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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가짜 스펙? 거르면 돼" vs "절대 못걸러"



사회 일반

    입학사정관제 "가짜 스펙? 거르면 돼" vs "절대 못걸러"

    <유지 측="">

    -제도 운용 잘못했다고 폐지? 어불성설
    -학교생활 충실, 꿈 위해 노력하면 합격
    -신뢰도 높일 방안 마련하고 유지해야

    <폐지 측="">
    -허위, 과장 기록의 유혹 배제 못해
    -학생부 기재위해 신설 행사만 4-50개
    -부작용 필연, 과감히 폐지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경숙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 김학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

    2013년에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K대학교 한의예과에 합격한 학생이 있습니다. 이 학생은 전국 백일장대회에서 상을 타고요. 봉사상도 2회나 받고, 또 해외 여러 곳을 체험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다양한 경력으로 합격을 한 거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학생의 백일장 시는 교사가 대신 써준 거였고요. 봉사활동 내역은 부풀린 거였고, 해외에는 다녀온 적도 없었습니다. 즉 담임교사가 2,500만원을 받고 이 모든 기록을 조작해 준 거였습니다.

    이런 부실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뽑는 입학사정관제,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걸까요? 대학 내에서도 입학사정관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늘 양쪽의 이야기 들으면서 판단해보시죠. 먼저 입학사정관제는 유지돼야 한다는 분이세요.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이십니다. 건국대학교 김경숙 교수 연결을 해보죠.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경숙> 안녕하세요. 김경숙입니다.

    ◇ 김현정> 요즘은 대학에 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죠?

    ◆ 김경숙> 맞습니다.

    ◇ 김현정> 논술로 가는 방법, 내신 성적으로만 가는 방법, 수능으로만 가는 방법. 이것들 중에 교과 성적이 아니라 아이의 숨은 재능을 보고 뽑는 게 입학사정관제. 맞습니까?

    ◆ 김경숙> 네, 재능이라는 부분에서 해석을 여러 가지로 할 수 있을 텐데요. 입학사정관제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보는 학생은 '학교 생활에 충실하면서 자기의 꿈을 위해 노력한 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지금은 이름이 '학생부종합전형' 이렇게 살짝 바뀌었더라고요?

    ◆ 김경숙>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입학사정관제 즉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뽑는 비율은 전체 입학정원의 대략 20% 정도로 잡으면 되나요?

    ◆ 김경숙> 그렇죠. 전국적으로 보면 한 20% 정도라고 볼 수 있고요. 수도권 대학으로 초점을 맞추면 30%에서 40% 이상의 학생을 지금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 K대학교 한의예과 사건은 보시면서 교수님도 기가 막히지 않으셨어요?

    ◆ 김경숙> 그렇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 김현정>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학사정관제, 즉 학생부종합전형은 유지돼야 한다는 쪽이십니까?

    ◆ 김경숙> 지금 그 사건의 초점은 학교생활기록부라는 공문서를 위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위조된 공문서를 믿고 계약한 사람이 있다면 공문서를 위조한 사람이 잘못인 거고요. 그 공문서가 다시는 위조되지 않도록 절차를 저희가 한 번 더 점검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고교에서 시험문제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러면 고교 내신성적이 신뢰할 수 없다고 해서 교과 전형을 폐지해야 한다고 하지는 않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제도 탓이 아니라 그걸 운용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가지고 제도 자체를 없애려고 하는 것, 좋은 취지의 제도를 없애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경숙>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제가 이 인터뷰를 위해서 주변의 여러 수험생 학부모들을 취재를 해보니까 이런 하소연들을 하세요. '교내에서 무슨 대회를 한다고 했을 때 아이들 실력이 아주 큰 차이가 안 나다 보니까 결국은 학교 일을 많이 하고, 기부금 많이 낸 엄마의 자녀가 그 상을 타가기 마련이고, 심지어 어떤 엄마는 없던 대회도 만들어서 자기 자식의 상을 타게 하더라. 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교감, 교장선생님의 추천서도 이왕이면 학교 일 열심히 하는 학부모의 자녀가… 이런 식이 되가더라.'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어떻게 보세요?

    ◆ 김경숙> 그래서 이제 제가 말씀드리는 것처럼 학교생활기록부가 어떻게 기재되는가, 어떤 내용들이 기재되는가에 대해서 우리가 더 관심을 갖고 그 부분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에요.

