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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료 미지급 사태 ①] 왜 반복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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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료 미지급 사태 ①] 왜 반복되는 것일까?

    • 2011-06-26 12:19

    현빈,송혜교,정준호 등 스타들도 출연료 못받는 경우 부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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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1. A씨는 지난 2009년 방송된 한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화제를 모으며 해외에 수출된 한 한류드라마의 스태프들이 새롭게 회사를 차려 제작한 작품. A씨는 “너도 한류스타로 만들어주겠다”라는 제작사 대표의 호언에 출연을 결심했지만 드라마는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했고 A씨는 지난해까지 출연료의 80%도 받지 못했다. 다행히 집안형편이 넉넉한 A씨는 “무명배우인 내게 드라마 출연 기회가 온 게 어디냐”라며 “수업료를 낸 것으로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사례 2.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가 출연료 미지급 제작사를 공개하자 방송인 남희석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도 이제까지 받지 못한 출연료가 1억원 가량 된다”라고 밝혔다. 연매협에 따르면 한류스타 현빈, 송혜교 역시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출연료 일부를 받지 못했다. 또 톱스타 비와 이나영은 지난해 드라마 ‘도망자’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며 제작사를 상대로 출연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연예계 고질병인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연매협은 지난 22일 출연료를 미지급한 드라마와 영화 32편의 작품과 제작사를 공개하고 "앞으로 이들이 제작하는 작품에 출연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연매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출연료가 미지급된 드라마는 총 17편으로 미지급액이 약 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출연했던 현빈, 송혜교를 비롯, ‘역전의 여왕’의 정준호 등도 포함돼 톱스타들도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9월,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은 출연료 미지급 드라마에 대한 출연 거부를 결의하며 지상파 방송 3사에 출연지급보증을 요구한 바 있다.

    위의 사례에서 언급한 A씨의 경우 한예조의 지급보증으로 출연료의 50%나마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예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연기자들의 경우 아직도 출연료를 제대로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매협의 결단은 한예조 미소속 연기자들을 위한 대응이라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출연료, 못주는 것일까? 안 주는 것일까?


    그렇다면 출연료는 못주는 것일까. 안 주는 것일까.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은 “주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준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2002년 ‘겨울연가’로 한류 붐이 불면서 제작비용과 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해외 로케이션이 빈번해졌고 레드원 카메라 등 값비싼 장비 사용이 이어지며 제작사는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데 반해 방송사에서 제작사에 지급하는 비용은 드라마 1~2회 제작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사에서는 톱스타와 스타작가가 없으면 편성을 내주지 않는다”라고 하소연했다.

    결국 모자라는 제작비는 PPL과 해외 판매 및 부가 수익으로 손익을 맞추곤 했는데 이 역시 2004년 이후 이렇다 할 ‘대박’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서 해외 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는 연기자들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이어진다는 게 외주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겨울연가’처럼 대박 드라마를 제작할 경우 전작의 실패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투자를 받아 드라마를 제작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시청률 경쟁에 지친 방송사들의 입장에서도 할말은 있다. M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겨울연가’나 ‘대장금’ 이후 한탕을 노리는 영세한 외주제작사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톱스타와 스타 작가를 내세운 기획안을 보낼 경우 방송사 입장에서는 타사와 시청률 경쟁, 나아가서는 해외 판매 때문에라도 일단 편성을 내준다. 하지만 50%가 넘는 드라마가 흥행에 실패하고 이중 부실 제작사는 출연료를 미지급 한 채 도산하곤 한다”라고 설명했다.

    제작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스타들의 몸값 상승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방송사가 정한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를 지급했지만 외주제작의 증가와 연예기획사에 의한 연기자 관리, 그리고 한류 붐이 일면서 자유계약제가 만연하게 됐고 이는 시청률 보증 및 해외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몇몇 스타들의 출연료 상승을 불러일으켰다.

    주연급스타들의 출연료 상승은 연기력이 뛰어난 중견 연기자들의 출연료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연기력이 미흡한 스타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부 연기력이 뛰어난 중견연기자들의 겹치기 출연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출연료도 만만치 않게 인상됐다. 결국 이러한 출연료 급등 현상은 회당 20만원을 받는 6등급 연기자들의 출연료가 미지급되는 사태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스타들의 출연료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난 2008년에는 방송 3사의 드라마 국장단이 모여 스타출연료의 상한선을 회당 1500만원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실행 초에는 몇몇 톱스타가 동참하며 어느 정도 실효성을 발휘하는가 싶었지만 강제성이 없는 조항이기 때문에 3년 새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드라마 ‘대물’에 출연한 탤런트 고현정의 회당 출연료는 약 5500만원으로 알려졌으며 올 초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 출연했던 탤런트 김태희와 송승헌의 경우 회당 3000만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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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자들의 대응, 왜 미온적일까?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매 년 반복되지만 연기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은 한예조나 연매협 등 협회차원의 출연 거부뿐이다.

    한 조연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연예인은 기본적으로 선택을 받는 사람들이다. 배용준이나 장동건같은 톱스타가 아닐 바에야 괜히 나서서 출연료 문제를 거론할 경우 차기작 캐스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톱스타도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출연료미지급을 경험한 한 톱스타의 소속사 관계자는 “그래도 톱스타들은 일부나마 출연료를 받는다. 하지만 조, 단역 연기자들이나 현장 스태프들의 경우 아예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내 연기자가 먼저 돈을 받으면 그 분들이 언제 임금을 받을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톱스타의 소속사 관계자는 “스타가 돈을 받지 않고 일을 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알려지면 다음 작품에서도 ‘저번에도 미뤘으니 이번에도 (출연료 받는 것을) 미뤄달라’고 사정하는 경우가 있다. 결과적으로 돈을 안 받고도 일하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때문에 굳이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라고 귀띔했다.

    [BestNocut_R]출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지 실추를 무릅쓰고 법의 심판을 받아도 일부 제작사의 ‘배째라’ 행태 때문에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연기자 김상경의 경우 드라마 ‘국가가 부른다’의 미지급 출연료 1억3,200만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해당 제작사에 지급명령판결을 내렸지만 해당 제작사는 여전히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 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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