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금융권의 '꼼수'…"임금피크제 해야 정년 60세로 연장?"



경제정책

    금융권의 '꼼수'…"임금피크제 해야 정년 60세로 연장?"

    (이미지비트 제공)

     

    시중은행들이 '정년 60세' 도입을 앞두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내후년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를 앞두고, 은행들이 정년 연장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의무화'를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정부는 정년연장법을 개정해, 300인 이상 직원을 둔 사업장에 대해 2016년부터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했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하면서 일정 나이·근속기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다.

    ◈ 일부 은행들이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조삼모사'격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권의 정년은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은행은 만 58세,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은행은 만 60세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은행은 국민·우리·하나·외환·기업 등이다. 이들 은행은 만 55세가 되는 직원들에게 명예퇴직과 임금피크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게 되면 만 60세까지 정년이 연장되고, 5년 동안(55세부터 퇴직 전까지) 회사에 정해진 임금지급률에 따라 임금을 받게 된다.

    5년 동안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직원이 받을 수 있는 평균 임금지급률은 총 250%다. 임금지급률이 250%라는 것은 기존에 받던 월급을 100%로 놓고 봤을 때 향후 5년 동안 통틀어 받을 수 있는 임금이 2년 6개월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물론,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지 않고 명예퇴직을 신청하게 되면, 회사내규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받고 퇴직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2년치 월급을, 기업은행은 2년 6개월치 월급을 각각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사실상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나 명예퇴직하나 회사 차원에서 지급하는 임금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조삼모사'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자녀 결혼 등의 개인적인 사유가 아니면 많은 이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 법에는 조건이 없는데…노 측 "사측의 꼼수" 비판

    개정된 정년연장법에 따라 가만히 있으면 60세까지 조건없는 정년 보장을 받을 수 있는데, 노사는 갈등국면에 직면했을까.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은행들 때문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았으면 임금을 온전히 다 받으면서 정년 60세까지 다녔겠지만, 이미 임금피크제가 도입돼 절반의 임금만 받고 일해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 측은 정년연장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의무화를, 노조 측은 조건없는 60세 정년과 임금피크제를 도입시 국민연금 수급 나이까지 정년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사측의 임금피크제 의무화를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개정된 정년연장법에 따라 '조건없는' 60세 정년 연장이 돼야 하고, 임금피크제 도입은 별건으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임금피크제 제안은 돈은 더 적게 줄 테니 일은 60세까지 하라는 식인데 조합원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도 할 말은 있다.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있어 임금피크제를 도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현행 은행권의 임금 구조가 성과와 관계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을 올려주게 돼 있어 과도한 인건비 발생하고 있고, 대부분 은행의 인력 구성이 '허리(중간자급)'가 비대한 항아리형으로 중간층의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는 게 그 이유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를 통해 줄인 임금으로 신규채용을 할 수 있고,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직원들은 현업에서 빠져 다른 일에서 역할을 하게 돼 인사적체도 해소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