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신문사 시사만평, 비판 기능 거세"



사회 일반

    "신문사 시사만평, 비판 기능 거세"

    유럽에서는 70년대가 정부 검열 마지막

     

    - 대통령 풍자, 충분히 가능한 영역
    - 이하 씨도 이 일을 도운 사람이 누군지 경찰이 캐 묻더라고 해
    - 시사 만평, 신문사 상업화로 불편한 존재가 돼
    - MB 정부보다 현 정부에서 보수단체 나서면서 통제적 분위기 강화
    - 참여정부에서는 사실과 관련 된 문제로 해결, 법률적 문제로 확산 안 해
    - 한국 시사 만화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 굉장히 절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0월 21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손문상 (만평 작가)

    ◇ 정관용> 이달 초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을 그려서, 만평이죠.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게시했다는 이유로 보수단체가 해당 작가를 고발하는 일이 있었고요. 어제는 광화문의 한 건물 옥상에 박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그린 것을 들고 올라가서 뿌린 분이 팝아트 작가인데 건조물침입죄로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표현의 자유, 언론 자유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달 초에 바로 그 고발당한 손문상 화백을 연결해 봅니다. 손 화백, 나와 계시죠?

    ◆ 손문상> 네, 안녕하십니까? 손문상입니다.

    ◇ 정관용> 지금 시사만평하신지 몇 년 되셨죠?

    ◆ 손문상> 언론사에 들어와서 줄곧 했으니까 한 25년째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25년?

    ◆ 손문상> 네.

    ◇ 정관용> 사전적인 의미로 만평이라는 게 뭡니까?

    ◆ 손문상> 세태를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거겠죠, 사전적인 의미는.

    ◇ 정관용> 만화를 통해 세태를 비판적으로 풍자한다?

    ◆ 손문상> 네.

    ◇ 정관용> 보수단체에 의해서 고발당한 만평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 손문상> 제가 최근에 약간 형식을 달리해서 기존에 그리는 방식이 아니라 피규어라고 하는 입체물을 만들어서 그걸 만평에 최근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을 닭으로 표현한 이미지, 그러니까 닭과 합성된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해서 보수단체 쪽에 혹은 그쪽 단체에서 활동하는 어떤 칼럼니스트인데요. 저는 잘 모르시는 분인데요. 아직까지 그분이 고발을 한 걸 알고 있는데. 고발한 내용은 이런 묘사가 국가원수뿐 아니라 그 어떤 제3자한테 적용돼도 인격모독과 명예훼손의 효과가 극심할 것이라 하면서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명예훼손죄로?

    ◆ 손문상> 네. 인격모독과 명예훼손죄로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대통령을 왜 닭에다 비유하셨습니까?

    ◆ 손문상> 제가 처음 한 건 아니고요. 세간에, 이전에 홍성담 화백이 광주비엔날레에 박근혜 대통령을 닭으로 비유하면서 문제가 됐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 정관용> 문제가 된 그림이 그거였죠.

    ◆ 손문상> 네. 그리고 그런 세간의 일반적인 풍자를 다시 차용했던 것뿐이고요. 제가 뭐 처음부터 닭으로 표현했던 게 아니라 풍자라는 게 그런 영역이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니까.

    ◇ 정관용> 그리고 어제 박 대통령 풍자한 그림 옥상에서 뿌렸다가 물론 건조물 침입죄로 일단 입건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그분이 뿌린 그림은 어떤 내용이었답니까?

    ◆ 손문상> 그분이 뿌린 내용은 팝아트 작가 이하 씨라고 하시는 분인데요. 물론 그분이 저희 팝아트 작가이기도 하지만 저희 시사만화협회 회원이기도 합니다. 그분이 그린 그림은 달리 어떤 특정한 동물로 비유했거나 그런 건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으로 보이시는 분이 머리에 꽃을 꽂고 이렇게 그냥 단순하게 약간의 한복을 입고 표현된 그림인데 거기에 수배전단 형식의 모양을 갖춰서.

    ◇ 정관용> 아!

    ◆ 손문상> 나쁜 정부, 그걸 박근혜 대통령으로 상징하면서 그린 그림인데, 이제 흔히들 우리가 정서적으로 머리에 꽃을 꽂고 한복을 입고 있거나 그러면 보통들 상상하는 우리가 일반적인 그런, 모습이랄까요? 그런 걸 나타냈는데. 그런 그림을 뿌렸다고 해서 연행이 되기는 됐지만 실제로 같이 이 일을 도운 사람이 누군지를 계속 캐물었다고 하더군요, 보니까. 경찰은.

