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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 고공농성 10일째 "살고싶어 올라왔다"



노동

    C&M 고공농성 10일째 "살고싶어 올라왔다"

     


    -109명 해고노동자 복직위해 고공농성
    -회사 가치 부풀리려 노조원 부당해고
    -가족에 편지 "아빠가 좋은 회사만들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임정균 (C&M 고공농성 노동자)

    요즘 서울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매우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추운 날씨에도 칼바람을 맞으면서 서울 한복판의 26m 높이 옥외 전광판 위에 올라가 있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업체인 C&M 비정규직 노조 소속의 임정균, 강성덕 씨 인데요. 이분들이 난간도 없는 사방이 뻥 뚫린 전광판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사연, 지금부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두 분 가운데 한 분을 연결하죠. 임정균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임정균>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제가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드리기는 했습니다마는 사실은 안녕하지 못하시죠?

    ◆ 임정균> 예, 약간 그런 게 있습니다.

    ◇ 박재홍> 지금 전광판 꼭대기에 올라가 계신 지가 오늘로 며칠째 되신 겁니까, 일주일은 넘었습니다마는?

    ◆ 임정균> 저희가 11월 12일 새벽 4시 반 정도에 올라왔으니까요. 오늘 기준으로 하게 되면 한 10일째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거기서 계속 10일 동안 주무시고 식사도 하시는 상황인 거죠?

    ◆ 임정균> 여기서 모든 생활을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식사 같은 경우에는 아래에서 지금 저희 동료들이 먹는 식사랑 같이 먹으면서 줄로 통해서 올려주는 식사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줄을 통해 식사는 공급받으시면서 그 위에서 모든 생활을 해결하면서 고공 농성을 진행 중이세요. 제가 어제 밤에 현장을 가봤습니다. 굉장히 높은 전광판이었고 참 찾는 이도 없었던 그런 외로운 곳이었는데요. 10일째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느낌, 어떤 느낌이 드셨을까요?

    ◆ 임정균> 일단 관심을 갖고 일부러 지나가시면서 저희들한테 힘내라고 손을 흔들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일부 시민분들은 거의 관심도 안 가지시고 지나치는 모습들을 많이 봐요. 그러면 한편으로 좀 가슴이 아프고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노동자에 대한 문제인데 조금만 귀를 더 기울여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욕심도 약간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나저나 이 추운 겨울에 왜 그렇게 전광판 꼭대기까지 올라가셔야 하셨습니까?

    ◆ 임정균> 아… 일단 가장 큰 건 살고 싶었어요.

    ◇ 박재홍> 살고 싶었다?

    ◆ 임정균> 죽음을 선택해야지만 우리가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저희 C&M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 109명이 부당해고를 당했어요. 그래서 그 부당해고에 대해서 지적하고 문제해결을 해달라고, 여러 시민분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알리고 싶어서 이 높은 곳에서 외치고자 올라오게 됐습니다.

    고공농성 중인 씨앤앰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 박재홍>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109명의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서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 지금 전광판 위에 올라가 계신 거고 그 해고사유는 뭐였습니까?

    ◆ 임정균> 일단 C&M이라는 회사의 매각을 앞두면서 그 매각의 선두에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그 회사가 매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건 추정이지만, C&M에 노조가 있으니까 매각 가치도 떨어질 것 같아서 신규 하청업체로 바뀌는 과정 속에서 노조 조합원만 전부 고용승계를 안 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조합원들만 해고를 했다?

    ◆ 임정균> 네. 매각관련 이슈가 발생했던 시점인 6월부터는 전혀 고용승계가 되지 않았습니다. 신규 하청업체에서 면접을 보라고 해서 조합원들이 전부 일시적으로 면접을 봤는데도, 한 날 한 시 저녁에 조합원들에게 모두 불합격 문자통보를 보내는 등 매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었요. 그래서 부당해고의 측면이 너무 크다고 보고 있고, 사실상 저희가 부당해고를 당한 겁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C&M이라는 회사가 있었는데 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고용승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인 거죠?

    ◆ 임정균> 네. 일단 이런 문제를 하청업체 대표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사항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는 다단계 하도급 협력업체에 대한 원청의 개입에 대한 문제고요. 이건 추측이지만 개입이 없이는 이러한 행태나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고 보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이런 얘기도 들리더군요, 이러한 비정규직 대량해고의 문제 핵심에는 '투기자본이 있다, 먹튀논란이 있다'는 의견인데요.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 임정균>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 회사입니다. 투자한 이익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려서 팔고 나서 그 회사를 정리하는 방식인데요. 매각을 하겠다라는 게 기사화되고 가시화되면서 노동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하청회사한테 가입자 유치 영업을 계속 시키면서 가입자당 100만 원, 150만 원 이러면서 매각을 시도하려는 게 좀 많이 보였고요. 책임은 다하지 않고 그런 식으로만 경영을 했기 때문에 먹튀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 박재홍>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족들은 남편이 혹은 아빠가 전광판 위에 올라와 있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 임정균> 일단 올라올 때 집사람한테 너무 미안해서 편지 한 통 남기고 왔어요. 제가 애들은 3명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RELNEWS:right}
    ◆ 임정균> 집사람한테 많이 당부한 게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당분간 안 들어오더라도 아빠가 좋은 회사 만들려고 지금 열심히 밖에서 일하는 거니까 못 들어와도 이해해달라, 그렇게 말해 달라'라고 집사람한테 편지로 부탁하고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 박재홍> 걱정하는 가족들 생각해서 꼭 안전 유의하시고요.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임정균> 감사합니다.

    ◇ 박재홍>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전광판 위에서 고공농성중인 C&M소속 노동자 그리고 한가정의 아빠, 남편이기도 한 임정균 씨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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