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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해묵은 갈등 또 흑역사…이번엔 ‘사장 나와’



기업/산업

    삼성-LG 해묵은 갈등 또 흑역사…이번엔 ‘사장 나와’

     

    국내 가전업체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서로 얼굴을 붉힌 채 진흙탕 싸움 양상에 돌입했다.

    싸움의 발단은 ‘세탁기 파손’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 IFA 기간 동안 베를린의 가전양판점에서 자사 세탁기를 LG전자가 망그러뜨렸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업무방해·명예훼손·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수사대상으로 지목한 사람은 조성진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들이다.

    이번에는 회사 대 회사간 법적 분쟁이 아니라 상대의 최고위급 임원을 정조준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 두 기업 ‘물고 뜯고’ 45년 잔혹사

    라이벌 기업 간의 선의의 경쟁이라면 더없이 보기 좋지만 툭하면 터지는 감정적 대립은 볼썽사납다.

    1968년 정부가 전자 육성책을 발표하면서 이듬해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자 LG(당시 금성)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두 전자 메이저 업체 간 갈등이 시작됐다.

    당시 두 가문 간의 갈등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몬테규가와 캐퓰릿가를 연상시킨다.

    삼성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3녀 이숙희씨가 1956년 금성 창업자인 고 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현 아워홈 회장과 혼사를 맺었는데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이 불씨가 돼 사돈 간 사이가 멀어지게 된 것이다.

    결국 삼성에서 일하던 구자학 회장이 금성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이 벌어진 건 유명한 일화다.

    두 라이벌 기업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은 수도 없이 반복됐지만 그 배경에는 가전과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양사간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이 자리해있다.

    2011년 3D TV와 관련한 기술 논쟁부터 영국·호주·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법적 다툼도 치열했다.

    지난해 에어컨 점유율을 놓고도 삼성전자가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라는 TV 광고에 LG전자가 발끈하고 나서기도 했다.

    1년간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공방도 양측간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까지 이어졌지만 법원의 권고로 관련 소송이 전부 취하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부분에서는 갈등 상황이 심각한 지경까지 치달았다.

    2012년 5월 검찰이 삼성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임직원들을 대거 불구속 기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책임을 묻자 LG디스플레이가 강력 반발하며 소송전으로 확대됐지만 지난해 9월 서로 모든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갈등의 종지부를 찍었다.

    ◈ ‘지금이 소모적 다툼할 때냐’ 비난 여론 비등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촉발된 양측간 다툼은 14일 오후 LG전자 측의 공식 입장으로 더 불이 붙는 형국이다.

    "특정 회사의 제품을 파손시켜 그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며 고의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LG측은 검찰조사에는 성실히 응하겠다면서도 "이번 일이 글로벌 1위 업체인 LG전자에 대한 흠집 내기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사실상의 역공을 취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여전히 사과는커녕 거짓해명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한 회사의 최고 임원이 남의 매장에서 제품을 파손시켜 놓고 떠난 것은 도덕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RELNEWS:right}양측간에 냉정을 찾기까지 얼굴붉히는 대립과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최고위급 임원을 겨냥한 이번 사건으로 갈등의 상처는 상당히 깊고 그 통증도 꽤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지금은 내부 갈등을 보일 때가 아니라 선의의 기술 경쟁으로 ‘빨간불’이 켜진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나갈 중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양측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터진데 대해 인터넷이나 트위터 등에서도 ‘이전투구’ ‘막장드라마’ ‘국가적 망신’ 등으로 요약하며 진실 여부를 떠나 두 기업의 소모적 대립을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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