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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일, 특별한 가족 세계여행기"



정치 일반

    "545일, 특별한 가족 세계여행기"

    여행을 통해 새 인생을 찾았다…옥봉수, 박임순 부부와 두 자녀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6월 17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옥봉수, 박임순 부부와 두 자녀


    ▶정관용> 시사자키 2부 시작합니다. 오늘 2부 초대한 분들, 한편에서는 참 부럽고 한편에서는 참 걱정되는 일가족입니다. 부부가 잘 다니던 학교, 두분 다 교사셨는데요, 그걸, 직장을 그만두고, 또 자녀들 셋도 잘 다니던 학교, 학생이었지요. 다 그만두고 다섯 명이서 545일 동안 세계여행을 한 아주 특별한 가족. 이번에 그 여행의 기록을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내셨어요. 오늘 시사자키 스튜디오가 꽉 찼습니다. 모두 네 분이 나오셨네요. 두 부부, 그리고 자녀 두 분 나오셨습니다. 한 분 한 분. 옥봉수 씨, 아버님이시고요. 박임순 씨, 어머님이시고요.

    ▷옥봉수> 예, 반갑습니다.

    ▷박임순> 반갑습니다.

    ▶정관용> 큰 따님하고 막내아들. 큰 따님은 성함이?

    ▷옥윤영> 제 이름은 옥윤영이요.

    ▶정관용> 막내아들은?

    ▷옥은찬> 제 이름은 옥은찬이요.

    ▶정관용> 큰 따님이 몇 살?

    ▷옥윤영> 지금 21살이에요.

    ▶정관용> 21살? 막내는?

    ▷옥은찬> 18살.

    ▶정관용> 가운데 둘째는 몇 살이에요?

    ▷박임순> 지금 20살입니다.

    ▶정관용> 연년생으로 낳으셨구나? 3년 사이에 셋을 싹 그냥?

    ▷박임순> (웃음) 예, 하나님이 주셨어요.

    ▶정관용> 잘하셨어요. 자, 545일 동안 다섯 가족이 하던 일 다 접고 세계여행을 다녔다? 언제 출발하셔서 언제 오신 거지요, 그러니까?

    ▷옥봉수> 저희들이 2008년 9월 6일에 출발을 해서 2010년 2월 7일 한국으로 다시 귀국을 했습니다. 지금 한 1년 6개월을 다녔고 지금 한 1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정관용> 몇 개 나라를 다녀오신 거예요?

    ▷옥봉수> 저희들이 5대륙 33개국을 가족이 배낭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정관용> 나라 이름까지 다 하실 필요는 없지만, 대략 그림을 그려주세요. 어디로 시작해서 어떻게 어떻게 갔다 오셨는지.

    ▷옥봉수> 예, 그러니까 한국에서 출발해가지고 인도와 네팔, 그리고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 해가지고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서 아시아를 마무리하고, 그 다음에 아프리카 케냐로 들어가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웃을 해서 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들어가서 남미를 한 바퀴 돌고 그 다음에 멕시코로 올라가서 멕시코와 과테말라, 중미를 여행하고 북미로 올라가서 미국, 캐나다. 그 다음에 영국으로 들어가서 유럽을 한 바퀴 돌고 중동.

    ▶정관용> 중동까지?

    ▷옥봉수> 예, 중동 이집트까지 여행을 해서 다시 미국에서 한국으로 그렇게 귀국을 했습니다.

    ▶정관용> 오세아니아만 빠졌군요. 그야말로 세계일주네요.

    ▷박임순> 예.

    ▶정관용> 어머님이 말씀해보세요. 두 분 다 교사셨다고요?

    ▷박임순> 예, 저희들이 22년간 학교에 근무했습니다.

    ▶정관용> 두 분 다 똑같이? 그러다가 다 퇴직하신 거지요?

    ▷박임순> 예. 퇴직을 했습니다.

