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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분 잃은 자원봉사자, 조직위는 뭐 했나



스포츠일반

    본분 잃은 자원봉사자, 조직위는 뭐 했나

    대회 개막전 부실한 자원봉사자 교육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예선 A조 2차전이 열린 지난 17일 경기도 안산의 와스타디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경기장 난간에 모여 축구를 관전하고 있다.(노컷뉴스 DB)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남자 축구 조별리그 A조 2차전이 열린 지난 17일의 안산 와스타디움.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경기장 한켠에서는 한동안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앞서 경기한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보기 위해 관중석 중앙의 본부석을 찾았지만 이들은 앉을 자리를 찾지 못했고, 자원봉사자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투입된 자원봉사자들이 온통 경기를 보는 데 집중하느라 제때 말레이시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언제 다시 국내에서 열릴지 모를 아시안게임이라는 점과 함께 새로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 하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대회 운영을 위해 투입된 인력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경기를 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 분명 문제다.

    당시 말레이시아 선수단의 한 관계자는 일부 자원봉사자가 앉아있던 본부석 아래의 관람석을 확인하고, 결국 선수들을 앉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당 관중석의 난간에 줄지어 경기를 보던 자원봉사자들은 자리를 지킨 채 경기 관람에 집중했다.

    비슷한 장면은 22일 유도 경기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에서도 벌어졌다. 남자 100kg급 금메달리스트 투브신바야르 나이단(몽골)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몽골 기자들은 선수에게 몰려들어 추가 취재에 여념이 없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종목이 열리는 인천 도원체육관의 한 자원봉사자가 몽골 출신의 메달리스트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노컷뉴스DB)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은 두 명의 남녀도 몽골 취재진과 함께 몽골 유도의 간판선수인 나이단의 사진을 찍기 바빴다. 하지만 이들의 목적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자신의 추억을 남기기 위한 행동이었다.

    여성 자원봉사자는 줄곧 몽골 취재진 사이에서 쉴새 없이 나이단의 사진을 찍었다. 남성 자원봉사자는 한술 더 떠 취재를 하던 외신기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밀며 나이단과 본인의 기념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자원봉사자는 사진을 찍은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이후에도 한동안 나이단과 사진찍기를 시도했다. 이 모든 광경은 공식 기자회견실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비단 이 두 경기장뿐 아니라 이번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천과 인근의 경기장 49곳에서는 이와 유사한 자원봉사자들의 일탈행위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저지하는 대회 관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순수한 뜻으로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자신의 힘을 보태는 이들이 자원봉사자들의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일탈 행위가 자원봉사자 전체의 순수한 뜻을 왜곡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의 행위가 왜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있다. 아시안게임과 같은 대형 체육대회는 많은 일손이 필요한 만큼 대회 운영요원 외에 많은 자원봉사자의 참가가 필수적이다. 이들의 존재로 인해 원활한 대회 운영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회 개막 전 대회 조직위원회는 자원봉사자들의 교육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특히 외국에서 선수와 취재진, 관람객 등이 대회장을 찾는 만큼 이들의 원활한 취재와 관람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다른 듯하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최근 문제시되는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일탈 행동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교육을 받을 당시 (그러한 행동에 대한) 특별한 제한은 없었다"고 답했다.{RELNEWS:right}

    한편 대회 초반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일탈 행동이 언론을 통해 속속 보도되자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뒤늦게 사인과 사진 등의 요청 행위를 금지할 것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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