광고 매출도 급증…지상파 '휘청'

    "솔직히 종편을 처음엔 무시했지만 이제는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출범 3년을 맞은 종합편성채널(종편)에 대한 한 언론단체 관계자의 평이다.

    종편의 성장세가 무섭다. 종편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인지도를 높이는데 최대한 활용했다.

    2012년 0.4%에도 못 미치던 종편 4개 방송사의 평균시청률(닐슨 코리아 기준)은 2013년 이후 모두 1%를 넘어섰다.

    올해 11월 평균시청률을 보면 YTN이 0.6%에 그친 반면 MBN은 1.9%를 기록했고 TV조선도 1.6%에 달했다. 종편 4사 합산시청률도 6%를 넘어섰다.

    KBS1(6.5%)과 KBS2(5.0%), MBC(4.6%), SBS(3.8%) 등 지상파 3사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EBS(0.8%)와 tvN(0.9%)은 이미 여유있게 따돌렸다.

    2013년 방송광고 시장에서 전년 대비 가장 괄목할 성장세를 보인 곳도 종편사업자들이다.

    전체 방송광고 매출 총액은 3조 5626억 원에서 3조 4763억 원으로 863억 원이 줄어들었다.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매출(2조 675억 원)은 이보다 더 많은 1158억 원이 줄었다.

    종편을 제외한 나머지 PP들의 광고 매출 또한 489억 원이 줄어든 1조 281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종편은 2012년 1709억 원에서 646억 원이 증가한 2355억 원을 기록해 방송시장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증가율(37.8%)을 보였다.

     

    ◈ 지상파 내부 분위기 '얼음장'…기업들도 '전전긍긍'

    광고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지상파 3사의 광고매출은 전년보다 약 1400억 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종편의 방송광고 매출은 올해도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3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편 4사는 올해 방송광고와 기업협찬을 합해 각 사당 1000억 원에 조금 모자라는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TV조선과 JTBC가 내년 매출 목표를 1500억 원까지 높혀 잡았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종편이 이처럼 지상파 방송사와 일반 PP의 광고 몫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오면서 방송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한 지상파 광고담당자는 "지금 사내 분위기가 얼음장처럼 차갑다"면서 "시청률도 계속 빠지고 있어 내년에도 광고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정된 방송 광고시장을 놓고 지상파와 종편이 제로섬 게임을 벌이면서 새해에는 기업과 자치단체가 방송사로부터 과도한 광고나 협찬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종편의 경우 광고나 협찬을 집행하려면 4곳에 다 해야 하는데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크다"면서 "기업 형편상 요구를 거절할 경우 사주에 대한 비판기사를 내보낼 것처럼 위협하는 경우도 있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지상파에 대해서는 "확실히 종편보다는 신사적"이라고 평하면서도 "그러나 앞으로는 보다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종편, 그 화려한 특혜의 역사

    종편의 급성장세 이면에는 정부·여당을 옹호하는 대가로 받는 많은 특혜가 자리잡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행정지도'라는 형태로 종편에게 지상파방송사들과 인접한 황금채널을 연번으로 배정해줬다.

    또 중간광고를 허용해주고 출범후 3년 동안 지상파와 달리 미디어랩을 거치지 않고 광고를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종편을 의무전송 채널로 지정해 전국의 케이블TV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혜로 꼽힌다.

    여기에다 수년간 적자에 허덕이는 OBS도 납부하는 방송발전기금을 유독 종편에만 유예해 주는 조치도 납득하기 어렵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종편에 대해서는 수신료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도 명백한 차별적 특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종편도 선거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상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개정안은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3월 대표 발의하고 같은 당 의원 10명이 서명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지난 18대 대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결과 법정 제재의 경우, 지상파는 3건이지만 종편은 무려 17건이나 된다"면서 "종편은 선거방송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 "종편 출범 3년…TV 프로그램 수준은 하향평준화"

    종편이 비록 각종 특혜와 편법 속에서 매출이 늘고 시청률도 오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시청자들에게 수준높은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채널A와 TV조선은 광고 매출 증가에도 오히려 프로그램 제작비를 큰 폭으로 줄이며 프로그램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2012년과 2013년의 변동을 보면 채널A는 광고·협찬 매출이 397억 원에서 551억 원으로
    증가했으나 제작비는 934억 원에서 689억 원으로 대폭 낮췄다.

    TV조선 역시 광고 매출은 452억 원에서 591억 원으로 늘었지만 제작비는 833억 원에서 691억 원으로 크게 줄였다.

    해마다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광고 매출이 늘더라도 제작비를 먼저 줄여 일단 적자폭을 줄여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JTBC가 제작비를 1611억 원에서 2001억 원으로 공격적으로 늘리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공미디어연구소 김동원 박사는 "TV조선과 채널A의 행태는 지상파의 콘텐츠 독점에 맞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종편 출범 목표와 분명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JTBC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뉴스와 예능 부문에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모험적인 비용 지출의 성격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특히 "종편의 출연으로 지상파와 PP들도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제작비가 줄어들면서 TV 프로그램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하락해 하향평준화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료사진

     

    ◈ "종편에 대한 특혜 즉각 철회하고 엄격히 재승인 심사해야"

    종편 출범 전부터 예상됐던 '극단적 정치 편향성'과 '선정성·프로그램 수준 저하', '특혜와 편법에 따른 광고 시장 교란' 등의 문제가 종편 출범 3주년을 맞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MBN에 대해 3년간 채널 재승인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의 퇴장 속에 TV조선, JTBC, 채널A에 대한 재승인이 이뤄졌다.

    심사위원회는 "사업 계획 대비 성과가 미흡했고 방송의 공정성 실현을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심사 점수와 심사 기준, 심사 위원 구성 등 처음부터 모든 것이 '면죄부 심사'를 위해 진행됐다는 거센 비판에 시달렸다.

    심사에 참여했던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심사위원 구성부터 보수 인사 12명, 진보 인사 2명으로 매우 불공정했다"면서 "3년 후에는 심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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