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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유인 정신병원, 저항하면 코끼리 주사"



사회 일반

    "노숙인 유인 정신병원, 저항하면 코끼리 주사"

    홈리스행동 "노숙인 장사해 15억벌고 폐업한 요양병원까지… 환수율 고작 8%"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일부 요양병원과 정신과병원들이 노숙자들을 유인해서 입원시키고, 부당하게 요양급여를 수급해왔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입원 후에는 사실상 노숙자들을 방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혹행위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과연 노숙자들을 입원시킨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불법행위를 추적해왔던 시민단체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홈리스행동의 이동현 상임활동가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이동현> 안녕하세요.

    ◇ 박재홍> 병원들이 노숙인들을 유인해서 입원을 시키고 부당하게 요양급여를 받았다는 건데요. 노숙인들에게는 어떻게 접근한 거죠?

    ◆ 이동현>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이를테면 서울역이나 영등포 같은 주요 노숙지에 이들이 출연합니다. 와서 '잠자리가 편하다' '담배를 준다' '수급자 만들어줄게' 그렇게 미끼를 제공해서 유인하는 방식이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술을 엄청 사줘서 만취가 되도록 만들거나 상황 판단이 불리한 지적장애인 같은 분들의 경우에는 그냥 싣다시피 데리고 가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노숙인들이 많이 몰려 있는 주요 전철역 근처라든지 이런 곳에 가서요. 우리랑 함께 가면 먹을 것도 주고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잠시 병원에 갈 수 있겠냐, 이런 식의 접근이군요.

    ◆ 이동현> 그렇습니다.

    ◇ 박재홍> 만취가 돼서 기절을 하다시피 했는데 깨어나보니 병원이었다, 이런 분들도 있었고요. 결국 이제 불법 요양급여를 받기 위해서 병원들이 이런 방식을 취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동현> 맞습니다.

    ◇ 박재홍> 노숙인 한 명을 유치하면 병원이 급여를 얼마나 받는 거예요?

    ◆ 이동현> 이거는 얼마라고 얘기하기 어려운데요. 저희가 파악한 사례에 따르면 월 180만 원에서 200만 원을 복지부로부터 지급받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 박재홍> 그 돈은 나라에서 이러한 노숙인들을 보살필 경우에 잘 보살펴달라는 차원에서 병원에서 주는 거겠네요?

    ◆ 이동현> 일당정액수가제라는 급여지급원칙이 있고요. 그에 따라서 국가는 이들이 요양지원이 필요한 분들을 치료했다고 간주하고 주는 거죠.

    ◇ 박재홍> 병원 입장에서는 굉장한 소득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네요?

    ◆ 이동현> 엄청난 폭리죠.

    ◇ 박재홍> 이런 병원들은 도대체 어떤 병원인가요?

    ◆ 이동현> 참 저희도 이해가 안 가는데요. 저희가 이제 주로 파악을 해서 지금 구속돼 있는 강화도의 베스트요양병원 같은 경우는 10개월 영업해서 노숙인 명의로만 급여를 부당 편취한 게 15억 원이었습니다.

    ◇ 박재홍> 15억 원이나요?

    ◆ 이동현> 오로지 경제적 이익만을 생각하는 거죠. 의사로서의 윤리 이런 것을 생각한다면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있는 건데요. 그러니까 돈을 버는 어떤 수단으로 생각해서 유인해서 이들은 아무 정보도 모른 채 그냥 돈 버는 기계로 충실하게 병원에서 생활을 하는 것. 이것은 사람이 할 도리는 아닌 거죠.

    ◇ 박재홍> 노숙인을 가지고 장사를 한 거네요?

    ◆ 이동현> 그렇습니다.

    ◇ 박재홍> 정말 안타까운 얘기인데요. 이분들은 병원에 가서는 어떤 대우를 받았던 거예요?

    ◆ 이동현> 병원에서는 입원한 분들이 가장 오래 있을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드는 데 집중을 합니다. 그래서 담배를 일주일에 서너 갑씩 제공하거나 커피믹스를 제공하고 이런 행위들, 이런 것들이 병원에 오래 체류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퇴원을 자주 요구를 한다든지 아니면 밖에 나가서 술을 먹고 왔는데 폭음을 해서 고성방가를 한다든지 이럴 때는 폐쇄병동이라고 해서 출입이 불가능한 병동에 보내거나요. 아니면 CR룸이라고 그래서 신체를 격리시키는 독방이 있습니다.

