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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제보자 "추격전, 13층집 로프 침입 당해"



사건/사고

    황우석 제보자 "추격전, 13층집 로프 침입 당해"

    한국사회 변한것없어 제보자를 배신자로 치부


    -영화는 영화, 사실과 다른 부분도 존재해
    -복제소 영롱이는 있었지만 연구논문은 없었다
    -백두산 호랑이 프로젝트, 결국 모두 유산
    -언론에 우선 주목받고나서 실력을 키우는 식
    -명예욕은 이해가지만 사람목숨까지 위협해
    -연구팀에 문제제기하니 '쓸데없는 소리마라'
    -황우석, 그대로 놔뒀으면 생각만 해도 끔찍
    -한국사회 제보자 보호 시스템 아직 안돼있어
    -감정, 논리적이지 않은것에 기대선 안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0월 28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류영준 (제보자,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 정관용> 2005년 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제보자’. 최근 개봉돼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이와 함께 관심을 모으는 분, 바로 그 영화 속 제보 주인공입니다. 황우석 전 교수의 논문조작을 언론에 제보한 인물인데 영화와 함께 10년 만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공익 제보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어서 오늘 시사자키에 초대했습니다. 현재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의 교수로 계세요. 류영준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류영준>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영화 보셨죠?

    ◆ 류영준> 네, 봤습니다.

    ◇ 정관용> 잘 만들었습니까?

    ◆ 류영준> 아... 즉답하기가 힘듭니다. (웃음) 영화는 영화니까요.

    ◇ 정관용> 있는 그대로를 다 드러내지는 못했군요.

    ◆ 류영준> 네, 그럼요. 또 사실 관계하고 많이 다르고요.

    ◇ 정관용> 좀 다른 부분도 있어요?

    ◆ 류영준> 네,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슷해도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영화는 영화다?

    ◆ 류영준> 네.

    ◇ 정관용> 황우석 전 교수와는 언제 처음 인연을 맺으셨어요?

    ◆ 류영준> 2000년도에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요?

    ◆ 류영준> 제가 그때 군대 복무를 하고 있었는데 전문 기초의학자로 살 건지, 임상의사로 살 것인지 진로에 대해서 갈림길에 있었습니다.

    ◇ 정관용> 네.

    ◆ 류영준> 그때 기초의학자의 길을 가려고 몇 군데 타진을 했는데 그중에 황 전 교수에게서 응답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아...

    ◆ 류영준> 전문 연구자로 살려고.

    ◇ 정관용> 그런데 황우석 전 교수는 수의학을 하셨던 분이고.

    ◆ 류영준> 그때는 우리나라에 줄기세포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고 몇 분 안 계시는 분 중의 한 분이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서 우리 류 교수께서 먼저 제안을 한 거군요?

    ◆ 류영준> 네. 그래서 2002년 3월 1일자로 대학원 전임 풀타임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 정관용> 대학원 석사과정으로?

    ◆ 류영준> 네, 석사과정으로.

    ◇ 정관용> 그때부터 황 전 교수와 팀을 이루게 된 겁니까?

    ◆ 류영준>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요?

    ◆ 류영준> 들어가서 열심히 일했고 황 전 교수랑 사이도 아주 좋았습니다.

    ◇ 정관용> 뭐 ‘리틀 황’이라고 불렸다면서요?

    ◆ 류영준> 네, 다른 분들이 그 정도로 두 사람이 가깝고 신뢰를 하니까 좀 그렇게 불렀었습니다.

    ◇ 정관용> 석사과정 1학년생이면 아직 젊고 어린데, 어떻게 그렇게 총애를 받으셨습니까?

    ◆ 류영준> 뭐 지금 생각해보면 아침 일찍 새벽 같이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오는 사람이 몇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죠. 황 전 교수가 그런 면을 좋아했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처음부터 줄기세포 연구를 같이 하신 거죠?

    ◆ 류영준> 처음에 가니까 팀이 없더라고요. 자기 말과는 다르게 줄기세포를 하시는 게 별로 없어서 제가 팀을 꾸리게 됐습니다, 3개월 뒤에.

