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정치 초년생' 박원순, 혹독한 검증 통과가 관건



국회/정당

    '정치 초년생' 박원순, 혹독한 검증 통과가 관건

    강남 아파트 고액 월세 등 놓고 여야 공격 받아

    d

     

    박원순 변호사처럼 변화무쌍한 삶을 산 사람도 흔치 않다.

    박 변호사는 중요한 역사적 고비 때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삶의 궤도를 수정해 왔다.

    우여곡절의 시작은 임용된지 1년만에 대구지검 검사를 그만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80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검사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변호사로 변신했다.

    그리고는 3년후 진보적 시각에서 역사를 재조명한 '역사문제연구소'를 세우고 초대 이사장 겸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박 변호사의 역사적 문제 인식은 학창시절에 뿌리를 뒀다.

    그는 서울대 법대 신입생이었던 1975년 농대생 김상진씨의 할복 사건으로 촉발된 대학생 시위에 참가하면서 제적당한다.

    그래서 1979년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한 후 반독재·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변호사가 된 이후 인권변호사로 활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BestNocut_R]

    1986년 6월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 같은해 9월 말지(誌) 보도지침사건,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1993년 오 조교 성희롱 사건 등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은 사건을 주로 맡았다.

    박 변호사가 시민운동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1991년-1992년 해외 유학이 계기가 됐다.

    당시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서구사회의 기부문화를 보며 우리나라에도 시민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태동한 것이 '참여연대'다.

    그는 1994년 설립된 참여연대를 통해 소액주주운동과 부정부패 정치인에 대한 낙선 운동을 벌이며 시민운동의 지평을 넓혔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벌인 낙선운동 과정에서 시민운동 동지였던 이석연 변호사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낙선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이 잘못됐지만 법은 지켜야한다"는 이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박 변호사는 "악법을 지키라는 것은 공안 논리"라며 반박했다.

    박 변호사는 참여연대를 키운 후에 본격적인 나눔 운동을 펼치기 위해 2002년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를 창립했다.

    2006년에는 희망제작소를 만들고 자방자치단체 정책 컨설팅, 은퇴자 재교육 프로그램 등에 매진했다.

    같은 해에 왕성한 시민운동에 대한 공로로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직전까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그가 설립한 시민운동 단체에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보수 언론과 한나라당에서는 "재벌로부터 돈을 받으면 어떻게 재벌을 비판.감시할 수 있느냐"고 몰아세우고 있다.

    박 변호사는 "대기업한테 돈을 받아 좋은 일에 쓴게 뭐가 문제냐"고 반박한다.

    스스로 '모금 전문가'라고 칭할 정도로 비즈니스적인 감각이 탁월하고 인맥이 두루 넓다는 평가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비용(38억8500만원)을 펀드형식으로 며칠만에 채우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사 논설위원을 맡아 칼럼을 통해 주요 현안을 놓고 정부에 쓴소리를 뱉었다.

    현실 정치에 발을 디딘 것도 그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들어 자신이 주도했던 각종 사업에 대한 국고지원과 대기업 후원이 끊기는 과정에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것도 출마결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에 대한 검증의 칼은 날카롭게 다가오고 있다.

    강남 아파트 고액 월세,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태백시장 후보를 지원한 일 등을 놓고 여야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시민운동을 하면서 한번도 집을 가져본 적이 없다" "희망제작소에서 개발한 정책을 추진한 후보를 지원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정치 초년생'인 박 변호사가 여야로부터 받고 있는 검증의 협공을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그의 정치 인생을 좌우할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