    ▶정관용> 그리고 아이들도 학교 다니던 거 그만두게 하고?

    ▷박임순> 당시에 중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거기까지 교육을 받고 학교를 동시에. 그러니까 5명이 학교를 그만뒀지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왜 그러셨어요?

    ▷옥봉수> 그러니까 자녀들을 키우면서 초등학교 때까지는 정말로 인성과 마음이 바로 된 아이로 키우겠다고 하면서 학원도 보내지 않았는데, 우리 첫째 딸이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중간고사 쳐가지고 성적표를 받아오는데 그 숫자에 저희 부모님들의 교육철학이 무너진 거지요.

    ▷박임순> 특히 제가 아이의 성적을 보는 순간, 지금까지 남편하고 정말 하나님 앞에서 영적으로, 그 다음에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자고 했었는데, 제가 돌변을 했어요. 그 숫자를 보는 순간 내 아이가 지금까지 정말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보였는데 그 숫자를 놓고 보니까 제 아이가 너무 멍청해 보이고요. 또 하나는 저의, 교사라는 그 부분에서 내 아이가 못한다는 게.

    ▶정관용> 그래서 막 공부, 공부, 막 그러셨어요?

    ▷박임순> 예, 그래서 3년 반 동안을 제가 시험기간만 되면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했어요.

    ▶정관용> 그게 뭐, 보통 대부분의 집이 그러잖아요.

    ▷박임순> 예.

    ▶정관용> 그렇게 3년 반을 사셨는데, 그런데?

    ▷옥봉수> 그렇게 하다보니까 자동적으로 부부 간의 의견 다툼, 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부부 사이가 갈라지고, 그 다음에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도 의사소통이 안 되고, 형제들끼리는 또 서로 자기들 간에 다툼이 있고, 그러니까 가정을 돌아보니까 한 마디로 가정이 깨어지고, 찬바람 쌩쌩 부는 그런 가정이었던 거지요.

    ▶정관용> 이건 아니다? 그래서 다 접자, 그렇게 된 거예요?

    ▷옥봉수> 그래서 2007년도에 정말 우리 가정을 냉정하게 하나님 앞에서 돌아보자, 그렇게 해서 저희들이 준비를 하고 결단을 하게 된 거지요.

    ▶정관용> 옥윤영 씨, 도대체 몇 등을 했길래, 이렇게?

    ▷옥윤영> 중하위권이었어요, 솔직하게.

    ▶정관용> 중하위권? 몇 등까지는 제가 물어보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3년 반을 정말 시달리셨겠네요.

    ▷옥윤영> 예, 진짜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정관용> 그래서 성적이 오르긴 올랐어요?

    ▷옥윤영> 아니요, 거의 더 떨어졌지요.

    ▶정관용> 막내아들은 그때 공부 열심히 했었어요?

    ▷옥은찬> 저는 누나가 중학생 때는 초등학생이었으니까 그렇게 공부에 신경을 안 쓰고 그냥 나가 놀기 바빴어요.

    ▶정관용> 중학교 들어가서는?

    ▷옥은찬> 중학교 들어가서는 처음에는 공부해야 한다, 누나가 그러는 걸 봐가지고 공부를 하긴 했는데, 나중에 학교 그만둔다고 그렇게 결정되고 나서는 또 놀기 바빴으니까요.

    ▶정관용> 그러니까 큰 딸이 중1이 되면서부터 집안에 3년 반 동안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러고 났더니 별로 좋아지는 것보다는 나쁜 일만 생기더라?

    ▷옥봉수> 예, 그렇지요.

    ▶정관용> 이게 길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셨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때, 이게 길이 아니다, 라고 했을 때도 다른 선택지들은 있거든요? 예컨대 대안학교를 보낸다든지 등등 있는데, 다 접고 심지어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해외여행 가자, 라는 발상은 누가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옥봉수> 그게, 그래서 저희 가정에서 두 가지 질문을 저희 부부가 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는 저희들의 삶에 있어서 남은 생을 이렇게 살아도 정말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라는 그런 부분에 대한 질문과 정말 우리 자녀들을 정말 행복하게 키우고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이 두 가지 질문을 가지고 저희들이 이제 고민을 하기 시작했지요.

