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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천하장사' 이승삼-정경진, 사제의 뜨거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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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첫 천하장사' 이승삼-정경진, 사제의 뜨거운 눈물

    '스승님 고맙습니다' 정경진(오른쪽)이 16일 2014 천하장사씨름대축제 결승전에서 윤정수를 누르고 천하장사에 오른 뒤 이승삼 창원시청 감독에게 천하장사 도포를 입혀주고 있다.(김천=대한씨름협회)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지난해 뼈저린 실패를 딛고 거둔 결실이라 더 감격적이었다. 스승도 함께 울었다. 사제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어냈다.

    정경진(27, 창원시청)이 마침내 천하장사로 우뚝 섰다. 정경진은 16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4 천하장사씨름대축제'에서 윤정수(동작구청)와 접전 끝에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생애 첫 천하장사 타이틀이었다. 백두장사만 4번 차지했던 정경진은 2012년에는 천하장사 4품, 지난해는 3품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아픔이 컸다. 3개 대회 연속 백두장사를 차지하며 2013년 최강자로 군림했던 정경진은 가장 강력한 천하장사 후보였다. 그러나 4강전에서 김재환(용인대)의 대학생 돌풍에 밀려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후 슬럼프와 부상의 늪에 빠졌다. 정경진은 올해 설날대회 준우승 이후 허리 등 이런저런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아예 하지 못했다. 이번 달 전국체전 때야 겨우 실전에 나섰다.

    이승삼 감독의 마음 고생도 심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부상에 수술까지 하면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한 달 훈련을 했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고 기대와 불안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상대는 2008년과 2012년 천하장사 윤정수(29, 동작구청). 정경진은 첫 판을 따냈지만 거푸 2, 3번째 판을 내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넷째 판에서 혼신의 밀어치기로 동률을 만든 뒤 5번째 판에서 잡채기로 승부를 뒤집어 매조졌다.

    '경진아, 고맙데이~!' 이승삼 감독(왼쪽)이 16일 천하장사에 오르며 자신의 꿈을 이뤄준 제자 정경진에게 입을 맞추고 있다.(김천=임종률 기자)

     

    경기 직후 이승삼 감독은 눈물을 쏟아냈고, 정경진도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정경진은 "사실 감독님과 대회 전에 꼭 천하장사가 되자고 약속을 했는데 지켜서 기쁘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현역 시절 금강과 한라급에서 이름을 날린 이 감독은 천하장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제자의 천하장사 등극을 간절히 바랐다. 사실 이번 대회는 정경진이 이 감독과 함께 하는 마지막 대회가 될지도 모른다. 창원시청의 재정이 불안해 정경진을 붙들기 힘든 상황. 이미 씨름계에서는 정경진이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기정사실처럼 나돌고 있다.

    정경진은 "아직 어떻게 될지 미정이지만 감독님과 함께 할 마지막일 수도 있어 더 뜻깊다"고 말했다. 정경진은 "감독님이 이루지 못한 천하장사를 제자인 내가 꼭 차지하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이 감독도 "내가 하지 못한 천하장사를 이뤄져 자랑스럽다"고 제자를 뿌듯하게 바라봤다.

    여기에 지난해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정경진은 "지난해 천하장사 기대를 많이 했는데 쉽게 좌절을 맛보고 올해 몸도 마음도 아팠다"면서 "또 지난해 한창 잘 하다가 못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며 2014년을 돌아봤다.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결과가 나왔다. 정경진은 "욕심을 덜 부리니까 올해 천하장사에 올랐다"며 웃었다.

    특히 내년 1월 태어날 딸을 위해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 정경진은 "태명이 이슬이인데 천하장사가 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결혼한 지 1년 됐는데 올해 고생한 아내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따뜻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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