    ◇ 정관용> 본인이 직접?

    ◆ 류영준> 네.

    ◇ 정관용> 누구랑요?

    ◆ 류영준> 그러니까 황 전 교수가 도와주고 제가 리쿠르트를 몇 명을 하게 돼서 팀을 꾸렸습니다. 그때 팀장이 됐는데, 석사 1년차가 팀장이 되는 거는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있을 수 없는 일이죠.

    ◆ 류영준> 그때 미움을 좀 많이 받았습니다.

    ◇ 정관용> 아, 그러면 석사 1년차 팀장 밑에는 더 경력이 오래되신 분들도 팀원으로 들어왔어요?

    ◆ 류영준> 네, 들어왔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은 다 그래도 의기투합했군요? 다들 연구해보자.

    ◆ 류영준> 네. 다들 열심히 하자고 그때는 다 익스큐즈(Excuse)를 잘 해 주셨어요.

    ◇ 정관용> 그래서요? 그래서 언제까지 그 작업이 진행됐습니까?

    ◆ 류영준> 그래서 그때 팀을 꾸리자마자 한 3개월 뒤에 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게 2004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이 2002년 말부터 시작을 했고 2003년 중반쯤 때 사이언스 논문에 실리면서 그 프로젝트가 끝나고 저는 그 중간에 다른 것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실험실을 떠나게 됐습니다.

    ◇ 정관용> 뭘 느끼셔서 떠나셨습니까?

    ◆ 류영준> 황 전 교수를... 지금 뭐 다 밝혀진 사실만 보더라도 왜 떠났는지는 짐작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정관용> 아... 초기에 같이 연구한 그때부터 이미 좀 조작, 허풍 이런 게 많았습니까?

    ◆ 류영준> 그러니까 예를 들면 대표적인 영롱이 복제...

    ◇ 정관용> 복제소.

    ◆ 류영준> 젖소였죠. 영롱이가 어떻게 보면 대표적인 연구 성과인데 연구 성과를 찾으려 하는데 논문이 없는 거예요.

    ◇ 정관용> 논문이 없어요?

    ◆ 류영준> 네.

    ◇ 정관용> 영롱이는 있고?

    ◆ 류영준> 영롱이는 있었는데 그것도 꽁꽁 숨겨놓고.

    ◇ 정관용> 네.

    ◆ 류영준> 일반에 공개도 잘 안 하고요. 그런데 논문은 없었고.

    ◇ 정관용> 무슨 말이에요, 그게?

    ◆ 류영준> 그러니까 영롱이 논문을 내지 않고 언론에 먼저 터뜨린 거죠.

    ◇ 정관용> 아니, 영롱이가 그러면 복제소인 거는 맞아요?

    ◆ 류영준> 그게 확인이 안 됩니다.

    ◇ 정관용> 아이고, 그래요? 영롱이가 태어난 게 언제죠?

    ◆ 류영준> 99년도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 류 교수가 합류하기도 훨씬 전이잖아요?

    ◆ 류영준> 네, 그것 때문에 유명해지셨고 그거를 하던 팀장들이 그대로 다 있는 상태였거든요, 저 석사 할 때. 그분들이 논문이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 정관용> 아...

    ◆ 류영준> 그게 조작의 시초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요, 또? 줄기세포 과정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 류영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을 제가 그래도 팀장이니까 다 하고 나와야 되겠다고 했지만 중간에 다 밝혀진 바와 같이 연구원 난자 제공을 받았고 그런 문제들이 한 대여섯 개가 겹치면서 인간적인 신뢰감을...

    ◇ 정관용> 원래 연구팀에 소속된 연구원의 난자를 받거나 이러면 안 되는 거죠?

    ◆ 류영준> 네, 취약한 피험자라고 해서 학생과 교수 관계는 어떤 힘의 불균형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태에서 연구원 난자를 쓴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많이 어긋나죠.