    ▶정관용> 그래서요?

    ▷옥봉수> 그래서 정말 학교에서는 정말 다른 아이들은 정말로 잘 가르치는 교사였고, 또 주일학교 교사였고. 정말 다른 아이들은 정말로 잘 가르치는데, 저희 자녀들만큼은 저희들이 팽개쳐버린 상태를 보니까 정말 자녀 양육에 대한 부모의 책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원론으로 돌아가게 된 거지요.

    ▶정관용> 그래서 뭔가 완전히 새로운 조건 변화를 가져와야 되겠다?

    ▷박임순> 예, 저희들이 무엇보다도 남편과 제가 믿음의 1대예요. 양가 부모님들이 안 믿으시기 때문에, 저희 두 사람은 믿음, 어떤 신앙을 목숨처럼 여겼는데, 그런 아이들에게 엄마의 이중적인 모습. 그러니까 교회 가서는 신앙적으로 잘 해야 한다, 라고 하면서 집에 와서는 아이에게 성적만을 강요하는 그런 저의 모습에서 아이들이 하나님을 멀리하더라고요. 그 부분에서 저희들이 고민하게 됐고, 그러한 부분들에서 하나님 앞에서 저희들이 두 사람의 어떤 교사로서의 인생과 아이들을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키워야 될까, 이 부분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정관용> 그러다가 결단을 내리셨다?

    ▷박임순> 예.

    ▶정관용> 옥윤영 씨, 부모님이 처음에 너희들 학교 그만두고, 해외여행 가자, 그 제안을 부모님이 했을 것 아니에요? 그때 어땠어요, 느낌이?

    ▷옥윤영> 아, 저는 가기 싫었어요, 그냥.

    ▶정관용> 왜요?

    ▷옥윤영> 그냥, 저는 고등학교 기숙사 학교를 갔어요. 거기에서 이제 적응도 하고.

    ▶정관용> 친구들하고 놀기도 하고?

    ▷옥윤영> 예,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부모님께서... 친하지도 않았잖아요, 그때 상황은. 그래서 친하지도 않은 가족이랑 홈스쿨을 시작하고 여행을 가자고 하니까 당연히 재미도 없을 것 같고, 같이 있기도 싫어서 가기 싫다고 했어요.

    ▶정관용> 싫다? 막내는 어땠어요, 그때?

    ▷옥은찬> 저도 뭐 마찬가지로 가기 싫다, 이렇게 말했었지요.

    ▶정관용> 둘 다? 그리고 둘째도 싫다고 안 그랬어요? 셋 다 싫다고 했어요?

    ▷옥봉수> 예.

    ▶정관용> 그럼 어떻게 해서 가게 된 거예요?

    ▷옥봉수> 그래서 저희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는 가운데 부부가 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 부모의 교직을 내려놓고 자녀를 바르게 교육하기 위해서 자녀들한테 이야기하니까 자녀들이 싫다고 이렇게 이야기해서 그러면은 우리가 기다려주겠다, 한 번 더 생각해봐라, 그렇게 하면서 6개월 동안 가족회의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좀 물어보고, 학교 선생님에게도 물어보고, 친구들한테도 물어봐라, 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자녀들의 대답이 그 뒤에는 조금 달라졌지요.

    ▶정관용> 어떻게 달라졌어요?

    ▷옥윤영>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그걸 왜 안 가느냐고, 당연히 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어떻게 네가 그걸 갈 거냐고, 다음에.

    ▶정관용> 친구들은 부러워하는군요.

    ▷옥윤영> 예, 당연히 가라고, 바로 가라고 그렇게 했어요.

