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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농구 '무기력 WC' 인천AG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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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농구 '무기력 WC' 인천AG에 미칠 영향은?

    '고개를 들어라' 남자 농구 대표팀이 5일(한국 시각) 농구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최종전인 멕시코와 경기를 마친 뒤 코트를 빠져나오고 있다.(스페인=KBL 사진 공동 취재단)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16년 동안 경험하지 못하는 사이 세계 수준과는 더욱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5일(한국 시각) 스페인 라스팔마스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D조 예선 5차전에서 71-87 완패를 당했다.

    조별리그 5전 전패. 2승과 16강을 목표로 출전했으나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경기 내용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5경기 평균 점수 차가 20점을 넘었다. 1998년 이후 16년 만의 세계 무대를 그렇게 허무하게 접었다.

    문제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AG)이다. 2002년 부산 이후 12년 만의 안방 대회에서 역시 12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이다. 월드컵의 부진 여파가 AG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점이다.

    ▲2승 상대 앙골라-멕시코에도 10점 이상 패배

    당초 대표팀은 월드컵 D조 첫 상대인 앙골라를 1승 제물로 꼽았다. 앙골라는 FIBA 랭킹 15위로 한국(31위)보다 배나 높았지만 리투아니아(4위), 호주(9위), 슬로베니아(13위) 등 강호들을 타깃으로 삼을 수는 없었다. 여기에 24위 멕시코가 승리를 거둘 만한 상대로 꼽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대표팀은 앙골라에 69-80, 11점 차 패배를 안았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전반에만 18-36으로 뒤진 게 컸다. 3쿼터를 30-16으로 앞서며 48-52, 4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패배로 대회를 시작한 대표팀은 이후 강호들에게 유린당했다. 호주에게 55-89, 34점 차로 진 데 이어 슬로베니아(72-89), 리투아니아(49-79)에도 맥없이 무너졌다. 기량 차이야 어쩔 수 없다고 쳐도 투지마저 사라져 한없이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마지막으로 멕시코를 꺾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3점슛이 최대 무기인 한국을 상대로 멕시코는 2쿼터 버저비터 등 소나기 외곽포를 터뜨렸다. 특히 공격 제한 시간에 쫓기거나 예상치 못한 동작에서 던진 슛마저 림을 꼬박꼬박 통과했다. 한국 프로농구 무대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기량이었다.

    ▲이란-필리핀, 1승 자존심…무기력증 극복해야

    이번 대회 함께 출전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란과 필리핀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나마 1승씩은 거둬 자존심은 세웠다. A조 이란은 전날 이집트를 88-73으로 대파했고, 필리핀도 5일 B조 최종전에서 세네갈을 81-79로 눌렀다.

    이란은 NBA 출신 탈아시아급 센터 하메드 하다디(216cm)를 앞세웠다. 하다디는 예선에서 평균 18.8점 11.4리바운드 1.2블록으로 맹위를 떨쳤다. 필리핀 역시 NBA 출신 귀화선수 안드레이 블라체가 평균 21.2점으로 팀을 이끌었다. 반면 한국은 불혹을 앞둔 슈터 문태종(LG)이 에이스 역할을 했다.

    이런 상반된 분위기가 인천AG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금메달을 놓고 다툴 이란, 필리핀은 나름 강호들과 접전을 통해 성과를 확인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무기력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서는 빨리 월드컵의 악몽을 떨쳐내는 게 급선무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다면 12년 만의 AG 금메달은 수포로 돌아간다. 예방 주사를 확실하게 맞은 셈 치면 된다.

    이어 그나마 가능성을 확인한 김종규(LG)-이종현(고려대) 등 젊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야 한다. 세계 무대에서 뼈저리게 느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AG에서 분풀이하듯 비워내야 한다. 절망을 분노로, 분노를 경기력으로 연결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월드컵을 마무리한 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충격적일 정도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고 참패를 인정했다. 그러나 "실망하고 포기할 것은 아니고, 젊은 선수들 둘이 희망을 보였다"면서 "AG에서는 상대 기량에 대비해 수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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