    ◇ 김현정>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신뢰하도록 만들까요? 이것이 버젓이 드러나는 불법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은연중에 운용되고 있다면 걸러내기가 참 어렵지 않나요?

    ◆ 김경숙> 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고등학교에서 만약 어떤 대회를 하겠다고 할때 공지가 하루만 되기도 하고 심지어 안 되는 상황에서, 아이도 모르는 사이에 대회가 있었고요. 또 거기에 누가 입상인지 모르게 그냥 학생부에 기재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어떤 대회를 하겠다고 공지하는 일정 기간을 두고요. 그리고 대회 결과에 대해서 홈페이지에 다 올리고요. 그러면 그 대회에 어떤 학생이 어떻게 출전해서 어떤 상을 탔구나 모두가 아는 상황에서 그게 학생부에 기재되는 거죠. 이러한 학생부 기재의 절차를 저희가 좀 고민해야 될 때라는 거죠.

    ◇ 김현정> 공지사항을 충분히 하고, 홈페이지에 수상자를 발표하는 것만으로 이런 부작용들을 막을 수가 있을까요?

    ◆ 김경숙> 그렇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암암리에 그런 상이 오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학교 측에서는 아주 정직하고 투명하게 대회를 운영한다고 치더라도요. 또 한 가지 문제는, 학생들 사이의 과열 경쟁이 대단하다는 겁니다. 교내대회가 글짓기든, 미술이든, 과학이든 결국 좋은 성적을 내려면 사교육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 누군가가 대신 써주기도 한다고 그러고요, 대신 그려준다고 하고, 과학 같은 경우에는 연구서를 대학원생이 수백만 원을 받고 알바를 한다. 이런 흉흉한 소문까지 돌지 않습니까?

    ◆ 김경숙> 그러니까 지금 입학사정관제라는 게 7년 여 동안 유지되면서 계속 변화하고 있거든요. 그 변화의 방향은 지금 학교생활 충실성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어떤 과열이라고 하는 부분이 자꾸 저는 사교육에서 부추기는 부분이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실제로 대학에서 고등학교 현장에 나가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설명할 때 ‘학교생활에 충실한 아이가 좋은 결과를 갖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그 충실도란 건 뭘 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까? 결국은 대회에 나가서 얼마나 많이 참여했고, 얼마나 많은 봉사활동을 했고, 경험했고 이런 거 아닌가요?

    ◆ 김경숙> 학교생활기록부를 보면 학생의 출결과 진로희망사항 또는 관심 있게 활동한 임원 활동이라든지 동아리 활동, 진로활동 이런 것들이 쭉 기록돼 있고요. 그리고 아시는 것처럼 교육과정을 얼마만큼 충실하게 이행했는지에 대한 성취 정도가 나타나 있어요. 내신 성적으로요. 그다음에 각 교과 담임 선생님들이 쓰시는 학생의 수업태도라든지 수행평가 내용도 기재돼 있습니다. 그 전체적인 부분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읽으면서 그 학생의 관심 영역과 노력, 성취, 인성 등을 다 평가하게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께서는 입학사정관제에 여러 가지 부작용 나타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것을 살려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말씀이세요?

    ◆ 김경숙> 맞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검증 절차만 학교 내에서 마련돼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면, 학생들이 굉장히 행복한 고등학교 생활을 보낼 거고요, 선생님 또한 자신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다양한 교육의 장을 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입학사정관제는 살려나가야 된다는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김경숙>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의 회장이세요, 건국대학교 김경숙 교수를 먼저 연결했습니다. 이번에는 폐지해야 한다는 분 만나보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의 김학윤 공동대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학윤> 네, 안녕하세요. 김학윤입니다.

    ◇ 김현정> 김 대표께서는 어떤 이유로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보세요?

    ◆ 김학윤> 입학사정관제 제도 자체가 허위, 과장 기록을 만들어내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부모들도 자기 자녀를 좋은 학교 보내려고 하고, 교사들도 이왕이면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좋은 학교를 갔으면 하는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기보다는 좋은 측면을 부각시켜주려고 하고 있거든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생활기록부가 중요시 여겨지다 보니까 생활기록부에 좋은 스펙을 기록하기 위한 행사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마다 독서대회, 퀴즈대회, 논술대회... 모든 학교가 20, 30개의 행사를 마련하고 심지어는 4, 50개의 행사를 생활기록부 기록을 위한 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 김현정> 한 해에 4, 50개씩 대회가 열려요?

