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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위급 대표단, 박 대통령 면담 왜 불발됐나



대통령실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 박 대통령 면담 왜 불발됐나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이 4일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 12시간 동안 머물며 교착상태에 놓였던 남북대화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하지 않음으로써 아쉬움과 함께 면담 불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으로 서울을 방문했던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도 청와대를 찾아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한 바 있을 정도로 북한 고위급 인사가 서울을 방문할 때 청와대를 방문하는 것은 어느 정도 관행화 됐기 때문이다.

    남·북한이 4일 아침 10분의 시차를 두고 발표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방문 소식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 참석 이상을 넘는 정치색 짙은 방문이었다.

    예상대로 북한 권력서열 3~4위 가량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의 파트너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규헌 국가안보 1차장, 한기범 국정원 1차장 등 안보라인도 총출동했다.

    박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제 1비서를 뺀 남북 최고위급 회담이 갑작스럽지만 자연스럽게 열리면서 북한 대표단의 청와대 방문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오찬을 겸한 최고위급 회담이 1시간 50분 가량 비교적 길게 진행되면서 박 대통령 면담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렸다.

    청와대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북한 대표단이 박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따른 준비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박 대통령도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만날 용의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이 시간의 촉박함을 이유로 청와대 방문을 포기하면서 박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특사 성격을 띤 북측 최고위급과의 면담은 불발됐다.

    북측 대표단은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왔다"면서 "시간 관계상 청와대 방문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족한 시간 때문에 박 대통령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할 뿐이라는 의견이 많다.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속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찬을 겸해 열린 남북 최고위급 회담에서 우리 쪽이 북측이 생각하는 수준의 만족할 답을 주지 않았거나, 애초부터 북측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큰 틀에서 복원하려고 했지만 구체적인 뭔가가 나오지 않아서 사실상 청와대를 방문하지 못한 것 아니냐. 시간 부족은 말이 안 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급하게 결정하면서 박 대통령을 만나 전달할 메시지까지는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을 예방했으면 좋았겠지만 인신공격 발언을 계속하다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도 부담스러우니까 김관진 안보실장을 만나 북측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고위급 인사의 방남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대내외에 선전함으로써 고위급 인사들이 청와대를 예방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RELNEWS:right}

    정 수석은 특히 김관진 안보실장과 황병서 총정치국장간에 회담이 이뤄지고, 지난해 격(格) 문제로 만남이 무산됐던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대표단의 방문 일정을 거의 함께 한 것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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