    ◇ 정관용> 또, 또? 대여섯 가지라고 그러셨는데 또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 류영준> 백두산 호랑이 프로젝트, 이런 것도 돼지 난자에 백두산 호랑이 체세포를 넣어서 돼지한테 넣는 거죠. 그런데 뭐 임신이 됐는데, 저게 돼지 것인지 알 수가 없거든요, 돼지 난자하고 같이 넣기 때문에요. 그래도 언론에다가 초음파 사진 보여주면서 ‘아, 이거는 백두산 호랑이일 것이다’ 이렇게 하면 또 백두산 호랑이인 것처럼 사람들이 믿게 되죠.

    ◇ 정관용> 결국은 그 호랑이는 어떻게 됐죠?

    ◆ 류영준>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 정관용> 뭐 그냥...

    ◆ 류영준> 네, 프로젝트가 막을 내렸죠. 더 이상 필요 없으니까.

    ◇ 정관용> 돼지한테 착상만 되는 척 하다가 없어졌어요?

    ◆ 류영준> 네, 다 유산이죠.

    ◇ 정관용> 유산. 그리고 또?

    ◆ 류영준> 그다음에 개 척추손상 실험들. 그러니까 황 전 교수하고는 일단 연구자로서는 아웃이고 그래도 인간적인 신뢰감이 그나마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다 없어지는 거죠. 영롱이 같은 것도 99년도에 언론에 나왔지만 실제 실력으로 복제한 것은 2003년입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류영준> 네, 4년 뒤입니다.

    ◇ 정관용> 그 2004년, 그래도 그건 황우석 전 교수 팀에서 한 것은 맞습니까?

    ◆ 류영준> 네. 그게 논문도 안 내고 우리끼리 실험실 내에서 자축하고 끝났습니다. (웃음)

    ◇ 정관용> (웃음)

    ◆ 류영준> 그런 식이죠. 처음에는 언론에 먼저 터뜨리고 주목을 다 받고 나중에 실력을 길러서 하자, 뭐 이런 식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래서 그렇게 헤어졌는데 그다음에 제보까지는 기간이 좀 있었어요.

    ◆ 류영준> 네, 한 1년 정도... 1년 남짓 있었습니다.

    ◇ 정관용>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그 1년 사이에? 그만 두시고 어디로 옮기셨죠?

    ◆ 류영준> 원자력 병원으로 갔는데 그때 당시에도 실험실의 박사과정이었어요. 그러니까 파트타임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계속 실험실 내부 이야기는 들을 수 있었거든요. 그다음에 특허도 제가 직접 썼기 때문에 특허보증이라든지 이런 게 필요하시면 저한테 변리사가 찾아오고 그랬습니다.

    ◇ 정관용> 뭐에 대한 특허였죠?

    ◆ 류영준> 인간 체세포회귀식 줄기세포 생산 방법이나 조건들...

    ◇ 정관용> 거기까지는 조작 없이 했었던 겁니까?

    ◆ 류영준> 아니요. 특허는 특허이고 과학적인 실체, ‘NT-1’은 과학자들이 검증을 해 보니까 자가생식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99.9% 정도. 그래서 NT-1은 지금 실제합니다, 실제하는데 그게 회귀식이 아니고 체세포 복제가 아니고 자가생식으로 발생한 줄기세포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방법론까지는 일단 특허를 받았는데 그것을 실제로 해서 줄기세포로 만들어내는 것까지는 못했다는 얘기 아닙니까?

    ◆ 류영준> 아니요. NT-1은 만들어냈죠, 지금도 존재하고.

    ◇ 정관용> 그런데 그게 자가생식이라는 거죠?

    ◆ 류영준> 자가생식이죠. 의미가 다른 거죠. 그런데 황 전 교수 측에서는 그게 체세포회귀식이라고 계속 주장을 하는 거죠.

    ◇ 정관용> 체세포회귀식을 통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군요.

    ◆ 류영준> 주장을 하는 거죠.

    ◇ 정관용> 그건 지금까지도 검증이 안 됐습니까?