    ◆ 김학윤> 네. 그러다 보니까 행사 하나하나 자체는 굉장히 의미가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이런 행사를 자주 치르다 보면 학교 교육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또 입학사정관제 때문에 시시콜콜한 기록까지도 다 기록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교사의 잡무는 굉장히 늘어나고,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로 가거든요. 그래서 교육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는 폐지하는 것이 낫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앞서 나온 교수님께서는 이런 말씀 하시더라고요. 일부 운용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가지고 이 제도 자체가 틀렸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보고 뽑는, 성적이 아닌 비교과 부문을 보고 뽑는 굉장히 좋은 제도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투명하게 운용할까하는 것을 고민해야지 왜 없앨 생각을 하느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학윤> 학생이 평범하게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서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만 가지고 입학사정관제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다른 애들과 뭔가 좀 다른 것이 있어야 되고, 또 스펙이 있어야 입학사정관제에 도전을 하게 되고. 그런 내용을 자기소개서, 추천서 또는 근거자료를 제시하거든요.

    ◇ 김현정> 앞서 교수님께서는 착실하게 고등학교 생활만 했는지 그 부분만 본다고 하시던데요?

    ◆ 김학윤> 그런 내용들이 일상적인, 보편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학교에서 평범한 학생들이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입학사정관제를 위한 기록을 위해서 체험학습, 봉사활동, 대회활동(수상경력) 이런 것들을 기록을 넣게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입학사정관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상담해 오는 학부모님들 많이 만나셨죠, 김학윤 대표께서도 실제 교사시잖아요?

    ◆ 김학윤> 네.

    ◇ 김현정> 어떤 얘기들을 제일 많이 하세요?

    ◆ 김학윤> 사실 자기소개서라든가 추천서라는 것이 쉽게 쓰여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입학사정관제 대비하는 아이들 보면 자기소개서도 보통 한 달 동안 끙끙 앓습니다. 한 달 동안 다듬는 거죠, 자기 혼자. 그런데 혼자 다듬는 것이 한계가 있다 보니까 부모라든가 교사라든가 주위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요, 또 교사추천서만 하더라도 실제로 늘상 봐온 아이들의 일생이 관계되기 때문에 잘 쓰려면 일주일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한 10명 학생들의 추천서를 교사가 쓴다고 했을 때, 일주일씩 10명, 그러면 정상적인 교사활동을 하면서 이건 좀 불가능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편법을 쓰게 되거든요.

    ◇ 김현정> 편법이라 하면?

    ◆ 김학윤> 부모들이 대신 써온다든가 학생들이 써온 것을 교사 이름으로 발표하는 경우도 있고, 또 부모들은 다급하니까 외부기관 같은 곳을 이용할 수 있겠죠.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편법현상이 나옵니다.

    ◇ 김현정> 교사가 써줘야 될 추천서를 학생이 만들어가지고 오는 거예요?

    ◆ 김학윤> 교사 이름을 통해서 내는 그런 현상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아주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라 아주 현실적인 얘기를 하시는 겁니까?

    ◆ 김학윤> 네, 그렇죠.

    ◇ 김현정> 입학사정관제의 취지가 좋다는 건 동감하지만 지금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 제도다, 따라서 폐지해야 된다 이쪽이세요?

    ◆ 김학윤>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계속 다듬어도 개선될 가능성 없어 보입니까?

    ◆ 김학윤> 입학사정관제를 아주 특수한 경우, 소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어떻게 보면 내신이나 수능, 논술시험처럼 모든 학생이 대비하고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입학제도 하나로 만들어질 때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거든요. {RELNEWS:right}

    ◇ 김현정> 아이들이 입학사정관제를 모두 다 준비하나요?

    ◆ 김학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다 대비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학교에서도 모든 학생들 대상으로 한 행사를 마련하고, 생활기록부 양을 많이 늘리고.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런 것들을 준비를 시켜준다라고 봐야 되고. 학교들도 포기할 수도 없거든요.

    ◇ 김현정> 나중에 어느 방법으로 입시를 치를지 모르니까 일단은 고1때부터 준비를 해 놔야 되는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 김학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김학윤 공동대표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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