    ▶정관용> 막내도?

    ▷옥은찬> 예, 저도 나중에 제가 학교 그만두고 세계여행 갈 거다, 그렇게 하니까 뭐 뻥치지 말라면서, 네가 그걸 어떻게 가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아, 그러면 내가 나중에 가겠다, 이렇게 말하고 그랬었지요.

    ▶정관용> 친구들이 다 부러워해서 으쓱하는 마음에 가겠다고 한 거군요?

    ▷옥윤영> 그런 것도 있고, 혼자 생각하니까 세계여행이라는 게 어떤 건지 현실감이 없었어요, 저희한테.

    ▶정관용> 그렇지요. 어린 나이에는 그렇지요. 그래서 한편에서는 으쓱하는 마음, 설레는 마음, 궁금한 마음.

    ▷옥윤영> 그렇지요.

    ▶정관용> 그냥 그런 식으로 해서 가자?

    ▷옥윤영> 예, 그런 마음도 있었어요.

    ▶정관용> 자녀들이 그냥 그래서 동의했군요?

    ▷박임순> 예, 반은 동의하고 반은 이제 마음이 안 내키면서 출발을 했어요.

    ▶정관용> 그래서 무려 545일 동안을 돌아다니셨다? 돈도 많이 드셨지요?

    ▷옥봉수>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얼마나 드셨어요?

    ▷옥봉수> 예, 그래서 저희들이 여행, 세계여행을 갔다 왔다고 하니까 다른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이 많으냐, 안 그러면 돈이 많으냐, 웃으시면서 이렇게 이야기들을 하던데, 저희들은 25년 전에 결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연탄 아궁이가 있는 단칸방에서 저희들이 부부생활을 시작했고, 여행 경비는 전적으로 저희들이 교직 22년을 퇴직한 퇴직금으로 우리 가족을 위해서 정말로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위해서 저희들이 투자를 한 거지요.

    ▶정관용> 앞으로는 어떻게 먹고사시려고?

    ▷박임순> 그 질문을 저희들이 한국 들어와서 제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이제 저희들이 가정과 교육 배움터라고 해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또 자녀 독립 프로젝트라고 해서 아이들이 지금은 전혀 저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기 때문에.

    ▶정관용> 지금 아이들 셋 다?

    ▷박임순> 예, 그래서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저희들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어서, 제가 이제 감사한 것은 인생 2모작을 새로 시작하고 있지요, 저희들이.

    ▶정관용> 교직에 쭉 계셨었고, 교육 관련된 새로운 일을 지금 두 분 다 같이?

    ▷옥봉수>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아이들은 지금 각자 다 자기 밥벌이를 책임지고 있나요?

    ▷박임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막내는 18살인데 벌써 뭘 해요?

    ▷옥은찬> 예, 저는 지금 현재 세무사 사무실에 취직을 해가지고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세무사 사무실에? 뭘 할 줄 아는데요? 무슨 일을? 학교도 제대로 안 다녔는데?

    ▷옥은찬> 학교 부분은 여행 갔다 와서 검정고시라는 걸로 일단 끝을 마쳤고요. 그리고.

    ▶정관용> 그러니까 고등학교 졸업 자격증이 있는 건가요?

    ▷옥은찬> 예, 고등학교 졸업까지 다 마무리했고.

    ▶정관용> 중졸 검정고시, 고졸 검정고시를 둘 다 봤군요? 그거는 집에서 혼자 공부하면서?

    ▷옥은찬> 예, 중학교 것은 솔직히 조금 상식 같은 부분이 많이 있어서 혼자 공부를 했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것은 조금 상식을 뛰어넘는 그래도 좀 어려운 문제가 있어가지고.

    ▶정관용> 학원도 좀 다니고?

    ▷옥은찬> 그냥 인터넷 강의하면서, 저희 형, 누나랑 셋이 같이 하면서 하나를 틀어놓고 공부하고 그랬어요.