    ◆ 류영준> 검증은 다 끝났습니다.

    ◇ 정관용> 아닌 것으로?

    ◆ 류영준> 네, 아닌 것으로 서울대 조사위원회에도 두 번이나 냈고 그다음에 미국에서, 독립적인 기관에서 두 부분이나 또 냈습니다. 그거는 학계 내에서는 이론이 크게 없는데 황 전 교수팀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검증해 보니까 그게 아닐 수도 있더라’, 이렇게 지금 반박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헤어지고 나서 그 1년 사이에 그런 줄기세포 만들었다, 이런 얘기들이 막 나오니까.

    ◆ 류영준> 그렇죠. 저는 거리를 두고 그냥 같이 못가는 것만으로도 제가 공범은 안 되니까요. 일단 나왔는데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거죠. 황 전 교수가 거짓말을 하고 하는 목적은 하나인데요. 자기가 큰 상 노벨상, 안 그러면 사회적 파워, 이런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데 그게 그냥 돈이나 명예 정도는 또 그렇다 치는데 사람 목숨까지 위협하는 그런 경계를 넘실거립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임상실험을 하겠다?

    ◆ 류영준> 네. 그걸 제가 복수의 사람, 실험실 내부 사람으로부터 확인을 했고 나중에 그 임상실험 대상자의 부모로부터도 확인했습니다. 2005년 5월 달에 사이언스 두 번째 논문이 발표됐는데 그때에 임상실험 계획이 있다고 그 장애 아동 부모한테 이야기를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2005년 5월 사이언스 두 번째 논문은 조작된 논문이었죠?

    ◆ 류영준> 네. 하나도 없는 거죠. 11개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검증도 하고 앞으로 몇 년을 안전성 평가나 또 이런 여러 가지 점검을 해야 되는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 류영준> 그 해에 어떻게 아이한테 할 수...

    ◇ 정관용> 임상실험을 할 수 있느냐.

    ◆ 류영준> 안 됐을 수도 있지만 임상실험이, 중간에 누군가가 저 말고 막을 수도 있고 그런데 그렇게 하는 발상 자체가 너무 도가 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정관용> 이제는 폭로해야 되겠다?

    ◆ 류영준> 네.

    ◇ 정관용> 누구를 처음에 찾아가셨어요?

    ◆ 류영준> 일단 황 전 교수팀에 알렸습니다. ‘검증을 해라, 11개는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제가 강성근, 이병천 그다음에 황 전 교수를 바로 직접적으로 말할 수 있는 팀 내부 사람한테 전달을 했습니다, 세 번이나. 그런데 두 번은 중간에 다른 사람에 의해서 막혔고 한 번은 황 전 교수가 직접 부인을 합니다.

    ◇ 정관용> 이건 분명히 있다?

    ◆ 류영준> 있다가 아니고, ‘쓸데 없는 소리 하지마라’

    ◇ 정관용> 쓸데 없는 소리하지 마라?

    ◆ 류영준> 네.

    ◇ 정관용> 문제 일으키지 마라 그냥 그런 정도로?

    ◆ 류영준> 그렇죠. 실체가 있었다, 없었다를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흠집 내지 마라.’

    ◇ 정관용> 그냥 임상 실험 계획대로 간다, 이런거군요?

    ◆ 류영준> 그거를 포함하여 ‘우리 갈길 간다’, 이런 거죠.

    ◇ 정관용> 그래서요?

    ◆ 류영준> 그래서 그쪽에는 더 이상 말이 안 통하니까 이제부터는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거죠. 이게 일을 그대로 놔두면 될까 또 내가 이렇게 알리면 그때부터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그때부터 지금 일기장을 봐도 소상하게 적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 고민 끝에.

    ◆ 류영준> 고민 끝에...

    ◇ 정관용> 누구를 만나셨습니까?

