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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년전 빙하시대 장례식장에서 발굴된 세 아이의 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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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년전 빙하시대 장례식장에서 발굴된 세 아이의 유골

    화장된 세 살 아이 유골 아래 두명의 어린 아이 유골 발견

    빙하시대 말기 장례식장의 발굴 장면 (사진 출처= 알래스카 대학)

     

    빙하시대 어린아이들의 장례식장이 북미지역에서 발굴됐다.

    장례식장은 바닥 난로 형태의 화장 시설이었으며 맨 위에 화장된 3살짜리 아이의 유골이 발굴됐고, 바로 그 아래에 매장된 두 아이의 유골이 추가로 발견됐다.

    발굴 지역은 알래스카 중부지역에 있는 선강(Sun River) 상류의 고고학유적지이며 매장된 시기는 1만1천500년 전 빙하시대 말기였다.

    고고학자들은 이곳에서 지난 2010년 3살짜리 아이의 화장된 유골을 처음 발견한 뒤 발굴 작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재개한 발굴 작업에서 화장된 아이의 유골이 발굴된 곳 아래로 40cm 정도 더 파 내려간 결과 두 명의 어린 아이 유골이 추가로 발견됐다.

    발굴팀을 이끈 알래스카 대학 인류학 교수 벤 포터는 "(난로의) 바닥까지 파 내려 갔을 때 붉은 황토색의 카펫이 눈에 띄었고, 그 아래서 아이들의 유골과 부장품들을 발견했다"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놀라웠다"고 발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발굴팀은 즉시 발굴 작업을 중단하고 지역주민 단체와 지방 공무원에게 이 아이들의 유골을 연구할 수 있도록 허가를 신청했다.

    이 지역에서는 사람의 유골을 매우 소중히 다루는 풍습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발견 당시 두 아이의 유골은 다리를 가슴 쪽으로 구부린 상태였다. 유골의 치아와 뼛조각을 분석한 결과 한 아이는 출산이 임박한 태아였고, 다른 아이는 생후 5주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됐다. 신생대 마지막 단계인 홍적세에 매장된 유골 가운데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어린 나이의 유골이다.

    발굴지에서 나온 선사시대 사냥도구 (사진 출처=알레스카 대학)

     

    무덤에서는 또 선사시대의 사냥 도구도 함께 발견됐다. 어린이 유골 옆에서 발견된 사냥 도구는 돌로 만든 주먹도끼, 다트(무기용의 작은 화살) 또는 창에 사용되는 화살촉, 기하학 문양이 새겨진 사슴뿔로 만든 작살 등이다. 다른 빙하시대 유적을 통해 빙하시대 초기 석기 무기와 작살이 함께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긴 했지만 이처럼 두 종류의 유물이 나란히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매장된 사냥 도구의 배치로 보아 낚싯대나 다른 사냥 무기보다 육상에서 사용하는 사냥 도구가 빙하시대 사람들에게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졌던 것으로 발굴팀은 분석했다.

    두 아이의 유골은 여자로 추정되지만 어떤 관계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쌍둥이일 가능성이 있으나 정확한 것은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고 포터 교수는 설명했다.

    포터 교수는 "이동이 활발한 수렵사회에서 엄마가 다른 두 아이가 동시에 사망할 확률은 낮다"며 "쌍둥이일 경우 한 아이는 자궁에서 사망하고, 다른 아이는 태어난 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발굴팀은 유골이 매장된 지역의 흙이 비교적 정리가 잘 돼 있었다는 점에서 두 아이는 동시에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같은 계절이나 한 계절 정도 차이를 두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쌍둥이일 가능성은 낮아진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쌍둥이든 아니든 아이들을 매장한 사람들은 특별한 예우를 한 것이 분명하다.

    포터 교수는 "두 아이의 경우 부장품과 카펫이 있었고, 부장품도 놀라운 것들이었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바로 위에 묻혀 있던 3살 아이는 카펫도 없고 화장을 했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발굴과정에서 다람쥐와 연어의 뼈도 발견됐다. 다람쥐나 연어는 이 지역에서 여름에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들의 장례식이 여름에 치러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온라인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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