    ◇ 정관용> 물론 죄목은 명예훼손이나 이런 게 아니라 건조물침입죄이기는 해요. 그 건에 관한 건 말이죠.

    ◆ 손문상> 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일간 언론에서 이런 만평이 많이 줄어들고 있나요, 전반적으로?

    ◆ 손문상> 적어도 한 10여 년 사이에 실제로 만평가들이 작고하신 경우도 많이 계시지만 주요 매체, 주요 일간지 신문에서 시사만화가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그 정체성이랄까요, 이런 부분들이 상업화와 그런 부분과 관련지어서 굉장히 불편한 존재가 되다 보니까 스스로 비판 기능을 거세하면서 만평가들은 만평을 더 이상 싣지 않는 그런 경우가 좀 생기고 있죠, 현재.

    ◇ 정관용> 만평은 어쨌든 누군가를 풍자하고 꼬집어야만 하니까, 그것도 직설적으로.

    ◆ 손문상>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다 보니 아예 그냥 그 코너와 란 자체를 없애는 추세다?

    ◆ 손문상> 그리고 만평가가 자사의 보도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때 겪는 갈등들이 그 안에서 굉장히 불편한 겁니다.

    ◇ 정관용>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하고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하고 뭐 조금 정부의 통제 이런 게 달라졌다고 느끼십니까?

    ◆ 손문상> 네. 무척 심해졌죠. 그러니까 오히려 이명박 정부 때보다도 지금은 더 굉장히 직접적이고 통제나 이런 부분에서,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부의 구체적인 어떤 관계자가 직접적인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보수단체나 그런 쪽에 계신 분들이 나서서 이런 우리 사회의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통제적인 분위기들을 굉장히 많이 강화하고 있는 측면이기는 합니다. 물론 노무현 정부 때도 지금은 이제 작고하셨지만 조선일보에 신경무 화백과 노무현 정부 간의 어떤 신경전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요. 그거는 언론중재위 안에서 어떤 팩트, 사실 팩트와 관련된 문제로 그렇게 해결됐지 이것이 법률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되거나 고발을 한다거나...

    ◇ 정관용> 이런 경우는 없었다?

    ◆ 손문상> 네, 이런 경우들은 없었죠.

    ◇ 정관용> 외국에서 시사만화나 만평의 풍자 수준은 우리랑 어느 정도 비교가 됩니까? 또 그런 경우는...

    ◆ 손문상>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은 지금 저희 한국의 시사만화가들은 굉장히 뭐랄까 스스로 절제를 잘 한다고 할까요.

    ◇ 정관용> 주눅 들어 계세요?

    ◆ 손문상> 사실 그렇지는 않은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표현의 양식 정도를 잘 컨트롤하고 있다라고 보이는데 그 조차도 못 견디시는 분들이 많은 거죠. 간단한 예를 들자면 물론 이제 현재도 유럽 사회에서는 시사만화와 관련된 중요한 쟁점들이 몇 년 사이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은 정치권력과의 관계라기보다는 이슬람 세계, 이슬람 이민 사회 특히 유럽에서 이슬람 이민 사회가 종교적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신성스러움을 둘러싼 문화의 충돌이랄까요? 이런 부분으로써 확산된 적은 있었고 그런 부분...

    ◇ 정관용> 정치권력 관련해서는 전혀 논란 자체가 없다?

    ◆ 손문상> 유럽에서는 한 70년대 때를 거의 마지막으로. 제가 최근에 어떤 만화축제에서 프랑스 작가와 대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프랑스 작가하고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작가들은 이 시사만화의 작가, 시사만화의 역사를 투쟁의 역사로 전통적으로 그렇게 인식하고 있고요. 70년대에 드골 장군이 죽었을 때 그 드골 장군의 죽음을 한 촌부의 죽음으로 비하하는 만평을 그렸던 것과 관련된 정부의 검열이 거의 마지막으로 그 이후에는 사실...

    ◇ 정관용> 마지막이었다?

    ◆ 손문상> 네, 거의 정치적 권력과의 관계는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게 언제 얘기인지 모르겠네요. 네, 여기까지 말씀. 시간이 부족해서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손문상>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손문상 화백의 이야기까지 들어봤습니다.

    ▶시사자키 프로그램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