    ◆ 류영준> 처음에 필요한 것은 신변보호였습니다. 신변보호하고 저희 가족 안전성이 제일 문제가 돼서 참여연대를 일단 먼저 접촉을 했고요. 제보자보호센터라는 게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그때 2005년 5월 31일 밤에 MBC PD수첩 15주년 특집 방송이 있었습니다. 그때 최승호 CP가 멘트를 하는데 클로징 멘트에 어떤 얘기를 하느냐 하면 ‘실력이 없어서 못한 적은 있었어도 외압으로 우리가 방송을 못한 적은 없었다.’ 그런 취지로 발언을 해서 이제 줄기세포 조작을 밝히려면 참여연대나 이런 종류에 보호시스템 말고 실제로 들어가서 그것을 검증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거든요. 그런 언론들이 그때 당시에도 없었고 PD수첩 그 멘트를 듣고 ‘저들이라면 할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을 새벽까지 계속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PD수첩에게 제보를?

    ◆ 류영준> 그다음날 아내하고 상의를 먼저 하고 그다음날 정오쯤에 제보를 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때 바로 국익이 우선이냐 아니면?

    ◆ 류영준> 진실이 우선이냐?

    ◇ 정관용> 그걸 직접 말씀하셨다면서요?

    ◆ 류영준> 첫 마디에 그걸 물었습니다, 그거는 사실이고.

    ◇ 정관용> 그랬더니?

    ◆ 류영준> 한학수 PD가 그 영화에서도 나오는데요. 주저 없이 바로 ‘진실이 국익이다’ 그 이야기는 한학수 PD가 제 말을 해도 될 사람인지 떠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제보에 기초해서 취재에 들어가고 그러자 또 강력한 역공이 나왔고 그러니까 진짜 진실이 밝혀지기까지는 우리 류 교수 말고도 또 많은 생명과학하시는 분들이 힘을 보탰죠?

    ◆ 류영준> 네.

    ◇ 정관용> 그때 BRIC인가요?

    ◆ 류영준> 네, 생물학연구정보센터라고 포스텍에서 하는 BRIC이라고 하는 약자로 쓰이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그 커뮤니티에서 우리들이 처음 예상이나 계획을 전혀 못한 상태에서 12월 4일 자정 밤에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익명의 과학자가 사진 중복에 대한 조작을 밝히고 이거를 맞추면 감자를 한 박스 선물로 주겠다,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사이언스 논문, 두 번째 논문에 실린 사진들, 그걸 유심히 다 비교분석해 보니까 손댔고 조작됐고 이런 것들을 밝혀냈던 거죠?

    ◆ 류영준> 네.

    ◇ 정관용> 그 어나니머스란 분은 어떤 분인지는 나중에 밝혀졌죠?

    ◆ 류영준> 네, 밝혀졌습니다.

    ◇ 정관용> 공개하기는?

    ◆ 류영준> 공개는 못합니다.

    ◇ 정관용> 네. 그래서 그 엄청난 역공이 있었지만 결국은 진실을 밝혀내셨습니다.

    ◆ 류영준> 네.

    ◇ 정관용> 그 과정에 그런데 참 죽을 고생을 하셨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 류영준> 네, 그거 뭐 영화에서나 볼 듯한 추격전 이런 것도 있었던 것 같고요. 위협 이런 것은 기본적으로 있고요. 또 집에 침입도 당했습니다.

    ◇ 정관용> 직접 침입까지?

    ◆ 류영준> 네. 아파트 한 13층에 살았는데 루프 타고 집안으로 들어오고 이러신 분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어떤 사람들이 그랬어요?

    ◆ 류영준> 지금은 다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누군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냥 막연히 황우석 광신도 이런 분들이었습니까? 아니면 뭔가 황우석 전 교수와 관련되어 있었다고 봐야 됩니까?

    ◆ 류영준> 이렇게 확실하게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게, 그때 당시에는 우리 국민들 모두가 황 전 교수를 믿었고 가슴 뜨겁게 하는 게 있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자발적인 분들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두 번째는 기자분들이 굉장히 전사적으로 했었죠.

