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핸드볼 여자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29-19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은메달이 아닌 금메달을 따는 우생순 신화를 만들겠다." 임영철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의 공언이 그대로 이뤄졌다.
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 오후 6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일본을 29-19로 눌렀다. 4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다시 한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매우 손쉬운 승리였다. 한국은 초반부터 견고한 수비로 일본을 묶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나갔다.
일본은 전반 7분 30초까지 한국 수비에 막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전반 14분도 채 안 돼서 작전타임을 두 번이나 쓸 정도로 경기는 답답했다. 그나마 수비를 뚫고 쏜 슛은 키퍼 박미라(삼척시청)의 선방에 4차례나 막혔다.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핸드볼 여자 결승전에서 김온아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반면 한국은 전진수비를 펼치는 일본의 빈 공간을 빠른 움직임으로 공략하며 손쉽게 골을 넣었다. 우선희(삼척시청)의 첫 골을 시작으로 유은희, 김온아(이하 인천광역시 체육회)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늘 서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임영철 감독이 전반 19분부터는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관전할 정도였다.
전반전을 17-5로 리드한 채 마무리한 한국은 후반에도 일본은 완벽하게 제압하며 최종 점수 29-19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지난 2010 광저우 대회 4강에서 28-29, 1골 차로 일본에 패했던 아픔을 되갚았다. 당시 패배로 한국은 6회 연속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10점 차 완벽한 설욕으로 일본을 눌러 아시아에는 적수가 없음을 선언했다.
또 자매 금메달이라는 이색 기록도 나왔다. 김온아-김선화(인천광역시 체육회) 자매가 그 주인공. 둘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늘 엇갈렸다. 언니 김온아가 뽑히면 동생 김선화가 탈락하고, 동생이 뽑히면 언니가 부상을 입곤 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함께 뛰며 자매 금메달의 영광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