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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전도 놀란 정몽구의 통큰 결단…왜?



기업/산업

    삼성·한전도 놀란 정몽구의 통큰 결단…왜?

     

    감정 평가액 3조원 대의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무려 10조 5,500억 원에 사겠다고 밝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니셜 MK)의 통 큰(?) 결단이 재계를 넘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명동 땅 한 평 가격이 1억 원 대인데 한국전력 부지 한 평을 4억 원 넘게 사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비상식이라는 것이다.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10조 5,500억 원에 입찰했다는 발표를 들은 입찰 경쟁자인 삼성은 경악했다고 한다.

    재계와 정치권, 언론계에서는 '한전 본사 부지를 사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에서부터 'MK가 좀 이상한 것 아니야, 돈을 쓸 데가 없어 그렇게 높은 가격에 사겠다는 것인가, 신의 한 수냐 아니면 승자의 저주를 받을 것이냐'등등 논란이 분분했다.

    한국전력 측도 현대자동차와 삼성그룹의 부지 입찰 가격에 대해 크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의 고위관계자는 10조 5,500억 원의 입찰가를 보고 입이 벌어졌다고 한다.

    ◈ 삼성 입찰가는 4조 원 선

    삼성의 입찰 가격은 4조 원을 간신히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입찰가는 현대차에 비해 형편없이 적어 비교조차 할 수 없다"는 말이 한국전력 내에서는 회자되고 있다.

    한국전력 측은 당초 삼성그룹과 현대차 그룹이 한전본사 부지매입 경쟁에 뛰어들면서 두 그룹간 자존심을 건 '쩐의 전쟁'으로 최소 5조 원 안팎에서 낙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이 같은 예상보다 두 배나 넘는 입찰가를 현대차가 제시한 것이다.

    삼성동 부지를 무려 10조 5,500억 원에 팔고 오는 11월 전남 나주시로 옮겨가는 한국전력 측은 총부채 56조 원가량의 5분의 1(20%)을 해결하게 돼 최고의 땅장사를 했다며 만족하고 있다.

    "공기업인 한전 부지를 사는 것은 세금을 내 국가에 기여 하는 것으로 생각하라"는 정몽구 회장의 말처럼 이번 입찰 결과는 한국전력 부채 감소와 전기세 인상 압력을 크게 감소시킨 결과를 낳고 있다.

    한국전력은 부지매각을 통해 엄청난 자금을 확보하게 돼 앞으로 전기세를 올리기 어려워질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설적으로 정몽구 회장의 무모한 것 같은 통 큰 입찰이 전기세 인상 시기를 늦추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 MK의 통 큰 결단이 전기세 인상 압력을 제거했다

    물론 MK가 과도한 부채에 시달려 십년 이상 옹색한 내핍경영을 하고 있는 한전을 위해 그런 선한 결단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대차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10조 5,000억 원의 입찰가를 써낸 가장 큰 배경은 정몽구 회장의 뚝심경영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 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결정에 대해 다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무오류의 결정이라고 해석한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00년 고 정몽헌 회장과 '형제의 난' 이후 현대차 경영을 맡은 이후 다소 무리한 결정을 보였던 것들이 지나고 보면 오너였기에 가능했던 결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지난 98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자동차를 무려 7조 원에 입찰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에 정세영 회장(MK의 작은 아버지이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이 입찰에 참가했다가 두 차례 유찰되자 조카인 MK에게 맡겼고, MK는 참모들에게 삼성의 입찰가보다 무조건 높게 써내라며 1조 원 이상 높인 7조 원의 입찰가를 제시했다.

    그는 기아자동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현대차그룹에서 MK는 무오류의 인물

    정몽구 회장은 또 미국시장 공략과 현대건설 인수전 등에서도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통 큰 결단을 내렸고 이후 이 결단은 성공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MK에 대해 '무오류의 화신'으로 믿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고위관계자들은 당초 한전 본사 부지 입찰가를 5조 원 정도로 검토해 정 회장에게 보고했으나 정 회장의 지시로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지시에 현대차 핵심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는 말까지 나온다.

    새정치연합의 김기식 의원은 19일 아침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전력과 현대차 관계자들도 깜짝 놀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이번 한전본사 부지 입찰 경쟁이 국내 1, 2위 그룹인 삼성과 현대차 그룹의 자존심 싸움처럼 진행된 것도 한 몫을 했다.

    한국전력은 한전 본사 부지를 비싸게 팔기 위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참여할 것이라는 말을 부지 매각 발표 이전부터 흘렸고 삼성에 입찰 참여를 간접적으로 종용했다는 소문이 상당하다.

    정몽구 회장의 번듯한 사옥 마련 의욕도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06년 서울 성수동 뚝섬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을 추진했으나 서울시의 규제에 막혀 무산된 이후 서울의 금싸라기 땅을 끊임없이 찾았다.

    MK의 서울 강남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 목표는 그 때부터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자료사진)

     

    ◈ 정몽구 회장은 세계 1, 2위의 자동차 회사가 목표

    정몽구 회장은 한전 부지에 세계 5위 자동차기업에 걸맞는, 더 나아가 세계 1,2위의 자동차 그룹을 지향하는 사옥을 지을 결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부지에 매머드 현대차그룹 복합단지를 만들어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들을 한 곳에 모으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입찰가와 관계없이 낙찰 받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넘쳐나는 사내 유보금도 통 큰 베팅의 배경이 됐다.

    50조원이 넘는 유보금을 쓸 곳을 찾지 못한데 따른 과도한 베팅이라는 지적이다.

    ◈ MK, '삼성과 대결에서는 절대 져선 안 된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평소에도 '삼성과의 경쟁에선 결코 져선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기아자동차 인수전에서 승리한 경험을 살려 삼성이 상상하지 못할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실제로 정몽구 회장은 입 밖에 내지 않고 있지만 2020년이 지나면 현대차그룹을 대한민국 제1의 기업으로 도약시켜 삼성을 뛰어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이 내려지면 앞뒤 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강력한 리더십에다 뚝심 있는 결단이 트레이드 마크인 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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