    ◇ 정관용> 기자들이 그렇게 공격을 했어요?

    ◆ 류영준> 네. 그러니까 그냥 황 지지자들은 그런 식으로 좀 격하게 행동을 하셨고. 기자님들은 취재를 해야 되니까 집 앞에 계속 소위 버티기, 수십 명이 계속 있어서 저희 집에 못 들어가게 되는 원인이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도망도 다니시고 그래서?

    ◆ 류영준> 네.

    ◇ 정관용> 참, 그래도 그나마 그 후에 이제 2년 정도 실직 후에는 어디를 취직 하셨습니까?

    ◆ 류영준> 고려대학교에 공채로 다시 전공을 바꿔서 시험을 치르게 됐고 다행히 합격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후에는?

    ◆ 류영준> 전문의를 4년 동안 잘 이수를 해서 따고 서울아산병원에 2년 동안 임상교수로...

    ◇ 정관용> 계시다가? 강원대로는?

    ◆ 류영준> 그것도 공채가 나서 공채 지원해서 작년 3월부터 있습니다.

    ◇ 정관용>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한국 사회 많이 달라졌습니까?

    ◆ 류영준> 아, 별로 달라진 것 같지가 않아서 많이 마음이 아픕니다.

    ◇ 정관용> 어떤 점이 안 달라졌습니까?

    ◆ 류영준> 지금 이 사회 다른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도 황우석 사태, 황우석 스캔들하고 들여다보면 기저는 상당히 유사합니다. 또 논문 조작, 연구부정에 관련돼서도 그 이후에 관련돼서도 계속 터졌고요. 그런 게 반복되는 이유는 어떤 한 부분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 우리 한국사회 전체에 대한 어떤 토양이나 분위기 이런 게 작용을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네. 세월호도 마찬가지고요.

    ◆ 류영준> 네. 똑같습니다.

    ◇ 정관용> 원전 비리도 마찬가지고요. 방산 비리도 마찬가지요? 그 안에 계신 누군가는 알 것 아닙니까? 문제가 이렇게 크다는 걸.

    ◆ 류영준> 누군가는 아시죠. 저하고 똑같은 이런 힘듦을 지금 참고 계신 분도 아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말을 못하는 거죠? 안 하는 거죠?

    ◆ 류영준> 말 안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분들이 말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뭐가 달라져야 합니까?

    ◆ 류영준> 지금 우리나라 한국사회는 제보자가 공익을 지키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 희생하는 분으로 생각을 하지 않고 공범에서 혼자 뛰쳐나온 배신자라고 생각을 하는 게 문제죠.

    ◇ 정관용> 그런 문제가 있죠.

    ◆ 류영준> 그런 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뛰쳐나올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는 사실 황우석 스캔들은 연구부정이라는 어떤 확실한 기준이 있지 않습니까? 한 팩트를 추구하는 과학자로서 하면 안 되는 일을 했기 때문에 틀렸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분야는 상당히 그런 게 애매할 수 있죠. 그래서 더욱 힘듭니다. 그다음에 제보자 보호시스템이나 이런 사회적인 인식 이런 게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제보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한국사회가 안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준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류영준> 저 개인적으로는 10년을 다시 관찰을 할 건데요. 한국사회가 그 변화하기를 원한다면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지만 국민 개개인이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감정이나 애국심이나 어떤 논리적이지 않은 것에 기대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이 판단력도 기르고, 잘못됐을 때는 잘못도 인정하고 반성할 줄 아는 그런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만약 류 교수가 그때 제보하지 않고 황우석 전 교수 그냥 놔뒀으면 어떻게 됐을까요?{RELNEWS:right}

    ◆ 류영준> 상상을 여러 가지 하는데 끔찍합니다. 너무나 뻔한 일이었고 더 우리가 혼란에 빠지고 큰 일로 부메랑을 맞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네,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류영준 교수, 아주 낮은 목소리로 그리고 조곤조곤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강력한 메시지를 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류영준> 감사합니다.

    ◇ 정관용> 류영준 교수,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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