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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2012 대선, 천만명 트위터가 중요한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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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승 "2012 대선, 천만명 트위터가 중요한 역할"

    - 트위터, 진보세력 결집하고 표심으로 이어질 것
    - 보수층의 트위터 활용, 내년․후년에 관건 될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2010년 올 한해, 스마트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아이폰, 갤럭시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그리고 아이패드류의 태블릿 PC, 이것들을 기반으로 한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의 확산, 더 이상 낯선 단어들이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전파되고 있는 스마트 열풍,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가고 있고, 또 앞으로 우리는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 인문학과 과학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과학자,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정재승 교수

     

    ◇ 변상욱> 스마트 열풍 때문에 기자는 상당히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예전에 기자는 정보를 빨리 알고 많이 아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전혀 그렇지 못해서 말이죠. 과학자로서의 스마트혁명은 어떻게 받아들여집니까?

    ◆ 정재승> 과학자에게는 오히려 기회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사람들 손에 컴퓨터 한 대가 다 쥐어져있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사실 이 스마트 혁명의 시작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이폰의 등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아이폰은 사실 그동안 핸드폰이라는 통신장비를 통신회사만 만들어오다가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가 “어, 우리가 보기에는 통신장비가 아니라 컴퓨터인데?” 하면서 그 안에다가 컴퓨터의 기능들을 많이 넣어주었더니 사람들은 그것을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게 된 겁니다.

    실제로 우리가 전화를 통신으로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에 한 시간도 안 되잖아요. 대부분의 시간은 주머니 속에 혼자 있는데, “아, 그러면 혼자도 전화기를 가지고 재미있게 갖고 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줘 보자” 해서 이런 스마트폰들이 등장하게 된 거고요. 그러다보니 잠깐잠깐 혼자 이 스마트폰으로 가지고 왔다갔다 재미있게 즐기다보니 최근 들어서 SNS,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라고 불리는 이 혁명이 여기에 더해지면서 아주 폭발적인 파급력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한 명 한 명이 기자가 되고, 자신의 매체라고 할 수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갖게 되고, 그러면서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의견이나 정보를 낼 수 있고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시대에 우리가 와있는데요. 이것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또 그때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들이 앞으로 나와야 되기 때문에 과학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이것 때문에 정 교수님 개인적으로 생긴 변화는 어떤 겁니까?

    ◆ 정재승> 저는 올해 1월 18일에 처음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요. 핸드폰으로 트위터를 즐기기 시작했는데요. 저한테는 굉장히 흥미로운 실험의 장이었습니다. 트위터라는 매체를 사실은 아무도 잘 모르기 때문에 저도 과학자의 입장에서 이 트위터를 대하기 시작했어요. 트위터가 과연 개인미디어로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트위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라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소셜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가, 또 여기에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스토리 미디어가 될 수 있는가, 넘어서 소셜네트워크 안에서 사람들의 연대가 오프라인으로 실제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을 실험해봤고요.

    대부분 다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트위터는 소셜네트워크이라기 보다는 짧은 단문의 정보와 생각을 담은 정보미디어라고 보는 게 좀 더 정확할 것 같고요. 그렇지만 짧은 단문이라도 그 안에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고요. 정보는 사람들을 그냥 알려주는 정도지만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오프라인까지 현실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거든요. 저희가 지난 10월에 ‘10월의 하늘’ 이라는 행사를 가졌었습니다.

    인구 20만 이하의 작은 도시에 과학자들이 도서관에 찾아가서 강연기부를 한 번 해봅시다, 하는 재능기부 행사였는데, 29개 도서관에 87명의 과학자가 10월 30일 하루에 전국에서 강연을 이루었는데요. 이런 행사들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트위터의 힘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트위터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너무 단편적인 감성들만 등장한다든가 감정의 분출 같은 것만 주르륵 나오고, 또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거나 내 이야기가 알려지거나, 이것을 좀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정재승> 네.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사실은 저마저도 그런 비슷한 느낌을 갖습니다. 우선은 트위터의 짧은 단문이 계속 생각의 홍수로만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현실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수많은 잠언들과 수많은 비판들로 가득 차 있는데요. 이렇게 말로만 떠들어서 세상이 바뀌나, 이런 생각을 종종 저도 할 때가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사생활의 노출이 굉장히 심각합니다. 사람들이 요즘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들을 사잖아요. 여행을 가기도 하고, 공연을 보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정보들을 올리게 되는데, 그게 과시적 소비의 한 형태로 스마트폰이 부추기는 면도 있지만 또 그 개인에게는 자신의 사생활 노출이기도 해요.

    그래서 예를 들면 “아, 이 사람 오늘부터 3일간 가족여행을 가는구나. 그러면 집이 비어있겠네.” 이런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아직은 그런 심각한 범죄가 없지만 앞으로는 이게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하시는 분이 유념하셔야 되고요. 그 다음에 잘못된 정보마저도 굉장히 빠르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트위터의 장점은 물론 그것마저도 빠르게 교정될 수 있다는 것이긴 한데, 그래도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전파된다는 것은 심사숙고하게 사용해야 될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그러기 힘든 기술적 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그 위험성을 인위적인 통제를 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러면 본질이 또 훼손되겠죠?

    ◆ 정재승> 그런데 저는 그래도 이런 매체가 새롭게 등장해서 나름 자정기능들도 있고요. 새로운 즐거움과 유용함을 제공해 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냥 인터넷의 댓글 다는 것과는 달리 선생님도 사용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자기의 얼굴과 바이오에 개인정보들을 담고, 자기이름을 걸고 꾸준히 이야기를 하면서 팔로워들과 소통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다보니 그냥 초등학생 수준의 댓글과 비판이 난무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좀 더 건설적인 또 진지한 토론이 가능하다고 보이고요. 저는 이것이 2012년 다음 대선 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그때까지 폭발적으로 트위터 사용자들이 늘어나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 변상욱>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정치와 관련되어서 선거 이야기를 하시니까 눈이 확 뜨입니다. 대선에서는 구체적으로 트위터가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활용이 될까요?

    ◆ 정재승> 지금 현재 트위터에서도 정치적 의견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있고요. 현 정부에 관한 개인의 생각들이 트위터에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굉장히 성숙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트위터에 들어와서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음으로써 사람들에게 좀 더 깊이 있는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들을 제공하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2011년은 2012년 대선을 위해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준비기간이라고 보이거든요.

    내년에는 지금 현재 150만 정도 되는 트위터 인구를 500만 이상으로 늘려놓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결국 2012년 정도에는 1천 명 이상이 트위터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정치적 의견을 나눌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반적인 의견은 좀 더 진보적인 정치적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진보세력을 결집하는데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은 드는데요.

    이게 현실세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입니다. 일례로 지난 대선 때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보다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이 훨씬 더 높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인터넷 여론만 보고는 문국현 후보가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잖아요. 과연 이 트위터에서의 의견교환이나 사람들의 연대가 트위터라는 공간 안에만 머물 것이냐, 아니면 그것이 실질적으로 표심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냐, 하는 것이 관건인데요. 저는 지난 지방선거, 6. 2지방선거 때, 약진했던 진보세력이 약진한 것에 트위터가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보여지거든요.

    그런 걸로 보아서는 충분히 현실적인 표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고요. 보수층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 새로운 매체에 자신들의 의견을 집어넣고, 젊은 층 또 좀 더 진보적인 세력들에게 어떻게 자기 자신들의 정치적인 지지자로 만드느냐, 어떻게 트위터를 잘 활용하느냐가 아마 내년과 후년에 중요한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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