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적 의혹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48) 전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국내외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예상보다 신속하게 가토 전 지국장을 기소하면서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법원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번 사건을 판사 3명이 있는 합의부에 배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명예훼손 사건이 판사 1명의 단독 재판부에 배당되는데 반해 예외적으로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3일쯤 가토 전 지국장 사건을 형사합의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재판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판의 쟁점은 가토 전 지국장의 기사 작성 경위와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기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지만 언론으로써 국민에게 알릴만한 상당한 정황이 있는지가 위법성을 조각할 수 있는 판단 여부가 된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한 사람의 명예가 훼손된다고 하더라도 여러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때에는 기사의 정당성이 인정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기사 내용이 사실이어야 하고, 만약 허위로 밝혀졌더라도 당시에 사실이라고 믿을 수 있는 정황이 있어야 한다.
이때 언론사 기자로써 사실 확인을 위한 여러 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어떤 점을 취재의 근거로 삼았는지도 판단 기준이 된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정윤회씨를 만났다는 풍문을 기자가 누구로부터 접해으며, 어떤 방식으로 취재하고 내용을 다뤘는지가 핵심이라는 뜻이다.
결국, 기사가 공익적으로 가치가 있으며 동시에 기사 내용을 사실로 믿을만한 정황이 상당할 때에 명예훼손죄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당일 사라진 7시간이 국민들이 관심있는 공익적인 사안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수백여명의 인명이 달려있어 급박하게 진행된 세월호 참사 당일에서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당연히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해당 기사가 어떤 경위로 쓰였는지, 당시에는 사실로 인정할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는지, 취재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윤회씨 등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당시 박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기사가 기본적으로 허위라고 보고 있다.
또한 당사자 등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채 증권가 정보지나 정치권 소식통 등 신뢰할 수 없는 자료를 보도의 근거로 제시했다는 점을 주요 기소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근 4년에 이르는 한국 특파원 생활을 하여 국내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 피해자들에게 미안함이나 사과,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벌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에서는 가토 전 지국장이 어떤 경위로 풍문을 접했는지, 당시에 사실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했는지, 보도의 근거는 무엇인지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기사가 증권가 정보지를 근거로 했다는 점 등에 비쳐 이미 기소가 된 이상 형사처벌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가토 전 지국장의 형사처벌 여부는 단순한 명예훼손 사건을 넘어 외교적,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상당한 만큼 추후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주장과 쟁점들이 불거질 수도 있어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