    ▷박임순> 아이들 세 명이 고졸 동기생입니다.

    ▶정관용> 아, 그렇군요. 셋 다 검정고시를 봐야 하니까.

    ▷옥봉수> 예, 동시에 다 봤습니다.

    ▶정관용> 그렇게 하고?

    ▷옥은찬> 예, 그렇게 하고 저희들이 나라에서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제가 돈 쪽에 관심이 많아가지고. 제 꿈이 일단 CEO인데, 그 부분에 관련된 부분을 한번 해보자, 이렇게 해서 찾아본 게 전산세무회계라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 공부하면서 자격증을 따고요. 그리고.

    ▶정관용> 그 짧은 사이에 많이도 했네요? 귀국해서 지금 한 1년 반밖에 안 되었는데? 그리고 취직도 하고?

    ▷옥은찬> 예.

    ▶정관용> 큰 딸은 요즘 뭐하세요?

    ▷옥윤영> 저도 검정고시 치고, 저는 병원 코디네이터랑 피부미용 자격증을 땄어요. 그렇게 해서 숍에서 일을 했었고, 지금은 이제 다른 공부를 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정관용> 이렇게 자녀들이 무슨 무슨 자격증을 딴다, 이런 것들을 부모님들이 다 이끌어준 거예요, 아니면 자기들이 알아서 해요?

    ▷박임순> 여행 중에 제일 많이 바뀐 게 아이들보다는 저였거든요. 여행을 나가기 전에는 제가 모든 걸 리드하고 많은 정보들을 아이들에게 줘야 아이들이 잘하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했는데, 여행을 가서 보니까 아이들이 저희보다 더 뛰어나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을 갔다 와서는 모든 것을 다 아이들에게 다 맡기고.

    ▶정관용> 알아서 해라?

    ▷박임순> 예, 그랬는데 아이들이 더 잘 하더라고요.

    ▷옥봉수>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저희들의 가장 큰 소득이 자녀들이 자기 자신의 기질과 재능과 적성을 발견했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545일 동안 붙어 지내면서 이렇게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든지, 적응력이라든지 그 다음에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는 서로 의논하면서 해결하는 해결능력,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게 된 거지요. 우리 첫째 같은 경우에는 대인관계 재능이 상당히 뛰어나더라고요. 그러니까 사람과 관계되는 일에 헌신을 하게 되는 부분이고, 저희 둘째 같은 경우는 저희들이 미국을 여행할 때 차를 렌트했는데, 정말 지도로 위치를 정확하게, 정말 처음 보는 곳도 지도로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가서, 야, 너는 정말 인간 네비게이션이다, 그렇게 하고 또 유럽을.

    ▶정관용> 지금 무슨 일을 해요, 둘째는?

    ▷옥봉수> 그래서 지금 컴퓨터. 컴퓨터 응용기계설계학과, 그러니까 3D 캐드, 맥스, 이런 부분의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나더라고요. 그래서 그쪽 분야로 자기 진로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자기 진로가 그렇게 정해진 거고. 저희 막내 같은 경우는 돈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막내가 저희한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아빠, 우리가 세계여행을 할 거면 돈이 엄청 들 건데, 이걸 달러로 바꿔놓읍시다. 그러면 환율이 변동되더라도 저희들이 두려움 없이 여행을 끝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때 IMF 이후에 이제 환율이 변동이 안 되었거든요. 그래서 무슨 소리냐, 몇 번 이야기를 하는 걸 제가 묵살을 시켰거든요. 그랬는데 2008년 저희들이 여행 나가자마자 경제공황이 와가지고, 저희 막내 이야기를 안 들어가지고 저희들이 3천만원을 더 썼습니다.

    ▷박임순> 손해를 봤습니다.

