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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수강료에 등골 휘는 취업준비생



사회 일반

    '천정부지' 수강료에 등골 휘는 취업준비생

    일부 학원 '과목 쪼개기' 등 편법에 학생들 불법 강의 공유도

     

    취업난 때문에 고시생이나 자격증을 따려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지만 입시학원과는 달리 학원비에 대한 규제가 없어 수강료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일부 학원들은 '과목 쪼개기' 같은 편법을 동원해 마음이 급한 취업준비생들의 얇은 지갑을 노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시 보려면 '적금 깨세요'

    회계사 시험 CPA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시내 모 대학 경영학과 재학생 장 모(23) 씨.

    회계학, 경제학 등 모두 5개의 시험과목을 준비하느라 장 씨는 벌써 1년 가까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한 한기에 한 과목씩 진도가 나가는 학교수업만으로는 준비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학원을 다녀야하지만 수강료가 턱없이 비싸 이제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인터넷 강의 기준으로 한 과목당 10~20만 원 선인데 5개 과목 기초반을 모두 이수하려면 최소 50~100만 원이 든다. 종합반 가격도 객관식 풀이반만 4개월에 130만 원 선이다.

    행정고시의 경우에는 그 부담이 더욱 크다.

    외워야할 사항도 많은데다 이해도 쉽지 않아 대부분이 강의를 반복해서 듣는 이른바 '순환 강의'를 신청하게 되는데 수많은 강의를 최대 4순환까지 듣고 나면 1년에 적어도 600만 원 이상이 든다.

    ◈'한 과목 토막토막' vs '몰래 같이 듣기'

    과목을 세분화해서 수강생들에게 여러 번 듣게하는 '상술'도 고시준비생들의 얇은 지갑을 열게 하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여대생 송 모(22) 씨는 "특히 온라인 학원들이 과목을 더 자잘하게 세분화해서 강의를 구성한다"며 "비법대생들은 불안감에 모든 과목을 다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일단 결제부터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면접반이 따로 버젓이 있는데 면접을 더 잘할 수 있게끔 리걸마인드(Legal mind) 형성반 이라는 것도 만들더라"며 "두 강의가 별반 차이도 없다"고 말했다.[BestNocut_R]

    기초, 기본, 실전 강의로 단계별로 나누는 것은 물론 이름만 조금 바꿔 마치 다른 강의인 것처럼 나누는 일도 다반사.

    실제로 로스쿨 인강 사이트는 논술과목을 인문분야, 사회분야 등으로 나눈 뒤 이를 또 사회분야 1, 2로 토막내 강의를 제공하고 있고, 한 회계학 인강사이트도 경영학 1, 2, 종합반으로 나누는 등 과목들을 자잘하게 쪼개놓았다. 수강료도 한 과목당 14만 원 전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세미나룸이나 스터디 공간에서 동영상강의를 틀어놓고 "인강(인터넷강의) 그룹스터디"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불법 강의공유를 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을 감당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 막을 수 없는 수강료 상승

    수백만 원이 오가는데도 불구하고 성인 교육비 상승을 규제할 만한 마땅한 법적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

    동작교육청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고시학원은 일반 보습학원과는 달리 성인들이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다니는 곳"이라며 "비싸면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개인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쉽게 학원비 상한을 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이들의 사교육과는 달리 성인 사교육은 개개인을 위한 것이지 공익적인 성격은 약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한 달에 한 시간 수업해서 학원비 천만 원을 받는다고 해도 가능하다"며 "학원비를 올리는 것도 변경 7일 전에만 교육청에 통보하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성인 사교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지만 학원의 횡포와 관계당국의 무관심으로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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