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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영당 일기' 시위, 韓 퀴어 콘텐츠의 슬픈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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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영당 일기' 시위, 韓 퀴어 콘텐츠의 슬픈 현주소

    30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 앞에서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동성애, 근친조장 드라마 '형영당 일기' 제작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11월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페스티벌 '형영당 일기'가 그 주인공이다.

    '형영당 일기'는 '사랑을 잃은 삶은 죽음보다 고통스럽다'는 주제로 양자로 온 동생 홍연을 형 상연이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두 사람의 로맨스 뿐 아니라, 상연의 죽음을 둘러 싼 미스터리를 다루기 때문에 퀴어 수사 사극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형 김상연 역에는 배우 임주환이, 동생 김홍연 역에는 이원근이 출연을 확정했다.

    방송 이전부터 '형영당 일기'는 극심한 반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단체들이 '형영당 일기'의 제작 및 방송을 반대하며 시위에 나선 것.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내고 '형영당 일기'를 막장 드라마로 규정하며 "해당 드라마가 비정상적인 근친애와 동성애를 조장하고, 미화한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들의 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MBC 시청거부 운동 및 형사고발, 손해배상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와 '오로라 공주' 또한 동성 커플을 등장 시켜 거센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 방송 당시 한 단체에서는 신문에 '인생은 아름다워'에 대한 비난 광고를 싣기도 했다.

    이는 국내 동성애 콘텐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가볍게 다뤄질 때는 비교적 괜찮지만 중심에서 진지하게 다뤄지게 되면 여전히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영화가 아닌 드라마의 경우, 방송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탓에 이 같은 반대와 견제가 더욱 거세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드라마 한 편이 성 정체성을 뒤바꾼다는 것이 비현실적일 뿐더러 동성애를 질병이나 사회 악으로 규정하는 인식 자체가 옳지 않다는 의견이다.

    성명서를 보면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는 동성애가 에이즈를 확산 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동성애회복자'라는 단어 사용으로 동성애를 마치 극복해야 할 질병처럼 표현하고 있다. {RELNEWS:right}

    가상의 이야기를 가지고, 인권 문제로 비화한 것 역시 빈축을 샀다. 오히려 동성애 반대자들 보다는 사회에서 차별 받는 동성애자들의 인권 보장이 우선 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동성애 관련 드라마에만 도덕적 기준이 엄격할 수 없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통상적으로 피가 섞이지 않으면 근친이 아니며, 이성애 중심 드라마에서 더한 막장 설정도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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