    ▷옥봉수> 그래서 돈에 대해서는 재능이 있어가지고 전산세무회계 자격증을 따고 지금 세무서에서 지금 일을 하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와, 막내는 그때 중학교 1학년생인데, 그 정도 감각을 가졌으면 천부적인데요. (웃음) 그런데 힘드셨지요, 여행?

    ▷박임순> 예, 가장 힘든 게 저였고요. 왜냐하면 저희들이 배낭여행이었고, 아이들이 여행을 하면서 처음에는 저희 두 사람이 아이들보고 따라오라고 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여행지에 도착하면 저희들은 기력이 없어서 힘을 못 쓰는 거예요. 그러면 아이 세 명 중에 한 명은 게스트하우스 중에 가장 싼 곳을 탐색하러 가고, 한 명은 시장을 보러가고, 또 한 명은 돈을 환전하러 가고 이러면서 아이들이 다 해나갔어요.

    ▶정관용> 미리미리 예약하고 가신 것도 아니군요?

    ▷옥봉수> 그렇지요. 예약할 수가 없지요.

    ▷박임순> 예, 그래서 모든 것을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아다녔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렇게 했기 때문에 참 힘들었습니다.

    ▶정관용> 육체적으로도 피곤하셨을 테고.

    ▷박임순> 예, 그리고 이제 가족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저희 가족의 기질이 참 다양해서, 정말 여행 중에 가장 많이 뭘 했느냐, 라고 하면 싸웠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정관용> 노상 붙어 있다 보면 싸우게 돼요.

    ▷박임순> (웃음) 예, 그런 과정에서 서로를 또 이해하는 힘이 결국은 길러진 것 같아요.

    ▶정관용> 자, 우리 따님하고 아들도 어땠어요? 여행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힘들었어요? 짜증났어요?

    ▷옥윤영> 너무 힘들었어요. 여행할 때... 저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가족이랑만 스물네 시간 붙어있고, 그리고 여행을 나오신 분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에서 서른 이렇게 넘어가요. 한국 분들이라고 해도. 그러니까 저희 또래를 만날 수가 없는 거예요. 그 부분에서 너무 힘들었어요, 처음에.

    ▶정관용> 그렇군요. 가는 곳마다 그 나라 사람 바로 사귀기도 어렵고.

    ▷옥윤영> 그렇지요, 아무래도. 가족이니까 저희 안에서 다 해결이 되는 거예요, 웬만한 문제는.

    ▶정관용> 그게 힘들었고. 좋았던 건 없어요?

    ▷옥윤영> 좋았던 것 너무 많지요.

    ▶정관용> 어떤 거예요?

    ▷옥윤영> 일단 저는 새로운 사람 만나고 새로운 곳에 가서 뭔가 보는 걸 되게 좋아해요. 또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또 자연환경도 우리나라에는 볼 수 없는 그런 게 너무 많아서 그런 게 너무 좋았어요.

    ▶정관용>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들, 이런 거? 막내는 뭐가 제일 힘들고 뭐가 제일 좋았어요?

    ▷옥은찬> 저는 일단 힘든 부분이 말이 안 통하기 때문에 저희가 의사소통할 수 없는 부분이랑. 그리고 한창 그때 나이가 중학교 3학년 이렇게 됐으니까. 친구들은 학교에서 한참 재미있게 막 노는 거예요. 제가 보기에는 논다고 보는 거지요. 그때는 항상. 그렇게 보니까 일단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때는. 제 친구들을 못 본지 막 1년 넘고 그러니까.

    ▶정관용> 외로웠군요, 그러니까?

    ▷옥은찬> 많이 외로웠었지요.

    ▶정관용> 둘 다 지금, 따님도 아드님도 친구들하고 떨어진다는 것을 가장 힘들어했군요? 가족들하고 같이 있는 게 즐겁다기보다는?

    ▷옥윤영, 옥은찬> 예.

