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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별그대'는 NO·짝퉁 '상속자들'은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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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영화 '별그대'는 NO·짝퉁 '상속자들'은 YES>

    • 2014-10-19 09:46

    한류 콘텐츠 중국 시장 딜레마…

     

    올 여름 중국에서 개봉한다던 영화 '별에서 온 그대'는 10월 현재 극장에 언제 걸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다. 아니, 과연 중국에서 개봉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반면 그사이 중국에서 대박을 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상속자들'을 멋대로 뒤섞은 '짝퉁' 중국 온라인 드라마 '별에서 온 상속자들'은 지난달 인터넷에서 버젓이 공개가 됐다. 얼굴도 두껍게 두 드라마의 제목을 짜깁기한 이 짝퉁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그 조악하고 황당한 스토리에 실소를 금치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요란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누리며 적어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

    '별에서 온 그대' 전과 후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은 급격히 달라졌다. '개그콘서트' '런닝맨'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도 중국으로 포맷 수출을 했으며, 더불어 방송 관계 인력들도 속속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에 앞서 영화 쪽 인력은 감독들을 중심으로 먼저 대륙에 발을 들여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류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차이나 머니가 엔터테인먼트업계에 활력을 주는 것과 비례해 딜레마도 심화되고 있다. '짝퉁 천국'인 중국이 한류 콘텐츠에 있어서도 여지없이 짝퉁을 생산해내고 있고, 중국 당국은 한류 콘텐츠의 중국 진출에 대한 규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영화 '별에서 온 그대' 연말까지 심의 안되면 사실상 무산"

    올초 영화 '별에서 온 그대'를 중국에서 개봉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관심은 재편집 영화도 중국에서 히트할 수 있을까였다.

    '별에서 온 그대'의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대륙에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자 별도의 재촬영 없이 20부작 드라마를 110분 분량으로 압축·재편집한 영화판을 중국에서 개봉하려고 했다. 개봉 시점은 올여름 극장가 성수기.

    그러나 영화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당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연예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드라마 내용을 그대로 편집한 영화는 심의에 적합하지 않다"는 희한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이 드라마의 TV 방송을 막았던 대표적인 이유인 '외계인 출연'도 문제가 됐다.

    HB엔터테인먼트 윤현보 이사는 19일 "올해 말까지 심의가 진행이 안되면 사실상 개봉을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별에서 온 그대' 뿐만이 아니다. 드라마 '닥터 이방인'을 편집한 영화 등 다른 한류 드라마도 중국 극장가를 겨냥해 드라마 내용을 토대로 한 편집 영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중국은 자기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틀어질지 알 수가 없다"며 "중국 시장은 분명 크고 지금이 기회인 게 맞지만, 당국의 결정에 따라 사업이 하루아침에 엎어질 수도 있고 콘텐츠 협력이라는 이름 하에 제작 기술과 노하우만 유출될 수도 있는 등 위험도도 높다"고 지적했다.

    ◇ 짝퉁 콘텐츠 활개 나몰라라 하는 중국

    이처럼 기준이 불분명하고 모호한 잣대로 한류 콘텐츠에 대해 '심의'라는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중국은 짝퉁 콘텐츠가 만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짝퉁'이라고 하는 것은 대개 음성적으로 활동하기 마련인데, 중국에서는 한류 콘텐츠를 베낀 짝퉁 콘텐츠들이 버젓이 TV나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서 공개되고 있다. 당국의 규제와 단속이 미치는 채널에서 짝퉁 콘텐츠가 선보이고 있지만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전무하다시피 한 중국에서는 이같은 저작권 침해가 사실상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별에서 온 상속자들'의 경우는 표절을 떠나 그 완성도 자체만으로도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콘텐츠라는 게 연예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심지어 중국 현지에서도 이 드라마를 두고 '창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고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별에서 온 그대'와 '상속자들'의 제작사는 이 짝퉁의 출현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저급의 콘텐츠라 무시하면 좋겠지만, 짝퉁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자칫 제2, 제3의 짝퉁을 방조하는 격이 될까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상속자들'의 제작사 화앤담픽쳐스의 백혜주 이사는 "'별에서 온 상속자들'의 질이 오죽하면 우리의 중국쪽 파트너조차 안 봤다고 하더라. 뭐하러 보냐는 반응이고, 반응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그쪽의 노이즈 마케팅에 말려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어찌됐든 표절인 부분이 있으면 우리도 파악은 해야하니 중국쪽 파트너에게 확인을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고 밝혔다.

    중국은 TV에서도 한류 콘텐츠를 그대로 베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국내 예능프로그램과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이 중국 TV에 등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방송사에서도 이같은 표절 행위를 저질러 충격을 줬다.

    지난달 29일 첫선을 보인 중국 강소위성TV의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이치 라이 샤오바'는 KBS 2TV '개그콘서트'와 SBS TV '웃찾사'를 표절했다.

    KBS는 이 프로그램이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시청률의 제왕'을 제목부터 세트, 내용까지 그대로 베꼈다며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희미한 중국방송에서도 그 예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비난했다.

    KBS는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잘 알고 있는 강소위성TV 측은 '시청률의 제왕' 외에도 '렛 잇 비(LET IT BE)' '댄수다' '안생겨요' 등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를 표절한 내용도 이미 녹화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우려를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도 '이치 라이 샤오바'에서 '웃찾사'의 5개 코너와 거의 유사한 내용이 방송됐음을 확인했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KBS와 SBS는 나란히 강소위성TV와 중국 규제당국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엄중 항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나 후속조치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KBS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들의 중국 내 높은 인기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우려가 적지 않아 이번 표절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에 따라 향후 중국과의 프로그램 공동제작 사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 한류 드라마 인기 끌자 온라인마저 규제

    중국은 TV에서 한류드라마를 밀어내더니,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한류드라마를 규제하려고 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자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다.

    중국은 지난달 자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할 수 있는 외국 TV 프로그램의 비중을 제한하고 나섰다. 동영상 사이트의 TV 콘텐츠 중 외국 프로그램의 비율이 30%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새 정책을 시행하면서 TV에 이어 온라인에서도 한류드라마의 중국 진출에 또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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