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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를 떠나겠다"…어쩌다 이 지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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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라를 떠나겠다"…어쩌다 이 지경까지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윤 일병과 또 다른 모든 윤 일병들을 위한 추모제'에서 윤 일병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정부 당국의 부실하고 안일한 구조 수색을 보면서 내뱉은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한탄이 급기야는 윤 일병 어머니의 통곡에서도 나왔다.

    동료 병사들의 가혹행위로 아들을 잃은 윤 일병의 어머니가 30일 피 끓는 절규를 토하면서 쏟아낸 말이 "이 나라를 떠나겠다"였다.

    육군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이 이날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선고 공판에서 가혹행위의 주범인 이모(26) 병장에게 징역 45년이라는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면서도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자 윤 일병의 어머니는 "이게 살인죄가 아니면 뭐가 살인죄인가"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뒤이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며 대성통곡했다.

    가혹행위에 가담한 병사들을 처벌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던 윤 일병 어머니가 군의 초동 대응과 군사법원의 판결이 얼마나 한심하다고 판단했으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을까?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하러 간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나라에 살아서 무엇하느냐는 자괴감의 표출이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아들딸들을 잃은 단원고 학부모들도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단원고 희생자 학부모들은 지금도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말을 되뇌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고 민영이 엄마인 김모(50) 씨는 지난 4월 22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을 버리겠다. 다 정리하고 떠날 거예요. 나라가 내 자식을 버렸기 때문에 나도 내 나라를 버리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9월 26일 대법원이 파생금융상품인 '키코(KIKO)' 소송과 관련해 은행 측의 승소 판결을 내린데 대해 키코 가입으로 수백억원 손실을 본 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대법원까지 국민에게 배신감을 준 나라"라며 "이런 나라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직장인 2명중 1명은 진지하게 이민을 고민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남녀 직장인 1,332명을 대상으로 '이민가고 싶은 나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밝혀진 사실이다.

    설문에 참여한 남녀 직장인, 2명 중 1명 꼴(54.7%)로 '평소 진지하게 이민을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52.4%가, 30대 직장인들 중에는 55.9%가, 40대 이상 직장인들 중에는 61.0%가 이민을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조국을 등지겠다'는 표현은 주로 억울한 사건 사고를 겪거나 피해를 입은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주로 나왔다.

    이런 발언이 선남선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화성군 씨랜드 수련원 화재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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