    ▶정관용> 그런데 그런 여행을 통해서 뭐, 이제 부모님께서 지금 자녀들이 여행 갔다 오니까 이렇게 달라졌다, 라는 말씀을 주셨지만, 본인들 입으로 듣고 싶어요. 나는, 545일 동안의 여행을 통해서 나는 이걸 얻었다, 그런 게 있나요?

    ▷옥윤영>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좀 더 다르다, 다르잖아요, 사람들끼리. 다른 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걸 그대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그런 게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공부에 대해 흥미가 없었어요. 특히 그것 때문에 항상 부모님이랑 트러블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뭔가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제가 뭔가 알아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스스로 뭔가 공부할 걸 찾아서 해봤던 것 같아요.

    ▶정관용> 갔다 와서?

    ▷옥윤영> 거기서도 그렇고, 갔다 와서도 그렇고요.

    ▶정관용> 그리고 앞으로 인생에 대해서는요?

    ▷옥윤영> 아, 저는 여행 1년 반 동안 부모님과 항상 이야기를 했어요. 또 새로운 여행지에서 만난 여행자 분들하고도 항상 이야기를 했어요. 다 저의 인생 선배니까. 다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했는데, 제가 흥미 있는 부분도 하나씩 알게 되고, 여행을 하면, 저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되더라고요. 생각을 하는 시간도 많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으로 제가 계획을 짜나갈 때 부모님께서 도와주시고 하면서 하나씩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나를 알게 됐다, 그리고 공부를 하고 싶게 됐다, 그리고 계획을 짜게 됐다, 그럼 뭐 인생 설계 끝난 것 아니에요?

    ▷옥윤영> 맞아요.(웃음)

    ▶정관용> 막내아들은 어떠셨어요? 뭘 제일 얻었어요, 545일 여행 동안?

    ▷옥은찬> 여행 다니면서 일단 얻었던 게, 일단 한국에 있을 때는 제가 브라질에 가서 문득 생각한 게, 중학교 책에 브라질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사진에서 본 브라질은 너무 삭막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직접 가본 브라질은 그때 보고 생각했던 브라질이랑은 완전히 다른 거예요. 그런 부분에서 일단 세상을 보는 관점이라든지 이런 기준들이 일단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지요. 그리고 또 뭐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스페인어라든지 영어... 영어는 많이 접하지만 스페인어 같은 부분은 접하기가 참 힘들거든요.

    ▶정관용> 스페인어 할 줄 알아요, 지금?

    ▷옥은찬> 예, 조금 할 줄 압니다.

    ▶정관용> 다니면서 공부를 한 거군요, 그러니까?

    ▷옥은찬> 예, 저희가 남미대륙 여행하고 그리고 보니까 스페인어 공부가 정말 필요할 것 같다, 라고 생각이 되어서 남미여행이 끝난 후에 중간에 과테말라라는 곳에서 스페인어 공부를 했었지요.

    ▶정관용> 세상을 보는 눈이 우선 넓어졌다?

    ▷옥은찬> 예, 그 부분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정관용> 그리고 공부도 재미가 있어지고?

    ▷옥은찬> 예, 공부도 제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알고 그걸 위해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옛날보다는 공부가 많이 즐거워졌다고 할 수 있어요.

    ▶정관용> 옥봉수, 박임순 씨, 이번에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셨는데, 제가 지금 두 자녀의 육성으로, 두 자녀의 목소리로 뭘 얻었냐, 너희들이, 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을 제가 들어보니까 두 부부께서는 이번 여행을 통해서 세 자녀를 또 얻으셨네요.

    ▷박임순> (웃음) 예, 진정한 아이들의 모습을 찾게 해준 것 같아서, 저희들은 많은 분들이 그러세요. 그 돈이 아깝지 않느냐, 하는데, 그 돈보다 수십 배의 어떤 소득을 얻은 것 같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정관용> 글쎄 말이에요. 두 분은 뭘 얻으셨어요?

