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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까지 초토화한 韓 야구 '타고투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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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까지 초토화한 韓 야구 '타고투저' 열풍

    '병호와 정호' 24일 인천아시안게임 A조 2차전에서 홈런포로 대만을 초토화시키는 데 앞장선 야구 대표팀 4번 타자 박병호(왼쪽)와 5번 강정호.(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올해 프로야구의 핵심 키워드인 '타고투저'(打高投低)가 아시안게임까지 강타했다.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대만을 상대로도 배팅볼을 치듯 타자들이 펑펑 타구를 날렸다.

    류중일 감독(삼성)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 A조 2차전에서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10-0,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1회부터 폭죽이 잇따라 터졌다. 민병헌(두산), 손아섭(롯데)의 연속 안타에 이어 김현수(두산)가 중월 2타점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강정호(넥센)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3점포를 터뜨려 선발 왕야오린(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을 두들겨 내려보냈다. 대표팀은 바뀐 투수 쩡카이원(슝디)을 상대로도 오재원(두산)이 2점 홈런을 쏘아올려 1회만 7-0으로 달아났다.

    2회도 박병호(넥센)의 1점 홈런, 강민호(롯데)의 희생타로 2점을 추가했다. 혼비백산한 대만은 팀 내 두 번째 에이스로 꼽히는 천관위(요코하마)를 투입하고 나서야 불을 껐다. 잔뜩 긴장했다가 손쉬운 경기에 다소 김이 빠졌던 대표팀은 8회 이재원(SK)의 적시타로 콜드게임승을 완성했다.

    ▲난적이라던 대만까지 콜드게임으로 제압

    사실 지난 22일 태국과 1차전에서는 대표팀 타격 컨디션이 제대로 검증됐다고 보기 어려웠다. 13안타를 뽑아내 15-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두긴 했지만 워낙 약체라 의미가 없었다.

    시원한 홈런포가 나오지 않은 데다 태국은 사사구를 8개나 남발하고 실책까지 겹쳐 이겼어도 다소 찜찜했다. 그러나 대만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듯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대만은 이번 대회 한국의 금메달을 위협할 거의 유일한 팀. 올해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16승5패)을 기록 중인 천웨인(볼티모어) 등 일부 선수들이 빠졌지만 자국 프로와 미국 마이너리거까지 투입하는 등 얼추 전력을 갖췄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보다는 조금 우위에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 대만을 상대로 어린애 손목 비틀 듯 대승을 거둔 것이다. 대만은 앞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홍콩에 12-0, 태국에 13-1,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특히 김현수는 8회 상대 마무리 뤄지아런(EDA)의 시속 150km 후반대의 직구와 정면승부해 13구 만에 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천관위에게 삼진 5개를 내주며 4⅓이닝 무실점으로 막혔지만 9-0으로 앞서 긴장감이 떨어진 탓이 적잖았다. 경기 후 김현수는 "1-0, 0-0 등 점수 차가 적었다면 달랐을 것"이라고 했고, 류중일 감독도 "다음엔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천관위도 "한국 타자들의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국제대회에서도 입증된 타고투저 현상

    가공할 타선의 배경에는 올해 프로야구를 뒤흔든 거센 타고투저 바람이 있다. 출범 뒤 가장 두드러진 방망이 득세 현상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타격과 관련한 기록들을 갈아치울 기세다. 리그 타율 2할9푼1리와 평균자책점(ERA) 5.27은 지금까지 최고였던 지난 1999년의 2할7푼6리와 4.98을 가볍게 넘을 전망이다. 또 사상 처음으로 팀 타율 3할이 두 팀에서 나올 수 있다. 3할4리로 1987년 자신들이 세운 기록(3할) 경신을 노리는 삼성과 2할9푼9리의 넥센이다.

    이런 현상의 요인은 여러 가지가 꼽혔다. 외국인 타자의 가세와 공인구 반발력 증가,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등이다. 화끈한 타격전으로 프로야구 재미를 높이려다 핸드볼 스코어가 속출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타자들의 힘과 기술이 좋아진 때문이라는 의견도 힘을 얻었다. 투수들은 새 구종 마련에 한계가 있는 반면 타자들은 분석과 웨이트 훈련 등으로 더 무섭게 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전 중계 해설을 맡았던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은 "투수들은 달리기 정도로 체력을 보강하지만 타자들은 상하체 모두 훈련해 힘을 기른다"고 분석했다. 이날 폭발한 한국 타선이 올해 타고투저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이날 양현종(KIA) 등 한국 투수들은 대만 타선을 6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런 투수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국 타자들을 이번 대회에서 막아낼 팀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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