    ◇ 박재홍> CR룸이요?

    ◆ 이동현> 네. 거기에 가둬놓고 RT라는, 팔과 다리를 묶는 그런 강박이 있습니다. 신체억제대를 사용해서 강박을 하는데요. 이렇게 강박을 하고 또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코끼리 주사라는 게 있습니다.

    ◇ 박재홍> 코끼리 주사요?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자료사진)

     

    ◆ 이동현> 네. 코끼리를 눕힌다는 의미에서 코끼리 주사라고 속칭 통용되는 용어인데요. 코끼리 주사를 놓으면 보통 건강한 사람도 2, 3일 동안은 축 늘어지는 거죠.

    ◇ 박재홍> 말씀을 듣다 보니까 충격적이어서 무슨 말씀부터 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요. 그러니까 폐쇄병동 이런 것은 실제로 심각한 정신과질환이 있는 분들을 격리하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니에요?

    ◆ 이동현> 네,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나가고 싶다고 너무 자주 의사를 표시하면 거기에 아예 가둬버리는 건가요?

    ◆ 이동현> 네. 아니면 애초에 입원할 때 조건을 걸기도 합니다. 일주일 동안은 폐쇄병동에 있어야 됩니다, 이런 조건을 걸기도 하죠.

    ◇ 박재홍> 그런데 이걸 못 나가게 주사까지 놓는다는 건 이해가 안 가는데요. 코끼리 주사 같은 것은 사실상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지 주사를 할 수 있는 약들이 아닌가요?

    ◆ 이동현> 폐쇄병동에 보내는 것부터 의사의 지시가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이런 병원들은 야간에 당직 의사가 없습니다. 주말에도 당직 의사가 없습니다. 사실 대낮부터 술 먹고 오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밤이나 주말에 먹게 되는데요. 의사가 없는데 의사의 지시를 받을 수는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이분들은 이러한 대우를 받으시고 저항도 못하셨겠네요?

    ◆ 이동현> 그래서 주로 퇴원하는 방식이요, 계속 퇴원거부를 당하니까 나중에는 그냥 외출로 나오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 박재홍> 이건 뭐 병원이 아니라 거의 감옥처럼 가둬놓고 지원금을 받는 그런 형태인데요. 아까 개업한 지 10개월 만에 노숙인을 유치해서 15억을 벌었다는 병원을 말씀하셨는데요. 그러한 병원들은 어떤 제제를 받나요? 그 이익들은 다 환수되나요?

    ◆ 이동현> 이제 국가에서 환수조치를 하게 되죠. 그런데 이 환수율이라는 것이 8%밖에 안 됩니다.

    ◇ 박재홍> 8% 밖에 안 된다고요? 왜 그렇습니까?

    ◆ 이동현> 92%는 떼이는 거죠. 폐업조치를 당하기 전에 이들이 먼저 폐업을 합니다.

    ◇ 박재홍> 병원에서 먼저요?

    ◆ 이동현> 폐업과 동시에 청산절차가 들어가겠죠. 병원 집단들이 청산절차를 통해서 재산을 빼돌린다든지, 은닉한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인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놨다고 생각하고요. 또 그만한 시간을 저는 복지부가 충분히 주고 있다고 합니다.

    ◇ 박재홍> 제도의 허점을 노리면서 지원금을 받고 도망가는 그런 형태를 보이고 있네요. 그럼 이 병원들이 나중에 또 다른 이름으로 개업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이동현> 그렇죠. 면허취소가 되지 않는 이상 면허정지가 풀리게 되면 충분히 가능하죠.

    ◇ 박재홍> 이런 일 다시는 없게 하려면 어떤 방안이 마련돼야 할까요?

    ◆ 이동현> 노숙인 복지에서, 이런 먹고 자는 문제 즉 노숙에서 벗어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요. 요양병원이라는 변태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일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런 현실이, 픽업브로커 같은 사람들의 이익창출 효과와 맞물리면서 복지부는 계속해서 요양급여를 뺏기는 거죠. 이들 병원에게요… 노숙인 복지의 강화가 가장 근본적인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복지를 위한 재정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러한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재, 반드시 이뤄져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동현>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홈리스행동의 이동현 상임활동가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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