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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우리말 사용… '가나다 전화'를 아시나요?



사회 일반

    올바른 우리말 사용… '가나다 전화'를 아시나요?

    상담연구원들 "고운 우리말이 개그 소재로만 쓰이면 속상하죠"

     

    "'돼요'와 '되요' 중 무엇이 맞냐"는 질문은 날마다 들어오는 것 같아요. '되어'의 준말인 '돼'가 맞는데 잘 모르시더라고요. 80년대에 이미 통합된 '-습니다'와 '-읍니다'에 관해서도 많이 질문하시고요"

    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 '1599-9979(국어친구)'로 전화를 걸면 국어 상담연구원들로부터 올바른 우리말 사용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 사무실 국어 상담연구원들은 국어 상담 전화와 인터넷·트위터 문의를 받아 답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하루 평균 500여 건의 상담을 처리하며 '한글 지킴이'로 일하고 있는 상담연구원들.

    고운 우리말이 파괴되거나, 예쁜 고유어 대신 외래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속이 상할 수밖에 없다.

    최은정(29·여) 상담연구원은 "'골드미스(Gold miss)'를 '황금독신여성'으로, '헤드셋(headset)'은 '통신머리띠'로 순화해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정말 신선하고 좋은 표현인데 개그 소재나 우스갯소리로 쓰이면 속상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올바른 말'에 관한 일이기에 답변을 할 때마다 조심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최 연구원은 "모호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개털'이란 단어는 원래 죄수들이 쓰는 은어인데 일종의 속어처럼 쓰이며 교과서에까지 실리기도 했다. '개털 됐다' 이런 말 많이 쓰지 않나? 현실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상담할 때면 항상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언어는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한글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숙지하는 것도 이들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매일 아침 전날 상담한 내용들을 취합해 잘못된 부분이 있었는지 살피고, 의미 있는 상담 내용은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며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장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고 올바른 언어 문화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큰 사회적인 이슈가 생길 때면 그와 관련한 상담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박주형(31) 상담연구원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민간 잠수부를 뜻하는 '머구리'란 말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도 "제가 받은 상담 내용 중에는 재보궐 선거 당시 '7·30'을 '칠삼공'으로 읽느냐 '칠삼십'으로 읽느냐를 가지고 질문을 하신 분도 있었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정해진 것이 없고 일반적으로 '칠삼공'으로 많이 읽고 있어서 그대로 안내를 해 드렸는데, 정치적인 입장을 담아 '칠삼십'으로 읽어야만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상담 전화를 걸어 화를 내거나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상담연구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상담 업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보람도 크다고 이들은 말한다.

    박 연구원은 "방송국에서 올바른 우리말 문의가 많이 오는데 유명 오락 프로그램에서 내가 안내해 준 우리말이 쓰이는 것을 보면 '저 것 내가 했던 것인데!'라며 신기해 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최 연구원은 "영어를 한글로 번역하는 번역가가 자연스러운 표현을 문의한 적이 있었다"면서 "도움을 드렸더니 나중에 완성된 책을 보내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568돌 한글날을 맞아 가나다 전화의 '우리말 지킴이'들은 바르고 고운 한글을 지키기 위한 작은 당부를 남겼다.

    "외래어 등에 비해 한글 사용이 뒤처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글날이 단순히 공휴일이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을 사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 국립국어원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질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담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① 가나다 전화 : 1599-9979(국어친구)
    ② 국립국어원 누리집>질의응답> '온라인 가나다'
    ③ 트위터 : twitter.com/urimal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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