    ▷옥봉수> 예, 저희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삶을 살아야 되는가, 진정한 삶이 무엇인가, 라고 생각했을 때 정말 다음 세대들, 저희 자녀들을 비롯한 다음 세대들이 정말 올바르게 바로 서가는 모습들이 정말로 중요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지금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도입부에 있는데, 이 도입부에 저희 자녀들이, 또 다음 세대들이 정말 신앙과 실력을 갖춘 그런 인재들이 되기 위해서... 저희들도 먼저 한번 보고 오니까 한국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지요.

    ▶정관용> 앞으로 하실 일에 대한 계획도 막 서시고?

    ▷옥봉수> 예, 맞습니다.

    ▶정관용> 다섯 분 다 새 인생을 사시게 된 거군요, 그러니까.

    ▷박임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물론 자녀들은 새 인생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자기 일을 찾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인생설계를 할 수 있는 그런 버젓한 성인들이 된 것 같구요. 우리 청취자 분들 가운데 지금 많은 분들이, 한편에서, 제가 처음 시작할 때 한편에서 부럽고, 한편에서는 걱정되는, 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좀 부러워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고, 또 한편, 야, 그 당신네 가족은 그렇게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누구나 간다고 그렇게 되는 건 아니지 않을까, 라고 또 두려워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 그런 분들한테 한 말씀 주신다면요?

    ▷옥봉수> 예, 그러니까 자녀교육에 최우선적인 부분은 부부가 먼저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여행을 통해서 부부관계가 정말 회복이 되고, 이 부부관계가 너무 좋다 보니까 자녀들이 그 가운데서 눈치를 보지 않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거지요. 그러니까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과 같이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자녀를 껴안기 전에 먼저 아내를, 남편을 껴안아주고 포옹하는 것부터 보여주기 시작한다면 자녀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자존감이 높아지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엄마 아빠가 여행 중에 그렇게 수시로 껴안았어요?

    ▷옥윤영> (웃음) 수도 없어요.

    ▶정관용> 박임순 씨도 자녀교육에 대해, 아까 본인 스스로가 그랬던 모습, 자녀교육이나 자녀의 입시, 뭐 이런 거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신 학부모들한테 한 말씀만 주시면?

    ▷박임순> 저는 이제 돌아와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맡긴 이유가 예전에는 아이들이 실수를 하면 아이들은 가만히 있는데 제가 제일 가슴을 치더라고요.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보니까 아이들은 실수를 하면서 자라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실수하는 것은 면역 주사를 맞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기 때문에 그 아이가 이 다음에 성인이 되었을 때, 훨씬 더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다고 생각이 바뀌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아이들이 실수를 할 때마다 야, 너희들, 면역 주사 하나 더 맞은 거다, 감사를 하지요. 그래서 느긋하게 아이들을 바라보고 여유 있게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정관용> 느긋하고 여유 있게? 아니, 이렇게 달라질 수 있어요? 1년 4개월 여행 동안?

    ▷박임순> 그러니까 그 1년 6개월의 545일 동안 제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저보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뛰어난데, 제가 저한테 가장 후회했던 게.

    ▶정관용> 아,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생긴 거로군요?

    ▷박임순> 예, 그런 부분인 것 같아요.

    ▶정관용> 예, 여행하면서 부모님이 달라진다는 걸 느꼈습니까?

    ▷옥윤영> 예, 한국 들어와서는 저도 놀랐어요, 부모님을 보고. 너무 많이 바뀌셔서.

    ▶정관용> 여행 중에도 그런 걸 느끼셨고?

    ▷옥윤영> 예.

    ▶정관용> 어떻게 달라지던가요, 한마디로 말하면?

    ▷옥윤영> 일단 저희에 대해 상관 안 하시고, 큰 길만 잡아주세요, 항상 대화를 할 때. 그리고 모든 걸 저희가 다 스스로 하도록 해주시고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옥봉수, 박임순, 옥윤영, 옥은찬 네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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